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2

[비이원시크릿]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자신입니다

Buddhastudy 2024. 12. 23. 20:15

 

 

선생님 제가 어젯밤 꿈을 꿨어요.”

어떤 꿈을 꿨는데요.”

 

굶주린 불곰이 저를 잡아먹으려고 쫓아오는 꿈을 꿨습니다.”

어이구야 무서웠겠네.”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번 무서운 꿈을 꿔보니

현실도 꿈과 같다는 말이 더 믿어지질 않았어요.

꿈에서 나타난 굶주린 곰은 꿈을 깨니까 사라지긴 했잖아요.”

그렇죠, 꿈에서 나타난 건 당연히 깨면 없어지지요.”

 

물론 전에 현실 또한 깊은 잠 안에서는 사라진다고 배웠으니

그렇구나하고 알고 있지만

와닿지도 않고요.”

 

그것보다 당신은 꿈속에 나타난 꿈이 가짜인 줄은 알고 있나요?”

그렇죠, 꿈속에 나타난 곰은 가짜이고 환이죠.”

 

좋아요. 그럼 그 굶주린 곰 말고 또 가짜였던 것은 없었나요?”

? 그게 무슨 말이죠? 아니 가짜 곰 때문에 무서웠다니까요

, 그러고 보니 꿈에서 느낀 무서움도 가짜였네요.”

 

그렇죠, 또 가짜인 건 없나요?”

가짜가 또 있나요?”

 

혹시 꿈 속에 나타난 나는 가짜라고 느껴지지 않나요?

굶주린 곰으로부터 도망가려는 나 역시

가짜 아니냐는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꿈속에 나타난 나, 역시 가짜 나네요.”

 

그렇죠, 잘 살펴보세요.

꿈 속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가짜 나의 입장에서

꿈을 꾸고 있었던 거죠.”

아 그러네요. 그렇게 되는 거네요.”

 

당신이 가짜 나의 입장에서 꿈을 꾸고 있었기에

꿈이 곧 생생한 현실이었던 겁니다.

다시 말하면 꿈을 꿈으로 알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꿈이 현실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꿈속에 나타난 나가 가짜인 나, 환영인 나임을 알았더라면

꿈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았겠네요.”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할게요.

지금의 당신과 꿈에 나타난 당신이 같은 건가요?

아니면 서로 다른 건가요?”

제가 꾼 꿈이니까 같은 것 아닌가요?

말 그대로 내 꿈이잖아요.”

 

좋아요. 만약 꿈에 나타난 나와 지금의 나가 같은 것이라면

지금의 나 역시 꿈에 나타난 상상의 것 환영의 산물일 뿐입니다.

상상물이라는 말이지요.”

그러면 지금 현실의 나 역시, 꿈속의 나처럼 가짜란 말인가요?”

 

곰곰이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만약 꿈속에 나는 가짜이고

현실의 나는 진짜다라고 제가 주장한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 건가요?”

 

어이구야, 그러면 당신의 나가 매우 바쁘시네요.

아 여기저기 나타나야 할 곳이 많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꿈속에 나와 현실에 나아가 서로 다르다라고 믿는다면

곰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배우던지

아니면 싸워 이기는 법을 배우던지 해야 합니다.

설령 그 굶주린 곰이 잠시 물러갔다 하더라도

그보다 더 센 현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놈이 덤비게 될 겁니다.

그리고 현실이라는 놈과 끝도 없이 싸우게 되겠지요.

마치 꿈속에서 곰이라는 놈과 싸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게 그렇게 되네요.”

 

잊지 마세요.

당신의 가장 큰 호적수는

바로 당신이 철썩같이 믿고 있는 자기 자신입니다.

나라는 환영 말입니다.

이놈은 곰이나 현실보다 훨씬 강하고 질긴 놈이지요.”

그렇구나

 

이놈이 얼마나 즐긴지 잘 살펴보세요.

꿈속에 나타난 가짜, 환영으로 나타난 이 나라는 놈이

얼마나 질기고 악착 같은지 말입니다.

가짜이고 환영으로 나타난 이 놈이

해탈까지 노리고 있고, 깨달음까지 노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스스로를 무아니 어쩌니 하면서

자신을 교묘하게 감추고 있지 않습니까?

이 얼마나 대단한 놈입니까?

환이라는 것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 겁니다.”

 

 

선생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사실 요즘에 마음공부하다가 너무 허탈하기도 하고 무기력해져요.

뭐를 해도 예전 같지 않고

관념 분석을 해도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지?’라는 마음뿐이에요.”

 

아 어떻게는 뭘 어떻게 합니까?

지금 그렇게 질문하고 있는 당신이 바로 꿈에 나타난 대상이고

지금 눈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꿈에 나타난 대상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허상이 아닌 놈이 있어야

뭘 어떻게 하든지 말든지 할 게 아닙니까?”

 

아 그렇군요.

꿈속에 나타난 환영이 깨달음도 추구하고

이제는 무기 공병에 빠져서 허덕대고 있네요.”

 

세상은 꿈이다라는 말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하고, 스스로 납득되어야만 합니다.

누군가가 꿈이다라고 말을 해서

그냥 꿈이라고 믿으려고만 한다면 멀쩡한 좀비 됩니다.

심하면 또라이 취급받는 거예요.

사실 수행을 오래 한 수행자일지라도

자기가 꿈에 나타난 나

즉 환영인 줄 모릅니다.

이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지요.

꿈속에 나타난 곰이 사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나

꿈에 나타난 내가 부처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꿈에 나타난 나와 곰, 부처, 공포감

이런 것들이 다 환영이지 않나요?

이게 모두 같은 것이지 않습니까?”

 

제가 어떻게 해야

선생님의 말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까요?”

 

지금 그렇게 질문하고 있는

당신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겁니다.

꿈속에 나타난 나라는 것에게 속으면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마음공부를 하다가 어느 정도 시기가 되면

일종의 힘이 빠진 상태,

소위 말하는 공병이나 무기공을 경험하게 됩니다.

나라는 것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위기감을 느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면을 하나 만들어내는 현상이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무기공에 빠지면

이제까지 나를 지탱하던 모든 열정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느낍니다.

더 심해지면 그러니까 어쩌라는 거지?’

이렇게 말하는 중2병 걸린 녀석이 하나 나타납니다.

이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공병에 빠진 나

모든 것을 삐딱하게 보고 있는 중2병 녀석이

꿈속에 나타난 놈이라는 사실을 꿰뚫어 보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 괴로워하는 놈 자체가

허깨비라는 말입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통받는 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고통받는 내가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어떤 길이 되든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