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3)

[즉문즉설] 제414회 시댁, 친정에 초상과 잔치가 동시에 났습니다.

Buddhastudy 2013. 5. 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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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어떤 노보살님이 살짝 오더니 스님 하나 물어봐도 되요?” 그래. “물어보세요.” 그러니까 지금 친정 쪽인지 시댁 쪽인지 헷갈리는데 초상이 났어. 또 한군데는 잔치를 해. 지금 한군데는 친정이고 한군데는 시댁인데. 그래서 지금 초상집에 먼저 갔다가 그다음에 잔칫집에 가야되는데, 가도 되느냐? 이렇게 물었어요. 우리는 옛날에 초상이 난 집에 갔다 오면 부정 탄다. 이런 게 있거든요. 그래서 애기를 낳는 그런 데나 결혼하는 데나 좋은 일에 가면 부정 탄다고 가지마라. 이런 풍습이 있기 때문에 노보살님들이 이런 거는 꼭 물어본단 말이오.

 

부정 탄다. 이게 다른 말로 하면 재수 없다. 이런 얘기인데. 이것은 그 옛날에 사람이나 어떤 사물에 성스럽다. 재수 좋다고 하는 어떤 성스러운 것이 있는 게 있고, 재수가 없다 하는 부정타는 게 있다. 이런 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예를 든다면 남자 여자 같으면 남자는 성스러운 존재고 여자는 부정한 존재다. 여자가 부정하다. 하는 여자의 그 존재가 부정하다 이거요. 그러기 때문에 그 굉장히 중요한 재수하고 관계될 만한 일에는 나서면 안 된다는 거요. 부정 타서 재수가 없어지니까.

 

그래서 정월첫째 나타나는 게 정월 초하룻날은 일 년 중에 제일 중요한데 첫손님으로 여자 보면 부정 타서 그해 내내 재수가 없다. 그래서 새해 첫손님, 설날 첫손님으로는 남자가 가야 돼. 그런 풍습 아는 사람이 있어요? 몰라요? 몰라요? 알아요? 으음. 그래서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설날아침에 늦잠 자려는데 어머니가 깨워가지고 일단 큰 집에 갔다 오라고 그랬거든요. 어머니가 큰집에 음식 준비하러 새벽에 가야 되는데 애들이 안 일어나잖아. 그죠?

 

그러니까 우리를 깨워가지고 앞세워서 먼저 들어가게 하고 따라 들어온단 말이오. 이런 것도 다 그런 풍습이오. 부산에는 배타기 때문에 배가 출항할 때 여자가 타면 난리 납니다. 아시겠어요? 재수 없다. 풍랑 만난다. 이래. 또 가게 하는 사람도 가게 첫손님으로 여자가 들어오면 그날 재수 없다. 이래서 요즘도 있나? 여자가 첫손님으로 들어오면 큰 실례에요. 그리고 어쨌든 왔다 갔다 하면 간 뒤에 소금 뿌리고 그런단 말이오. 또 인산 밭에도 그래요.

 

인삼밭에도 여자가 들어오면 부정 타서 인삼이 안 된다. 이래서 못 들어오게 한단 말이오. 이런 것들은 여자는 부정하다하는 그런데서 이게 오는 거요. 인도에서도 여자가 부정하다는 게 있고 또 상놈은 뭐하다? 부정하다. 이런 게 있거든요. 그래서 인도에는 불가촉천민이 있어요. 불가촉. 접촉을 하게 되면 재수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 사람하고는 접촉을 하면 안 된다는. 우리로 치면 문둥이 비슷하게 취급을 받는 거요. 그런 천민이 있어.

 

그러니까 천민이라도 집안에서 몸종이 있거든요. 빨래하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집에서 이렇게 돕는 이 몸종은 가촉천민이라 그래. 양반이 접촉을 하는 거요. 불가촉천민이란 뭐냐? 이건 집에 못 들어 와. 집밖에서 일해야 돼. 죽은 소를 치운다든지 시체를 치운다든지 화장터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든지. 이런 집밖에서 일하는. 똥을 치운다든지. 이런 사람. 그래서 그런 사람하고 내가 신체가 접촉이 됐다. 그러면 내가 재수가 없어져. 심하게 말하면 천국에 갈 수가 없고 일상적으로는 크게 내 몸이 더렵혀진다. 이런 생각이오.

