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부처님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일체 사는 데에 불만이 없어집니다.
그것부터 먼저 해보면 어떨까요?
그게 되면 굳이 출가할 필요도 없어요.
그러나 여러분들은 불평이 있어서 출가를 하기 때문에
출가하면 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불평이 있어서 출가했다는 것은
‘이 길보다 더 좋은 길이 없을까’ 하는 관점에 머물러 있는 것이기 때문에
또다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왕궁도 싫다고 버려야 세속에 대한 미련이 없어집니다.
그래야 불평불만이 없어지고
출가 생활에 오롯이 집중할 수가 있는 겁니다.
스님들도 굉장한 결심을 하고 스님이 된 것 같지만
선방이나 강원에 있는 스님들조차
음식을 제대로 안 준다고 불평을 하기도 합니다.
절에 사는 스님들도 불만을 갖게 되는 첫 번째 요인이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선방들도 숙소에 대한 불평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고 해요.
요즘은 개인마다 1인실을 안 주면
아무도 선방을 안 갑니다.
전화해서 1인실이 있는지 물어본 후에 입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거가 끝날 때는 ‘회향비는 얼마 줘요?’
이렇게 물어봅니다.
스님들을 흉보려고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고,
세상살이가 이렇다는 거예요.
그러니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었다고 거룩해지는 게 아닙니다.
스님이 됐다고 해서 당장 내 카르마가 없어지지 않아요.
그 성질, 그 욕구가 어디 가겠어요?
이발했다고 출가가 되면
이발소만 갔다 오면 다 출가가 되겠죠.
그럼 부처님이 왜 필요해요?
이발사가 필요하죠.
그래서 여러분들도 우선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이 없어져야 합니다.
안 먹으면 오히려 살 빠져서 좋지 않아요?
먹으면 배불러서 좋고요.
맛있으면 살쪄서 좋고,
맛없으면 살 안 쪄서 좋은 겁니다.
늦으면 늦어서 좋고, 일찍 가면 일찍 가서 좋습니다.
이렇게 어떤 경우에도 괴롭지 않은 연습을 먼저 해봐야 해요.
그래야 같은 일을 해도 재미가 있습니다.
불평불만이 생기는 이유는
자신의 카르마 때문입니다.
자기 취향, 자기 입맛, 자기 기질을 붙들고 있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불평불만이 생겨도
금방 ‘내가 또 집착했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입이 조금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건 괜찮아요.
그러나 계속 입이 나와 있으면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욕심을 내면 안 돼요.
출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출가하기 전에 다른 것은 놔두고라도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한 불평불만으로부터 먼저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게 자유로워지면
함께 일하기가 굉장히 쉬워요.
우리가 일을 할 때 늘 준비하는 게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입니다.
물론 대중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은
그런 걸 항상 잘 챙겨야 합니다.
‘출가 수행자니까 아무거나 먹고 아무 데서나 자라’
이러면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을 갖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수행자들이 모인 집단에서 도를 논하며 싸우는 게 아니에요.
종파 때문에 싸우는 것도 아니에요.
대부분 생활 문제를 갖고 싸우고
자기 성질에 안 맞아서 떠나게 되는 겁니다.
이 문제는 머리를 깎는다고 해결이 안 되고
승복을 입는다고 해결이 안 됩니다.
모두 자신의 카르마를 극복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카르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진정한 출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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