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법 (2022.05.11.)

Buddhastudy 2023. 11. 9. 19:38

 

 

여러분이 수행자라면 정신 차리셔야 해요.

남편, 아내, 자식, 부모, 직장에 의지해서 산다면 어리석은 겁니다.

그렇게 의지해서 사니까 배우자가 죽으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자식이 죽으면 정신을 못 차리고

취업을 못해도 정신을 못 차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정신을 못 차리잖아요.

의지해 있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내가 먼저 자립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결혼하는 상대를 보고 나의 반쪽이라고 표현합니다.

반쪽은 반원이에요.

배우자도 반원이고 나도 반원입니다.

둘을 합치면 동그란 원이 되긴 하지만 그 가운데에 금이 딱 가 있어요.

그러니 맨날 싸우는 게 당연하죠.

내가 온전한 원이 돼야 해요.

나도 온 달, 상대도 온 달인데 둘을 딱 겹치면 하나가 되는 거죠.

각자 완전한 상태에서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가 죽어도 다른 하나는 여전히 온전합니다.

상대가 죽든지 떠나든지 거기에 크게 영향받지 않아요.

하루쯤 섭섭할 수는 있어요.

같이 산 세월이 있으니까 약간은 섭섭하겠죠.

그렇지만 감정의 흔적은 없어야 합니다.

부처님은 흔적이 없는 분이에요.

우리는 흔적이 좀 남더라도 하루 이틀에 끝내야 합니다.

옛날부터 사람이 죽으면 3일장을 하잖아요.

그 이유가 ‘3일까지는 슬퍼하는 모습을 봐주겠다라는 뜻이에요.

49제를 지내는 이유는

 

그래, 좀 늦게 잡아서 49일까지는 슬퍼하는 모습을 봐주겠다라는 뜻이고요.

 

자식에게 뭘 해주고, 남편에게 뭘 해주고, 아내에게 뭘 해주고

부모에게 뭘 해드리기 전에 우선 자기한테 잘해야 해요.

자기가 온전해야

어떤 부모, 어떤 자식, 어떤 배우자, 어떤 직장을 만나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정작 자기가 여기 가도 못 견디고, 저기 가도 못 견디면서

이 직장 탓하고 저 직장 탓하고,

이 사람 탓하고, 저 사람 탓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수행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수행적 관점이 잘 안 잡히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에요.

그래서 이런 처방이 있는 겁니다.

 

하루 중 아침에라도 정신을 좀 차리자.

눈 뜨자마자 아침부터 헤매지 말고,

눈을 떴을 때만큼은 그래도 조금 총기를 유지해 보자.’

 

헤맬 때 헤매더라도 아침에 눈 떴을 때는 좀 총기가 있어야 해요.

아침부터 눈 뜨자마자

아이고, 일어나기 싫어 죽겠다. 직장은 어떻게 가지?’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어떻게 행복하겠어요?

 

아침에 눈뜰 때 벌떡 일어나서 총기 있게 시작해도

하루를 지내면서

이거 보고 저거 듣다 보면 또 원래 내 습관대로 돌아갑니다.

하물며 아침부터 인상을 쓰고 흐리멍덩하게 하루를 시작하면 어떻겠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에 눈 딱 뜨자마자

정진부터 먼저 해라. 나부터 먼저 챙겨라라고 하는 거예요.

나부터 챙기고, 그런 다음에

아이도 챙기고, 배우자도 챙기고, 부모도 챙기고, 직장도 챙기고, 세상도 챙기는 거예요.

이걸 혼자 알아서 하면 좋지만, 혼자 못 한다니까 같이 하자는 거예요.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면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고

키가 작아도 행복할 수 있고

혼자라도 행복할 수 있고

결혼해도 행복할 수 있고

배우자가 병석에 누워 있어도 행복할 수 있고

사별을 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죽었다고 해서 내가 불행해야 할 이유가 뭐 있어요?

둘이 살 때는 늘 갈등이 있어서 힘들었는데

이제 편하게 살 수 있게 됐다고 볼 수도 있어요.

 

그래도 누군가 같이 사는 게 더 나아 보인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되죠.

전에는 처음 만나서 좀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 한 번 살아본 경험도 있겠다

욕심 안 부리면 갈등이 있을 이유가 뭐 있어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지 않겠어요?

 

젊을 때도 같이 살았는데

늙으면 살아본 경험도 있으니 못 살 이유가 더더욱 없잖아요.

눈 좀 안 보이면 어때요?

그동안 많이 봤잖아요.

귀 좀 안 들리면 어때요?

그동안 많이 들었잖아요.

뭐 그게 대단한 일이라고 야단이에요?

이런 관점을 딱 가지면

누구나 살아있는 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좋은 일도 자기가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일을 하면 됩니다.

무슨 대단하고 좋은 일을 하겠다고 또 욕심을 내서

못한다고 죄의식을 가져요?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내가 부족하고 어리석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부족한 것은 조금씩 보완해 나가면 되고

어리석은 건 깨우치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 꾸준히 수행을 해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