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돈을
식욕, 성욕처럼 생존에 꼭 필요한 것으로 취급하죠.
뇌는 돈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돈이 결핍되면
돈만 좇아서 행동하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만약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간의 뇌는 더 위험해질 겁니다.
가난이 아이들의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력히 경고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이 교수는 유엔이 지정한 최빈국
빈곤층 아이들의 뇌 발달을 2년 넘게 연구하는 중입니다.
-찰스 넬슨(인지 발달 신경 과학자)
“방글라데시 같은 빈곤 국가에서 자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컸죠.
하루에 1~2달러 정도의 돈을 버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었어요.
대여섯 명의 가족이 제 사무실보다 작은 방에서 생활합니다.
더러운 거리와 오염된 대기 환경에서 자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저희는 몇 년에 걸쳐 이곳에 방문하며 아이들의 뇌 발달에서 다른 점들을 연구했어요.”
“연구를 통해 무엇을 알게 되셨나요?”
“흥미롭지만 매우 슬픈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아이들이 3세가 됐을 때, 벌써 눈에 띄게 아이큐가 낮아졌습니다.
평균 아이큐가 100이라고 했을 때
방글라데시 아이들의 아이큐는 85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더 중요한 건 생후 2달 정도만 돼도 뇌의 회백질 양이 적었습니다.
다시 말해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중앙처리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뇌의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의 지적 능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끼치겠죠.
이 아이들의 지능 발달은 더딜 것이고 그들의 자녀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가난이 아이들의 뇌에 미친 영향은 부유한 나라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 보스톤의 빈곤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뇌 발달에 이상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가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크는 아이들을 2개월에서 24개월에 걸쳐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 환경일수록
아이의 뇌 활동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기를 연구하며 걱정이 컸습니다.
가난한 환경과 높은 스트레스가 이미 뇌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으니까요.
어느 국가에서 태어나 살든지 간에
영양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예요.
이제는 사회 문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절대적 빈곤의 환경에서 자라나
뇌가 덜 발달하게 되는 것이 과연 공평한 것인지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불평등하고
이러한 불평들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뇌에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뇌과학자로서 부의 불평등을 그저 경제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할 수 없습니다.
돈이 아이들의 뇌조차 빈곤하게 한
이 현실에 분노하게 됩니다.
이 분노야말로 인간을 생존케 한 힘이며
오래전부터 우리 뇌에 저장된 깊은 본성일 겁니다.
인간의 오랜 본성을 찾기 위해 저는 한 사람을 만나보려 합니다.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까운 종에서
우리와 공유하는 감정을 분석하고 실험하는 연구자입니다.
-프란스 드 발(영장류학자)-
“유명한 원숭이 실험을 하셨는데 어떤 건가요?”
“원숭이에게 아주 간단한 임무를 줬어요.
원숭이가 돌을 건네주는 대가로 오이 조각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오이 조각을 먹었죠.
그걸로 충분했으니까요.
사실 원숭이는 포도를 오이보다 열 배 정도 더 좋아합니다.
또 다른 원숭이가 돌을 건네주고 포도를 받습니다.
왼쪽 원숭이는 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다시 돌을 건넵니다.
두 번째에도 오이를 받죠.
반응을 보세요.
이 모든 상황에 분노하죠.
오른쪽 원숭이가 돌을 건네고 다시 포도를 받습니다.
왼쪽 원숭이가 돌을 건네야 합니다.
다시 오이를 받습니다.
이번에도 오이를 거부합니다.
마지막엔 왼쪽 원숭이가 구석에 앉은 채 임무를 거부했어요.
불공평한 보상을 받은 원숭이는 매우 화를 냈습니다.
포도를 받은 원숭이는 화내지 않았어요.
이 실험을 통해 원숭이들이 불평등을 혐오한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공평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이런 오래된 감정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협력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은 불평등을 싫어합니다.
이는 협력하는 사회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협력하는 사회에서는 나눠야만 합니다.
공평하게 나누지 않으면 반발하게 되죠.”
“이 발견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경제학자와 정치인들은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불평등이 자본주의의 한 부분이며
그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평등’이라는 전통은
우리 종보다도 오래된 개념입니다.
우리 종을 넘어 다른 영장류에까지 거슬러 올라가죠.
자원을 나누고 모두가 똑같이 가졌는지를 확인합니다.
특히 협동하는 사회라면 말이죠.
