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어요.
“한국인은 서로 속이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 한다”
이건 충격적인 말 아닙니까?
한국인들끼리 서로 속인다는 거예요.
사람이 사람을 전반적으로 믿을 수 없는 사회에서 살게 되면 불행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요?
누구에게 사기를 당한다고 생각해보면
그건 금전적 손해 이상으로 굉장히 기분이 나쁘고
그 기분이 오래 갑니다.
심리적인 고통도 무시 못 할 정도로 큰 겁니다.
최근엔 지하철역들에서 작은도서관을 오픈해
사람들에게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는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책들이 계속 사라진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냥 책들을 가져가는 거죠.
대형마트에선 카트가 매달 80대 정도 없어진대요.
그래서 마트 직원들이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카트를 찾는 게 새로운 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나 담배꽁초들도 한번 보세요.
치워도 치워도 길거리나 주택가에 보면
쓰레기랑 담배꽁초가 항상 쌓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국가투명성이
일본 수준에 도달했을 때 경제성장률이 1.4에서 1.5% 더 올라가고
국가투명성이 지금보다 10% 더 올라갔을 때
경제성장률이 0.8%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1년에 약 80조원을 절약할 수 있고
이렇게 절약한 돈으로
인천 국제공항 14개를 새로 건설할 수 있다고 해요.
도덕성은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선 돈이에요.
신뢰 자체가 비용입니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면 거래비용이 필연코 증가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비즈니스 거래는 괴로울 때가 많아요.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빙해야 하는 것들이 서로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관계자들 간의 신뢰가 부족한 환경에선 프로젝트 추진 속도가 느려지고
협업이 고통스럽습니다.
반면에 높은 수준의 도덕성은 인간을 굉장히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도덕성은 실제적으로 우리 삶의 전부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입니다.
도덕적으로 살면 분명히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도덕적으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만가지 사회문제가 일어나는 겁니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이 모든 부면에서 뛰어납니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집중력도 좋아 성적도 좋고, 친구관계도 좋고 생활습관도 좋아요.
그런 아이들은 믿음직하고 신뢰할 만합니다.
하지만 도덕성이 낮은 아이들은 우리가 믿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런 아이들은 집중력도 낮아 성적이 안 좋고
친구관계도 안 좋고
생활습관도 좋을 수가 없어요.
거짓말도 잘하니 신뢰할 수가 없는 것이죠.
도덕성은 인간의 경쟁력입니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은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취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심리사회적인 특성이에요.
그래서 도덕성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부모라면 누구나 도덕성교육 혹은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도덕성교육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해보면 참 암담해요.
학교에서 도덕성교육을 하나요?
안 하잖아요.
도덕 교과가 있기는 하죠.
그런데 여러분이 학교의 도덕 교과 수업시간에 도덕성 훈련을 받을 수 있었나요?
아니잖아요.
공자, 맹자, 칸트의 사상처럼 어려운 철학 지식만 배우지
그것들이 실제적인 도덕성 훈련은 아니었단 말이에요.
심지어 저의 경우엔 도덕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그렇게 도덕적인 사람들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현재 아이들이 도덕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도덕적인 사람으로 자라나지 못한다고 말할 수도 있는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느 기관에서, 어느 학원에서라도 도덕성교육을 하는 곳이 있나요?
거의 없잖아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아이가 높은 도덕적 수준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길 원할 거예요.
그러면 여러분이 부모로서 아이가 도덕성 높은 아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죠.
이를 위해서 여러분은 우선
도덕성이 무엇인지
도덕성을 어떻게 키워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내용들에선
두 가지 도덕성 발달이론과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살펴보면서
아이가 높은 도덕성을 지닐 수 있도록
어떻게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강의에선 피아제라는 심리학자의 도덕성 발달이론에 대해 먼저 살펴보면서
도덕성과 관련하여 어떤 유용한 점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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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는 인지발달을 연구한 학자였어요.
기억나시죠?
그래서 피아제는 인간의 행동보다는
인간의 사고에 더 초점을 맞추어서 도덕성 발달을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피아제는 이 연구를 위해 아이들을 관찰하고
심층인터뷰를 하는 질적연구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인간의 도덕성 발달에 대해 피아제의 이론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진 않긴 하지만
유의미하게 주목해야 할 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피아제는 도덕성 발달단계를 크게 2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하나는 만 5세부터 9세 사이의 아이들이 가지게 되는 타율적인 도덕성
-또 하나는 그 이후의 아이들이 나타내는 자율적인 도덕성입니다.
피아제는 도덕성 발달연구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런 거였어요.
마리라는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엄마를 기쁘게 해주려고 자기 옷에
뭔가를 예쁘게 꾸미려고 하다가
가위를 잘못 사용해서 옷에 큰 구멍을 내고 말았다는 이야기에요.
두 번째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였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였어요.
마가렛이라는 어린 소녀가 있었는데
자기 엄마가 나간 사이에 엄마가 가지고 놀지 말라고 했던 가위를 가지고 놀다가
자기 옷에 작은 구멍을 만들고 말았다는 이야기였어요.
이제 피아제는 아이들에게 마리랑 마가렛 중에 누가 더 잘못한 사람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누가 더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놀랍게도 9살 이전의 아이들은 첫 번째 이야기의 마리가 더 나쁘다고 대답했어요.
즉, 이 시기의 아이들은 결과가 더 안 좋으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일부러 컵을 한 잔 깨트린 아이보다
실수로 컵을 열 잔 깨트린 아이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이것은 이 시기의 아이들이
동기보다 결과에 훨씬 더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건 이면의 동기까지는 아직 아이들이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벌을 받는 이유는
잘못한 사람이 응당한 고통을 받도록 하기 위한 거라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생각합니다.
즉,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이
벌이란 건 되갚아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생각하는 거예요.
또 피아제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사람이 잘못한 행동엔
벌을 반드시 받게 됨을 믿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사실 꼭 그렇지는 않은데
우리 현실을 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잘못을 했다 해도 꼭 벌을 받는 건 아닌데
우리 귀염둥이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과수원에서 두 아이가 과일을 훔치려다
한 명은 과수원 주인에게 도망가다 잡혀서 주인한테 매질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주인에게 잡히진 않아서 과수원을 빠져나갔는데
하천에 있는 미끄러운 통나무 다리를 건너다가 미끄러져 떨어져서 그만
다리를 심하게 다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한테 들려주고
왜 도망간 아이가 다리를 심하게 다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면
그 답변이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은 통나무가 미끄러워서 그 아이가 다쳤다고 답변하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 아이가 도둑질을 했기 때문에 다친 것이라고 답을 합니다.
사실 그 아이가 미끄러진 건 우연한 일이죠.
그런데 아이들은 그 아이가 다친 것을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마치 하나님이 그렇게 만든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건 마치 하늘의 뜻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죄짓고 편안히 못 산다, 죄를 지으면 언젠가 벌을 받게 된다,
정의는 언젠가 승리한다'와 비슷한 맥락의 사고를 아이들이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기들한테 부과하는 규칙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복종한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 아이들한테 어른의 규칙들은 절대적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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