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속에 이런 의문이 있습니다.
“모든 이원성이 깨어져
깨달음이 드러나는 순간의 체험은 어떤 걸까?”
“깨달음의 순간일 테니
황홀하고 엄청난 신비를 체험하겠지?”
많은 사람들이 이원성이 깨어지는 순간
즉 깨달음의 순간을 대단한 신비 체험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모든 이원성이 깨어지는 순간
최상의 깨달음이 드러나는 순간이
신비롭고 비범하다면
그것 또한 이분법은 아닐까요?
이원성
이분법의 분별지가 깨어지는 순간이란
말 그대로 일체의 이분법적 개념화가 깨어지는 순간입니다.
비범과 평범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이 황홀하다면
꽃비가 내리고
하늘이 열리며 광명이 비추고
몸이 하늘로 들려 올라가며
이 지구를 우주에서 내려다본다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성인과 부처들이 마중을 나온다면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내 발 앞에 펼쳐진다면
그래서 신비롭고 장엄하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범한 무엇이라면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런 생각들이 모조리 관념입니다.
저런 생각들이
모조리 옷을 갈아입은 또 다른 이분법입니다.
의식이 만들어내는 마지막 유혹입니다.
의식이 만들어내는 일체의 것들이 환상이라면
저런 신비로운 체험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볼펜 색깔만 바꾼 변성의식의 체험입니다.
그럼, 이분법이 깨어지는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평범해집니다.
비범함이 비범함이려면
그것에 상대되는 평범함이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이분법이 깨어지는 순간은 비범과 평범이라는
개념적 분별이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에는 비범한 것과 평범한 것이라는 경계가 사라지고
일체의 것이 평범해집니다.
그러나 이 평범함이 바로 가장 비범한 경지입니다.
평범해진 비범함
비범해진 평범함이 부처입니다.
온갖 비범한 경지들은
진정으로 비범한 평범의 경지에 앞서 거쳐가게 되는
버스 정류장일 뿐입니다.
수천 수만의 신비 체험, 영적 체험을 했다고
우쭐댈 필요가 없습니다.
그 또한 의식이 만들어내는 놀이일 뿐입니다.
깨달으면 비범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초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비범과 평범, 신비와 일상은 같은 것입니다.
모든 것은 비범하고
그리하여 일체의 것이 평범합니다.
그것을 여여함이라고 부릅니다.
그리하여 창조주와 피조물, 부처와 중생, 환상과 실재가
이름에 불과한 것으로 사그러지지만
이름에 불과한 그것을
유일한 현실로 품어 안으며
지금 여기에 있는 그대로 있게 됩니다.
진정으로 모든 이분법의 경계를 넘은 사람은
특출 나기보다는 평범하며
신비롭기보다는 흔하디 흔하며
권위적이기보다는 편안하며
빈틈이 없기보다는 귀엽게 허술하고
세상을 구하려 권능을 열기보다는
시장에서 저녁 반찬을 구하려 지갑을 열고
악을 심판하기보다는
뒷골목에 쓰레기를 치웁니다.
거대한 신전에서 추앙받는 신적 존재가 되어
옥좌에 앉기보다는
한적한 산길 모퉁이에
돗자리 펴놓고 햇빛을 쬐게 됩니다.
그 길을 걸으셨던 모든 과거불과 성인들
현세의 부처님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진정한 비범함은
비범과 평범을 모두 여의고
모든 대상을 비범하고 귀한 것으로 여기기에
오히려 모든 비교에서
지극히 평범해진 존재에게서 드러납니다.
깊게 고찰해 봅시다.
이분법이 깨어지는 순간
스스로를 비범하게 여긴다면
그것이 과연 이분법이 깨어진 것일까요?
만약 비범해지기를 원하신다면
덜 깨달으면 됩니다.
그래도 됩니다.
다만 그 눈부시게 빛나는 비범함이
모든 것의 종착지라는 생각에만 빠지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 주위에 스쳐 가는 평범한 사람들 중에
얼마나 많은 부처님, 하느님이 계실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혹여라도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부처님, 하느님과 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후회하지 말고
인연이 되는 모든 존재를 귀하게 여겨봅시다.
평범한 나의 일상을 신의 일상이라고 여겨봅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깨어나지 말라 해도 깨어나게 됩니다.
어려운 수행 다 필요 없습니다.
결국은 이 길로 돌아오게 됩니다.
길거리에 돌멩이와 먼지덩이를
신의 현존으로 알아보고
의미 없이 스쳐가는 수많은 인연들을
신의 현존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이윽고 나의 평범한 일상이
비범하기 이를 데 없는 신비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그것이 최상의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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