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8점짜리 슛.
거리와는 상관없이 경기종료를 알리는 버저비터의 순간 성공한 슛에는 8점의 점수를 매긴다는 것. 북한의 농구에서만 존재하는 룰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과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규칙이라고 하지요.
웬만한 점수 차가 아니라면 8점은 단번에 승부를 뒤바꿀 수 있는 점수입니다.
그러니 선수들에게 마지막 그 0.1초의 시간은 얼마나 큰 무게일까…
남북한이 오랜만에 농구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벌어진 세월만큼이나 달라진 규칙은 많았습니다.
사용하는 용어 역시 제각각이어서. 어쩌면 남북한의 중계를 비교해가며 듣는 것 또한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8점 슛은 남북한 친선경기에서는 도입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끝까지 전력투구한다는 것.
말은 쉬워도 그게 가장 어렵다는 것을 우리가 모르지 않지만…
때로는 그 끝을 허술히 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를 또한 허다히 봐왔습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가족사를 이유로 미국행을 한 야당의 대표 주자에게 쏟아지는 눈길이 따갑다지요. 그는 정말 마지막 0.1초까지 최선을 다한 것일까…
묘하게도 6년 전의 선거일, 똑같은 행로를 보였던 그에 대한 기억이 겹쳐지면서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와 함께, 비록 미국까지는 아니었어도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걸었던 사람의 두문불출은 또 어떠한가… 그리고 낙선사례에도 옹골진 뒤끝을 보인 경우들까지…
투표하고 승부를 가리는 것만으로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음을…
유권자와 후보자들에게는 아직 0.1초의 시간이 남아있으며, 그 0.1초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비록 현실의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어도,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결정적인 점수… 8점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 있다는 것을… 그들은 정말 알지 못하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농구코트도 세상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구나…하는 사실을 엉뚱하게도 북한의 농구 룰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저작권: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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