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늘 변명이나 합리화하면서 별거 아닌데 화내는 제 탓을 합니다.
‘남편 성향이 그렇구나’ ‘이해가 부족하구나’ 그러려니 해도
본인은 자신을 어떻게 말했는지 보지 않으면서 제 탓만 하니 너무 힘이 듭니다.
저도 친구처럼 배려받고 싶습니다//
왜 하고 많은 남자 중에 그런 남자를 골랐어요?
뭐가 좋아서 골랐어요?
어떤 게?
(안경 쓰고, 키가 크고
그다음에 얼굴은 마주 앉아서 밥 먹기 싫지 않을 정도로 됐고
대학교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 좋은 조건이 다섯 가지나 되는데
그런 나쁜 조건 한두 개 있는 거 괜찮은데요
어떻게 사람이 다 좋을 수가 있습니까?
그런데 돈 많으면 돈 많은 값을 하고
키 크면 키 큰 값을 하고
얼굴 잘생겼으면 얼굴값을 하고
다 값을 합니다.
우리 기술자들 곤조가 있다, 일본 말로 그런 말 하잖아요, 그죠?
기술자는 또 기술자 값을 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은 지식이 많은 티를 냅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가 껍데기를 보고
안경을 꼈다, 이것도 껍데기 아니에요?
키가 크다, 이것도 껍데기 아니에요?
얼굴이 잘 났다 이것도 껍데기 아니에요?
대학 나왔다, 이것도 껍데기 아니에요?
사무실에, 오피스텔에 근무한다, 이것도 껍데기 아니에요?
껍데기를 보고 했는데
감자 썩은 거 얘기하니
껍데기가 좋았는데 가져와서 살아보니 속이 좀 썩었네요.ㅎㅎ
어떡해요, 물릴래요?
물릴 생각이 없으면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지.
근데 그 사람 보고 껍데기도 보기 좋고, 알맹이도 알차고
이렇게 원하는 건 좀 욕심 아닐까요?
그러려면 자기는 그러면 그만한 자격이 되나?
이렇게 이제 물을 수 있거든요.
자기 뭐 잘랐다고?
인물이 잘랐나, 키가 크나, 뭐 지식이 많나, 돈을 많이 버나, 성격이 좋으나
뭐 잘났다고 지가 원하는 남자는
온갖 걸 다 잘난 걸 원하느냐 이 말이에요.
그러니 헤어질 생각이 있으면
빛 좋은 개살구라고
껍데기가 좋은 걸 가지고 왔더니 속이 썩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갖다 버려야지 뭐
아까 감자 버리듯이
갖다 버리는데
그 썩었다고 갖다 버리라고 했는데 남편이 멀쩡한 걸 갖다 버렸잖아요. 그죠?
자기 지금 갖다 버리고 찾으면
나중에 갖다 버린 게 멀쩡하게 아까 감자처럼
멀쩡한 걸 내가 갖다 버렸나
이렇게 후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알맹이가 조금 상해도
‘그 정도는 먹을 만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 고치려고 하면 고치기 어려워요.
고치기 어려운 걸 고치려면 자기만 힘들지.
근데 내가 보기에는 그 정도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뭐 좀 갔다가 좀 늦게 오면 어때요?
그것도 뭐 처음이면 그렇지만 ‘그러려니’ 하면 되죠.
대답을 그렇게 하면 ‘그러려니’ 하면 안 될까?
감자 그 한 박스 좀 버리면 어때요?
그 말이 또 맞는지도 몰라요.
그 감자도 썩었는지.ㅎㅎ
‘우리 남편은 뭔가 약간 내가 보기에 조금 어수룩한 구석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잖아.
‘그래도 사람은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지.
그걸 다 따지면 자기가 피곤하고 힘들어.
...
그러니까 ‘그러려니’ 하라니까, ㅎㅎ
남편이 경상도 사람이에요?
그래, ㅎㅎ
나는 이해가 쏙 되는데, ㅎㅎ
경상 사람이라면 그 말투가 그래요.
이 말하는 투가 아시겠어요?
우리 친구들 대화하는 거 들으면 이래요.
“내일 우리 집에 놀러 오느라” 이러면
금방 뭐라고 얘기하는 줄 알아요?
“가면 뭐 주노?”이래요. 아시겠어요?
약속해서 좀 늦어
그러다가 늦게 왔어.
“아 늦어서 미안하다” 이러면
“난, 니 오다가 죽은 줄 알았다.”
대화의 기본 대화 틀이 그래요.
그러니까 아까도 얘기했잖아요. 거꾸로 얘기한다고.
사과 얘기하면 바나나 얘기하는 게
그게 사과 맛있다는 얘기에요.ㅎㅎ
자기는 경상도 사람 아니에요?
근데 왜 그래?
경상도에서 어릴 때 자라면서 그 적응을 못 했어요.
서울 남자하고 결혼하지 왜 경상도 남자와 결혼했어요?
그러려니 하고 사는 길밖에 없어요.
그래도 뭐 골치 아픈 게 그 정도지.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온다, 술 먹고 운전한다, 뭐 바람 피운다
무슨 마약을 한다, 안 그러면 노름을 한다
지금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것만 안 해도 살 만해요.
대부분 다 그런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그래서 이런 걸 경상도 사투리는 뭐라 그러냐?
‘호강에 받쳐가 요강 깬다’. 그래
별 걸 다 트집 잡는 거예요.
큰 트집을 잡을 게 없으니 소소한 것 갖고 트집 잡아요.