 

부처님 당시에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그래. 지금도. 우리 학교 인도에 그 학교에 불가촉천민 마을에 학교를 세웠거든요. 그런데 여기 자원봉사자로 누가 나왔냐하면 브라만집 딸이 대학원 나온 사람이 여기 와서 자원봉사를 하다 지금 교장선생을 맡은 사람이 있는데. 그러니 그 집에서 한 7~8년 전에 처음에 와서 얼마 안되어 가지고 그 오빠가 와가지고 집안 망신시킨다고 혁대를 풀어가지고 동생을 이렇게 개잡듯이 그렇게 패는 거요. 그래서 우리가 뜯어말리고 그랬거든.

 

왜 그러냐 하면 더러운데. 그냥 이렇게 위생적으로 더럽다는 게 아니라 부정 타는데 갔다 오기 때문에. 그런 게 있다. 이 말이오. 그런데 이집에는 아직도 아이들이 선생님 집에를 갈 수가 없어요. 선생이 이 아이들을 가리킨다고 와 있는 거는 집에서 난리를 피우고 하다가 이거는 해결이 됐는데, 아직도 아이들은 그 선생님 집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거요. 거기는 그 부모가 있고 오빠들이 있고 그러니까. 이게 부정하다. 하는 뜻이거든요.

 

네팔에 가면 꾸마리 사원이라는 게 있어요. 꾸마리라는 것은 소녀라는 뜻인데 거기에는 여자애를 한 7살이나 요럴 때 선발을 해서 신으로 추앙을 합니다. 그럼 우리 이렇게 상으로 만들어서 불상으로 만들어 그 앞에 와서 절하고 이러잖아요. 거기에는 살아있는 신이에요. 그러니까 저 밑에서 사람이 불전함에 돈 넣듯이 돈을 딱~ 넣으면 이 여자아이가 문을 열고 얼굴을 요렇게 딱~ 보여줍니다. 신이. 그럼 사람들이 오늘 재수 좋은 거요. 축복을 받은 거요. 그럼 문을 딱 닫고. 이층 저 위에서. 신이에요. 성스러운 신이란 말이오.

 

그러다가 초경, 1413살 되서 초경이 있으면 소위 폐위가 됩니다. 쫓겨나요. 쫓겨나면 이거는 어떠냐? 그날로서 제일 부정한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그 여자하고 몸이 이렇게 부딪치거나 그 여자 보기만 봐도 어때요? 재수 없는 게 되는 거요. 그 초경이 있기 전은 그 여자 얼굴을 보면 재수가 있는게 되는데. 그 이후부터는 재수가 없는 게 되는 거요. 그래서 이 여자는 어디도 갈 데가 없는 거요. 그 사람을 보면 다 재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자기 신분을 숨기는 거요. 그래서 거의 이렇게 창녀가 될 수밖에 없어요.

 

창녀가 되도 같이 잔 남자가 그런 여자라는 걸 알았다면 맞아 죽는 거요. 이런 게 부정 탄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옛날에 우리가 기도할 때는 먹는 걸 뭘 잘못 먹으면 뭐한다? 부정 탄다. 어기 갔다 와도 부정 탄다. 이런 게 있다면 다 이런 개념이에요. 이게 뭐냐 하면 아까 얘기한데로 이게 사람이 만들어낸 생각인데, 이게 실제로 그런 부정 타는 존재가 있다고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거죠. 거기서 생긴 거란 말이오.

 

그래서 우리가 불교를 공부하는 건 뭐요? 존재는 그런 것이 없다. 존재는 신성한 것도 없고 부정한 것도 없다. 이게 반야심경에 나오는 뭐요? 불구부정이란 말이오. 남자라고 신성한 것 도 아니고 여자라고 부정한 것도 아니고. 초경이 있기 전에 여자라고 신선한 것도 아니고, 초경이 있는 이후의 여자라고 부정한 것도 아니고. 또 우리 사회에서는 처녀다 그러면 좀 뭐하다고 칩니까? 신성한 것처럼 깨끗한 것처럼 취급하잖아. 그죠?

