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제가 어제 찬 바람 맞았더니
약간 목소리가 이렇게 예뻐졌어요.
오늘은 내어맡김의 공부, 공부하지 않는 공부
어떻게 보면 좀 약간 이상한 말이지만
이게 도대체 무슨 공부냐
이거를 여러분들이 감을 잡아야
이렇게 깨어나는데 밑받침이 되기 때문에
이걸 잘 한번 오늘 감을 잡아보세요.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고
감이 딱 와야 되는 거예요.
근세에 유명한 고승인 만공선사께서
이분 밑에 선재식이
그러니까 도인이 50여 명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원래 자기가 깨달았으면
밑에 깨달은 사람이 나와야 돼.
안 나오면 둘 중에 하나야
가짜든지
아니면 저 잘난 맛에 안 가르쳐 주는 거야.
그런 사람도 있더라고.
그게 제대로 깨달은 건지 난 모르겠어요.
근데 아주 그 유명한 그 우리나라 대표적인 선사 중에 한 분이
밑에 제자가 깨달은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그거 어떻게 봐야 돼?
여하튼 만공선사께서 무슨 말을 하셨냐면
“깨달으려면
공부하지 않는 공부를 해야 된다.
자꾸 공부할 줄만 알지
공부하지 않을 줄을 모른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공부하지 않는 공부’라는 게 무슨 말장난 같죠?
근데 이게 현대화로 바꾸면
‘내어맡기는 공부’예요.
내어맡기고, 내어맡긴 존재로서 이렇게 감을 잡아야 돼요.
뭐가 내어맡겨져 있나.
그러니까 오늘 우리가 그 감을 한번 잡아봅시다.
뭐가 내어맡겨져 있나.
사실은 여러분이 이미 내어맡겨져 있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여러분이 지금 아침밥 먹고 오신 거
자기가 소화시키고 있어요?
심장의 피를 자기가 돌리고 있어요?
아니죠?
이미 내어맡겨져 있는 거야.
어떤 생명의 섭리에. 그죠?
그냥 이렇게 살려주고 있지, 자기가 사는 거 아니에요.
여러분이 자기가 사는 거라면
자기가 죽을 수도 있어야지
죽고 사는 건, 지 마음대로 못 해요.
어느 날 태어났고
어느 날 그냥 이렇게 살려지고 있고
어느 날 가는 거야.
아무 날 아무 시에 가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돼요.
다 그냥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는 거지.
꿈같이.
그럼 여러분 머리카락은
여러분이 자라게 하고 있습니까? 머리카락이 맡겨져 있어요?
내가 자라게 하고 있어요?
아니죠.
머리카락도 그냥 손톱 발톱도
다 그냥 내어맡겨져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간밤에 그 잠을 주무실 때도
“아, 내가 잘 자야지” 해서 잘 자집니까?
어떤 날은 굉장히 숙면을 잘하지만
어떤 날은 깊은 잠이 안 들어서 막 설친단 말이에요.
이것도 보면
결국 내어맡긴 거 아니에요.
내 뜻대로 안 되잖아.
그러니까 우린 사실은
자기 뜻대로 되는 거는 얼마 없어요.
그냥 내어맡긴 채로 살고 있는데
자기가 사는 거냥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자, 석가모니께서 6년 고행을 하시고
그래도 못 깨달은 거예요.
그래도 한마디로 그 사무색정까지는 가셨는데
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정 비상비비상처정 뭐 이런 것까지는 했는데
최고의 깨달음인 무상정등각은 모르겠는 거야.
아무리 봐도 이거는 아직 아닌데
본인이 만족할 수가 없는데.
그래서 이분이 고행을 더 지속하다간 쓰러져 죽겠다 싶어서 그걸 그만두고
여러분 아시다시피
강가에 가서 몸을 씻고
그 수자타라고 하는 처녀가 갖다 준 그 우유죽을 드시고
기력을 회복해서
그다음에 하신 일이 뭐예요?
“이렇게 6년간 죽을둥살둥 고행해도 못 깨닫는다면
이제 난 어떻게 해야 되나?”
그리고 보리수 밑에 가서 앉아서
이분이 딱 결심한 게 있어요.
“여기서 깨닫든지 죽든지
깨달을 때까진 안 일어나겠다” 하고 나무 밑에 앉으신 거예요.
그래서 그다음 날 아침에 새벽벌을 보고
드디어 홀연히 깨달았다고 해요.
다 아시는 얘기죠?
그러면 잘 보세요.
이것도
“아 이제부터 내가 새벽별을 보고 깨달아야지” 하고 계획한 거예요?
아니면 문득 그냥 새벽별을 보고 깨어나게 된 거예요?
문득 그렇게 된 거죠?
그러니까 이것도 내어맡겨진 거예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공부해서 깨닫는 게 아니고
이런 어떤 내어맡겨진 존재 방식에
완전히 합일이 돼야만
이 깨달음이 이렇게 여러분한테 열려요.
석가모니처럼.
어느 누구도
“내가 깨달아야지” 해서 깨달은 사람은 없어요.
그냥 자기가 깨달을 준비나 상태가 되면
그러면 깨달음이 찾아오는 거지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거지
내가 “하나님 일로 와, 나 좀 만나자”
이렇게 해서 만나는 게 아니다 이 말이에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그래서 내어맡김의 공부라고 하는 거는
자기가 주도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내가 사라져 주는 거예요.
내가 쉬어져 주는 거야
모든 걸 내려놓고
나한테 본래 있던 생명성이
착 드러나게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생각으로 자꾸 알려고 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게 습관이
우리가 생각으로 알려고 들어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은 생각으로 알았잖아
그러니까 이것도 생각으로 알려고 드는 거예요.
근데 이러면 절대 알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이거는 생각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있는 건데
이것에 의해서 만들어진 생각이
자기보다 먼저 있는 존재를
생각이 막 굴려서 알 수가 있나
불가능해.
무슨 말인지 알겠죠?
그래서 반드시
오늘 아침에도 제가 사이트에 그 글을 올려놓고 왔는데
생각으로 아는 게 아니고
생각에서 벗어나는 거예요.
생각에서 깨어나는 거라고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근데 생각에서 깨어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인간이 얼마나 생각에 중독됐는지.
그렇지만 내어맡김의 공부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의 힘이 약해지고 약해져서
어느 순간 갑자기 확 활연대오豁然大悟를 하는 거예요.
눈을 뜬다.
활연대오豁然大悟를 한다 이런 말이에요. 알겠죠?
그래서 내어맡김의 공부라고 하는 거는
자기를 비우고
이 화려한 개오를 기다리는 거와 같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우리가 북극의 오로라를 본다고 하면
저희 이웃집 사람이 미국에 놀러 갔는데
오로라를 보러
저기 그릴랜드 밑에 캐나다 북부에 있는
옐로우나이프라고 하는 도시가
세계에서 오로라를 제일 잘 볼 수 있는 도시래요.
보통 거기는
겨울철에 영하 30도~ 40도까지 떨어진다는데
그거를 그냥 중무장을 하고 나가서 기다리는 거야, 하염없이.
“오로라 나와라” 해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근데 사흘째 그걸 봤대요.
그러니까 그것도 내어맡기고 기다리는 거예요. 그렇죠?
그러면 뭐를 내어맡기느냐?
이제 이거를 우리가 한번 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이거죠.
도대체 뭐를 뭐에다 내어 맡기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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