이런 것도 없으면 나중에 뭐
수건을 썼던 걸 또 쓴다.
옷을 벗어 아무 데나 둔다.
뭐 요즘 변기에 앉아 오줌 누면서 자꾸 밖에 떨어뜨린다.
그런 사람 많죠?
그런 것 갖고, 막 소소한 것 갖고, 큰 게 없으면 그래요.
큰 사건이 생기면 그런 건 문제도 안 되고.
자기 지금 소소한 거 갖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것까지 다 살펴서 상냥하게 할 그런 남자를 만날 복은
자기가 좀 안 돼 보여요.
지 복도 알아야지.
어떻게 생각해?
자기는 지금 복이 없으면서 원하는 게 너무 많아.
그래서 아까 내가 몇 가지 얘기한, 그런 거 정도 아니면
‘다행이다.’
이렇게 하고 만족하고 사는 수밖에 없다.
...
그런 말을 하면 안 돼요.
남편 본인은 똑똑해요. 아시겠어요?
절대로 어리숙하지 않습니다.
내가 보기에 그런 거지.
저분 또 저기 고지식해서 남편한테 가서
“스님이 너 어리숙하다더라” 이렇게 해서
남편하고 나하고 싸움 붙이지 말고.
제가 아까 여기 서울구치소에 가서 법문을 했거든요.
제소자들 한 2백 명 모아놓고 강의를 했는데
거기서도 즉문즉설을 했어요.
그중에 한 사람이 손을 들고
자기 마누라가 미쳐서, 법률스님한테 미쳐서
하루에 유튜브를 3시간이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을 하더니
어제 전화를 해서 책을 8권을 보내라 했다는 거야.
왜 그러냐?
한꺼번에 5권밖에 못 들어오는데 8권을 보내라.
5권 보내고 또 5권 받으면 될 텐데
내가 만약에 책을 읽다가 책이 딱 떨어지면 어떡하느냐 이거야.
그러니까 8권을 보내라.
근데 다 못 들어오니까 자기 옆에 있는 사람 이름으로 보내라.
세 권, 다섯 권.
근데 교도소에서 책을 보내려면 아무나 보내면 안 된다는 거예요.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다 이거 해라,
이렇게 하니까 어렵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것 가지고 부인이 막 잔소리를 한다는 거예요.
왜 또 반품이 되고 또 오고 다 보냈는데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당신 뭐 잘못해서 들어왔어?’ 그랬더니
뭐 투자법을 어겼다나 자본법을 어겼다나 뭐 어겠대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사기다, 이 말이에요.
그래서 그 투자를 어긴 게 마누라 때문에 그러냐?
아니래요.
그러면 멀쩡하게 살다가 남편이 감옥에 가서 그것만 해도 화나는데
내 안방에서 시키듯이 이것저것 이것저것 시키면
부인이 생각할 때 기분이 좋겠나?
정신 좀 차려야 되겠다.
너 지금 이게 집인 줄 아나?
감옥이다. ㅎㅎ
그러니 너같이 성격이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데
그 여자가 어떻게 니하고 살겠냐?
니 이제 나가면 도망가버리고 없을 거야.
그러니까 유튜브를 하루에 3시간 안 보고 어떻게 살겠니?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정신 좀 차려, 그래가지고 안 된다
이렇게 이제 웃으면서 얘기를 했는데.
사람이 다 내가 원하는 만큼 될 수가 없어요.
이게 괜찮으면 저게 모지라고
저게 괜찮으면 이게 모지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요즘 신문에 자주 나오는
어떤 사기꾼 기사 한번 보고 있죠?
보세요, 선물도 막 3억짜리 하고 이러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인물 잘 났고, 말 잘하고, 옷 잘 입고
소위 서비스 좋고, 차 좋고, 사무실 삐까번쩍하고
이러면 이 세상에 좋아 안할 사람이 있어요 없어요?
없지.
그건 거의 90프로 사기꾼이에요.
내가 보고
“이야” 하면 그건 쥐약이에요. 아시겠어요?
“웬 떡이고?” 이러면 그거는 낚싯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데 우리는 다 그걸 좋아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낚싯밥을 던지는 사람은
그 물고기가 좋아하는 걸 걸어서 던지는 거예요.
우리가 쥐약을 놓을 때도 쥐가 좋아하는 물건에다 약을 넣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와’ 혹 하면
그건 횡재가 되기보다는 쥐약일 확률이 높다, 이 말이예요.
이게 자기를 아는 거예요.
근데 자기를 모르는 사람은
“나도 이럴 때가 있네” 이렇게 먹고 죽는다고 떼굴떼굴 구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생각할 때
인물도 잘생겼고, 돈도 많고, 사람도 친절하고
만약에 그런 남자, 자기 남편이 그런 남자라면
그 남자 주위에는 여자가 많을까 안 많을까?
많아요.
그래서 자기가 평생 고생을 하는 거예요.
근데 그 남자가 그렇게 좀 무뚝뚝하니까 여자가 별로 없는 거예요.
그 얼마나 다행이에요.
좋은 냄새 안 풍기고 나쁜 냄새를 좀 풍기니까
다 도망가 버리고 없잖아.
자기 혼자 독점할 수 있는 거예요. ㅎㅎ
그러니까 꼭 나쁜 거 아니에요.
조금만 이렇게 좋게 보면 굉장히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
남편이 좀 모자라는 게 아니라
부인이 좀 모자라는 거 같은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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