사람들은 불평등이 사회의 일부분이라고 하지만
저는 우리가 그렇게 진화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우리는 나누는 것이 당연한 사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인플리케이션 온라인 디파인
기억하시나요?
우리는 머니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상대방이 거부권이 있을 때 대개 돈을 절반씩 나눴습니다.
상대방의 눈치를 봤달까요?
하지만 남다른 제안을 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 돈에 재영님께 드리겠습니다.
몇 대 몇의 비율로 두 분이 나누시겠습니까?’
‘9대 1의 비율로 나누셨습니다.
비율을 9대 1로 나누셨습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거부하시겠습니까?’
9대 1과 같은 제안을 받느냐 거절하느냐?
이 순간 우리 뇌는 다르게 반응합니다.
뇌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성의 뇌가 작동을 했다면 이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네, 아 받아들이겠다.”
적은 돈이라도 받는 게 이익이라는 합리적인 판단을 한 거죠.
“비율을 9대 1로 나누셨습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받아들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거부할 것 같아요.”
“안 받아들이겠다.”
뇌섬엽이 활발해졌다면 제안을 거절합니다.
우리가 더러운 것을 볼 때처럼 역겨움을 느끼고 거부하는 거죠.
비록 돈을 얻지 못하더라도요.
“왜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말씀하신 조건을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동시에도 이 제안을 저한테 했다는 거에 대해서
저는 약간 일종의 괘씸죄, 열심히 해서 그 안 받고”
“1만 원이 너무 적은 돈 같았어요.
비해서, 9만 원에 비해서
한 한 4만 원 정도면은 받아들였을텐데”
“6 대 4 정도”
“네, 6 대 4면은..”
받아들였을 텐데
그런데 1만 원이라도 받는 게 이득이잖아요.
그런데 왜 그 이득을 거부하셨을까요?
‘원래 제 돈이 아니니까’
배가 아팠던 걸까요?
“배가 아프기보다는 불공평이 맞는 것 같네요.”
그럼 두 분 다 돈을 못 받습니다.
제가 돌려받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저한테 다시 돈을 돌려주셔야 됩니다.
두 분 다 못 받습니다.
네 좋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공평하게 대우받지 못하면
분노하는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공평에 저항하며
생존 확률을 높인 인류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가난이 왜 되물림 된다고 하잖아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면 계속 가난하고
반대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면 계속 부자인 것 같아요.”
“최근 미국 정부는 최상위 1% 부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어요.”
“하여튼 있는 사람이 풀어야지
이 세상은 잘 돌아간다고 봐요.”
“가난한 사람이 게으른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해요.”
“가난한 사람들은 일을 3개나 하죠.
노동 시간은 끔찍한데 시급은 8~15달러를 넘지 않아요.”
“부의 분배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언제쯤 평등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누가 자기 거를 그냥 공짜로 주고 싶어 하겠어요”
“사람들한테 돈을 나눠줄 이유가 없는 거잖아요.
어떤 말을 해도 없을 거라 생각해요”
“모두가 돈을 똑같이 갖게 되면
일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잖아요.”
“어느 정도 나눠서 불만이 쌓이지 않게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혁명이 일어날지도 모르죠.”
-댄 애리얼리(행동경제학자)-
“세상이 엄청나게 불공평하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실제로 그러니까요.
그런데 사람들은 사회가 얼마나 나쁜 상황인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제 연구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의 사람들은
본인들이 전체 자산의 9%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0.3%만 가지고 있었어요.
거의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것이죠.
소득 상위 20%는
제 기억이 맞다면 전체의 86% 정도를 소유하고 있을 겁니다.
하위 40%는
거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겁니다.
양쪽 모두 끔찍한 상황인 거죠.
나쁜 소식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거예요.
좋은 소식은 ‘어떤 세상에 살고 싶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훨씬 더 평등한 세상을 원한다는 거죠.
가난한 이부터 부자까지 다섯 그룹으로 나눈 뒤
현재 얼마나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죠.
하지만 현실은 훨씬 불평등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거죠.
또 어떤 사회에 살고 싶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은 완벽히 평등한 사회를 바라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불평등한 삶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우리에게 희망일까요?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공화당 지지자든 민주당 지지자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성별에 상관 없이
모두가 비슷하게 대답했습니다.
‘어떤 사회가 가장 이상적일까’에 대한 생각은 모두 비슷하다는 겁니다.
이제는 정치적으로 싸우기보다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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