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야구, 3월 23일 대망의 첫 경기가 열리면서 바야흐로 야구 시즌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록의 스포츠, 통계의 스포츠인 야구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영화 ‘머니볼’을 메이저리그에서 만년 하위를 면치 못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2002년 20연승을 한, 기적적인 실화를 소재로 하는데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구단주 ‘빌리 빈’은 야구선수 출신으로
기존의 선수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단의 열악한 재정 형편 때문에 저평가된 선수들을 저렴한 연봉으로 데려오는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 브랜드를 영입해서 파격적인 방법으로 선수들을 선발합니다.
기존에는 타율, 홈런, 도루 등을 중요시했지만, 빈은 출루율과 장타율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그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게 세이버매트릭스인데요
세이버매트릭스는 Sabermetrics는
SABR (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에 metrics를 결합시킨 용어로 야구 통계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세이버매트릭스를 창안한 빌제임스는 승률을 추정하는 야구의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을 만들어냈습니다.
피타고라스 승률은
총득점²/(총득점²+총실점²)
으로 계산합니다.
피타고라스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수학의 피타고라스 정리와 비슷하기 때문인데요
중학교 2학년에 배우는 피타고라스 정리는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의 제곱은 즉, C의 제곱은 직각을 낀 두변의 제곱의 합
a²+b²=c²
야구의 피타고라스 승률에서 처음에는 제곱으로, 즉 지수를 2로 했지만, 경험적으로 지수가 1.83일 때가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 승률로 2018년 정규 시즌의 기록을 분석해 봤습니다.
두산의 경우 총득점은 944점, 총실점은 756점입니다.
승률공식에 넣으면
두산의 승률= 944의 1.83제곱/(944의 1.83제곱 + 756의 1.83제곱)
=0.6
이렇게 해서 계산한 피타고라스 승률은 실제 승률과 거의 일치하기도 하고 오차가 크게 나기도 하는데요,
두산, SK, 삼성, KT, NC는 순위가 일치합니다.
그리고 두산, 한화, 삼성, NC는 실제 승률이 피타고라스 승률보다 높았고
반대로 SK, 넥센, KIA, 롯데, LG, KT는 실제 승률이 낮았습니다.
Q1. 실제 승률과 피타고라스 승률이 차이 나는 이유는 뭔가요?
승률을 계산하는 공식은 실제 승률을 시뮬레이션 해서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일반적으로 불펜이 강하면 실제 승률이 높게 나온다고 합니다.
실제 승률이 3위인 한화의 경우 피타고라스 승률로는 8위인데요, 아무래도 강한 불펜 덕을 톡톡히 본 것 같습니다.
야구장의 규격을 보면 투수판의 위치는 홈플레이트에서 18.44m 떨어져 있죠.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가 있습니다.
이정록 시인은 시집 ‘의자’에 이런 내용을 담았습니다.
투수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 18.44미터에서
스트라이크가 나오고, 번트가 나오고, 장외홈런이 나온다.
병살타가 나오고 데드볼이 나온다.
이만큼이 너와 나, 사랑과 이별, 탄생과 죽음의 거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시집 제목을 18.44로 하려고 했다네요.
그런데 18.44를 포기한 사연이 있는데요,
18.44, 앞에 18은 비속어죠. 그리고 점사사가 되는데 그게 마치 좀 사사!
시집을 사라는 말처럼 들려서 발음상 18.44를 선택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Q2. 야구는 워낙 인기 스포츠다 보니, 정치권에도 야구팬이 많지요?
2017년 한국 시리즈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시구를 하셨죠.
KBO총재인 정운찬 전 총리도 유명한 야구광이고요.
일본 정치인 중 대표적인 야구팬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입니다.
하토야마는 2015년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죠.
그래서 일본 우익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했는데요
특이하게도 그는 1979년 ‘야구와 OR’ Operation Research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야구와 수학, 정치를 함께한 경우네요.
야구공은 표주박 모양의 가죽 2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108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투수가 공을 던지거나 타자가 공을 고를 때, 108번뇌를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견강부회牽强附會식 해석이겠죠?
(*전혀 가당치도 않은 말이나 주장을 억지로 끌어다 붙여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려고 하는 것을 비유한 말)
야구 시즌 개막과 더불어 야구팬들 모두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또 다른 즐거운 소재로 찾아뵙겠습니다.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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