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이렇게 생긴
크리스토퍼 랭간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외모만 보면
보디빌딩 선수로 보일 만큼 100kg가 넘는 다부진 몸매를 지니고 있는 랭간은
IQ가 200이 넘는다고 알려진 천재 중에 천재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 개발을 전두 지휘한
또 다른 천재 오펜하이머와 비교되어 소개되었던
미국 역사상 머리가 가장 좋은 사람이
바로 이 랭간이에요.
랭간이 얼마나 머리가 좋았냐면
태어나서 6개월 만에 말을 하기 시작했고요.
3살 때부터 글을 쓸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한 학기 과정은
이틀 정도 공부해서 끝낼 수 있었고,
시험을 볼 때 몇 분 전에 교재를 훑어만 보고서도
항상 1등을 했습니다.
대학 입학 시험은 만점을 받았죠.
그러나 랭간은 대학을 두 번이나 중퇴했고,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나이트클럽 경비원 등으로 일하며
거의 평생을 노동층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특히 랭간이 대학을 두 번이나 중퇴한 과정을 살펴보면
참 안타깝고 기구합니다.
첫 번째 중퇴 때엔
엄마가 장학금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학교에 보내주는 걸 까먹어서
학교 측에서 장학금을 취소해 버립니다.
랭간은 분노한 상태로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막노동으로 등록금을 벌고 나서
또 다른 대학에 입학했는데
이번엔 오래된 자동차가 고장이 나 통학이 어려워져
오전에 듣던 수업을 오후에 옮겨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학교 행정실에게 요청했다가
그걸 거부당해요.
랭간은 또다시 크게 분노하며 다시는 대학에 돌아가지 않게 됩니다.
이런 사건들이 겹치며
인간은 못됐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죠.
저는 랭간의 이 불우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서류를 안 낸 것 정도를 대학에서 왜 봐주지 않고
수업시간을 옮겨주는 것 정도를 왜 허용해주지 않았을까
궁금했습니다.
그 정도는 이런 천재를
대학 측에서 좀 알아보고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것 아니었을까요?
랭간의 이야기를 처음 소개한 말콤 글래드웰은 그 이유를
랭간이 바른 사회성을 개발하지 못해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기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쉽게 말해 랭간은
지적으로는 너무나 똑똑했지만
사회적으로는 멍청했기 때문이에요.
그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였고
사회생활에서의 조그만 이슈도 잘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랭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누구한테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또 그걸 언제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떻게 그걸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몰랐어요.
랭간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만든 사람이었죠.
그는 평소에 짓고 다니는 얼굴 표정도 좋지 않았습니다.
랭간과 대화하는 것은
기분이 나빠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대학 측에서도 그를 안 도와준 거예요.
지적으로는 너무나 똑똑했는데
왜 사회성 측면에선 랭간은 이렇게 멍청했을까요?
바른 사회성을 배울 만한 부모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랭간의 가정 환경은 극도로 열악했어요.
랭간은 아버지 없이
엄마의 다정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그가 몸집을 근육으로 키운 이유도
술 주정뱅이인 아버지가 채찍으로 그를 때렸기 때문입니다.
랭간의 사례는
아무리 지적으로 똑똑하게 태어나도
사회성은 지적인 똑똑함과는 별개의 능력이라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사회성이란
일종의 직관적 센스입니다.
이것은 특히 성품 이론에선
사회지능이라고 특정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사회지능은 기계처럼 계산해서 나오는 능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직관적으로 나오는 일종의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여러분이 자주 만나게 되는 어떤 사람들을 보게 되었을 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해야 하는데
인사를 할 때 계산해서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이때는 “내가 인사를 해야
나에게 이득이 될 거야, 손해가 되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인사를 해야겠다” 하며
계산을 해서 우리는 인사하지 않습니다.
인사를 하는 건 자연스럽게 하는 일종의 직관적인 판단이에요.
그런데 사람들 중엔 이런 인사를 안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인사를 안 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게 되면
대체로 기분이 나빠져요.
우리 인간은 인사 안 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나빠지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렇듯 사회 지능이란
보편적 상식을 지키는 것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요.
인사를 하는 것도 보편적인 상식이죠.
그런데 만약 아이도 아닌 어떤 성인이 인사를 잘 안 한다면
그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사회성을 가르쳐주긴 어렵습니다.
랭간은 대학 측이
왜 자신에게 친절하게 도움을 주지 않았는지
평생 깨닫지 못할 거예요.
사회성이 나쁜 사람은
자신의 사회성이 나쁘다는 메타인지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랭간 같은 천재도
그런 인지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 인지가 있어야 본인의 부족한 사회성을 개선할 거 아니에요
추정컨대 랭간은 인사도 안 하는, 못하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랭간은 사람의 일반적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상대가 왜 기분 나쁜지 이해하지 못하니
사람들과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들을
IQ가 200이나 되는 천재도 해결하지 못하는 겁니다.
사회지능과 관련하여
예시 문제를 하나 소개해 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 모임이 하나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이제 저는 이 모임에서 활동하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재미도 없고, 도움이 안 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사회지능 측면에서 현명한 것일까요?
사회지능이 부족한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모임 카톡방에 다음과 같이 쓰고 그냥 나갑니다.
“처음엔 열심히 해보고자 이 모임 활동을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부담되고 재미도 없어
그만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만약 제가 이렇게 행동한다면
저는 이 모임 사람들을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도움도 받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 모임에 들어올 수 없을 겁니다.
제대로 작별 인사를 나누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 것이기 때문에
남아있는 사람들 기분이 나빠지거든요.
갈 땐 가더라도 인사를 나누고 가야죠.
그리고 “부담되고 재미도 없다”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이에요.
그런 말은 너무 자기중심적이라
모임에서 남아 활동하는 사람들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또 모임에서 나가기로 결정했다면
그 모임을 이끌고 있는 리더에게
먼저 상의를 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입니다.
이렇게 사회지능 부족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이 어떤지 잘 이해하지 못해
너무 자기 위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협력도 잘 못하고
도움도 못 받는 거예요.
지적으로 아무리 똑똑해도
사회적으로 멍청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더군다나 수많은 발달 이론들은
지적 발달의 토대도, 사회성 발달임을 밝혀주고 있어요.
인간다운 아이들이 공부도 자라게 된다는 뜻입니다.
학자들의 세계에서 이것이 상식적인 일인데
아직도 아이들의 공부에만 집중하는 우리 사회의 교육문화 현상이
저는 많이 우려됩니다.
천재로 태어났으나
랭간이 대학 졸업조차 하지 못하고, 인생을 실패한 것은
그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사회성을
부모로부터 배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부족한 사회성은
분명히도 그 아이들에게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강의를 하고 있는 저조차도
저희 사회지능에 대해 자평하자면
저희 부모님에게서 사회지능을 잘 배우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제가 생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인지를
항상 확인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상식으로 믿고 있는 것이
상식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죠.
다행히도 저는 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인간성에 대한 지식을 많이 학습할 수 있었고,
바른 사회성이 일반적으로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천재 랭간도
셀리그먼의 성품 이론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그의 천재성이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사회지능을 점검해 보시고
기회가 된다면
인간성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경험을 꼭 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인간성에 대한 학습을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온라인 클래스 인생 날리지를 활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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