 

그다음 결혼을 했다. 연애를 했다. 그럼 이건 뭐다? 더렵혀진 거로 생각하는 게 있죠. 이것도 마찬 가지오. 그래서 처녀면 깨끗하고 신성한거고, 이게 남자하고 하룻밤 잤다하면 그때부터 어때요? 이것은 부정하게 되어 버린단 말이오. 이런 것도 결혼을 안했다고 해서 신성한 것도 아니고 결혼을 했다고 해서 부정한 것도 아니다. 이거야. 이게 제법이 공한 이치란 말이오. 그럼 이 제법이 공한 이치를 깨치면 가게 첫손님으로 여자가 와도 상관이 없고, 정월초하룻날 여자가 와도 상관이 없고. 배에 여자가 타도 상관이 없고 이렇게 되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걸림이 없어지잖아. 이런 정부정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소금을 뿌려야 될 일이 생기고, 놀랄 일이 생기고, 재수 없는 일이 생기고 이러잖아. 그러니 부정한 게 있고 정한 것이 있는데 부정한 걸 버리고 정한데 가서 기도를 하면 복을 받는다 하는 게 불법이라면 이 건 불법이 아니라 세속법이다 이 말이오. 불법은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이 없는 줄을 깨쳐서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것이 이게 해탈이란 말이오.

 

그러니까 부처님은 이미 2600년 전에 이걸 깨쳤기 때문에 불가촉천민인 똥군니다이도 이발사 우파리도. 이 이발사 우파리는 가촉천민. 이발하려면 만져야 돼? 안 만져야 돼? 만져야 되지. 가촉천민. 천민은 천민인데 가촉천민에 속하는 거요. 똥을 푸는 사람은 불가촉천민에 속하는 거요. 그런 사람 다 제자로 받아들여서 성인으로 만들었잖아. 당시에 성자가 되는 건 남자만 될 수 있는데 여자도 될 수 있다 하니까 비구니 수행자도 만들었잖아. 천주교 같으면 지금도 안 되잖아. 여자는 신부가 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따지고 보면 이 불법은 너무너무 위대한거요.

 

이거는 현대사회에서 봐도 최고로 앞서가는 사상이란 말이오. 그런데 이게 2600년 전에 이미 이런 걸 깨쳐가지고 이런 것을 세상에 실현했다 하는 것은 이게 기적 같은 일이오. 물위로 걷는 게 기적이 아니고. 그런데 우리 불교인들은 이 좋은 법을 깨쳐서 해탈을 하고 이것을 통해서 이 세상을 **하고 인류문명을 발전시키지 않고 그 어리석은 생각에 빠져가지고 오히려 불교인들이 부정탄 것을 더 따지잖아. 그런 걸 따져야 불교인인줄 알고. 오히려 그런 거 안 따지면 예수쟁이인줄 알잖아. 크게 이게 잘못된 거죠.

 

장례집이라고 부정할 이유가 뭐가 있어? 똑같은 떡집에서 떡을 주문해가지고 장례집에서 주문오면 장례집에 발송하고, 생일 집에 보내면 생일 집에 보내는데. 생일 집 떡은 먹으면 재수가 좋고, 장례집 떡은 먹으면 재수가 없고. 똑같은 떡을 만들어 절에도 주문하면 절에도 갖다 주는데 절에 갖다 주는 건 이 위에 올렸다 먹는 건 재수가 좋고 똑같이 떡집에서 만들어서 장례집에 배달하는데 거 어디 어느 부분에서 그게 부정한 게 되겠어? 어느 부분에서 그것이 신성한 게 들어가겠냐는 거요. 그냥 떡일 뿐이지.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금강경을 배우는 게 그냥 생활하고 관계없는 저 하늘에 있는 얘기 같은데 이게 일상생활에 그대로 있는 이 우리들의 과제를 푸는 가르침이란 말이오. 그런데 이렇게 생활하고 결부시켜서 얘기를 안 해주고 맨~ 하늘에 있는 얘기같이 그렇게 이해를 하니까. 금강경은 그저 고상하고, 저 높은 스님들이나 하는 얘기고, 우리는 잘 모르는 얘기고 이렇게 생각한단 말이오. 바로 이 똑같은 떡일 뿐이다. 부처님 상에 올라간 떡이나 초상집에 올라간 떡이나 그냥 떡은 떡일 뿐이다.

 

부처님 전에 올라간 떡이라고 신성한 떡도 아니고, 초상집에 올라간 떡이라도 부정한 떡이 아니다. 우리는 신성하다 부정하다 하는데, 사실은 신성한 것도 아니고 부정한 것도 아니다. 이게 반야바라밀이 반야바라밀이 아니다. 세계가 세계가 아니다. 미진이 미진이 아니다. 이런 말이란 말이오. 그러니 우리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지. 장례집에 가서 국도 실컷 먹고 떡도 실컷 먹고 거기 가서 조문을 하고 또 가서는 생일 집에 가서도 축하도 해주고 잔칫집에 가서 축하도 해주고 아무 문제가 없지 그게 무슨 문제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