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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cienceLand] 피 속에 담긴 생명력의 비밀 – 혈액을 나누면 젊음도 나눌 수 있을까?

Buddhastudy 2021. 10. 8. 18:17

 

 

 

피는 예로부터 생명력의 상징이었습니다.

붉은 피는 살아있음의 증거이고

피를 다 잃으면 죽음을 피할 수 없었으니까요

 

이런 믿음은

인간의 피를 빨아 생명력을 빼앗는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환상을 탄생시켰습니다.

 

트라큘라로 대표되는 흡혈귀 전설은

많은 문화권에서 발견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종종 상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실 피는 열량이 낮아서

그다지 좋은 먹거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흡혈박쥐는 매일 자기 몸무게 절반 이상의 피를 먹어야만

겨우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면 3일도 버티지 못하고 굶어 죽습니다.

 

흡혈박쥐들에게는 아사의 위험을 극복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우정입니다.

 

굶주린 동료에게 포식에 성공한 개체가

자기가 섭취한 피를 토해서 나눠주고

다음에 운이 나쁠 때 도움을 받는 것이죠.

 

이런 팃--탯 전략은

흡혈박쥐들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_Tit for tat)

반복되는 게임에서 받은 대로 돌려주는 전략

말뜻처럼 상대가 가볍게 치면 나도 가볍게 치고

상대가 협조하면 나도 협조한다.

생물학에서 집단을 구성하는 개체들의 이타적인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주요 이론.)

 

개체결합이란 살아있는 두 동물의 혈관계를

연결하여 서로 피가 통하게 만드는 시술입니다.

 

이미 19세기에 시도됐던 이 오래된 기술이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개체결합 후 발견된 항노화 효과 때문입니다.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신체를 연결하여 개체결합 시켰더니

늙은 쥐에게서 근력 강화, 심장과 뇌 활성 증가, 모질 윤기 증가 등

마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린 듯한 효과가 관찰되었습니다.

마치 젊은 피가 늙은 몸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보일 정도였죠.

 

최근 생명공학 회사들은 젊은 피에서 추출한

혈장 성분을 반복 투여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노인성 치매 완자들의

인지능력 회복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그 밖에도 다양한 항노화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젊은 피를 수혈해 생명을 연장한다는 방식은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들리지만

피를 나눈다는 것은 생명력을 나누는 것이기에

당연히 이익만이 아니라 반대급부도 존재합니다.

 

수혈은 대량출혈 시 생명을 살릴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세심하게 관리되지 못하면

다양한 혈액 매개 질환의 전파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젊은 피에만 집착한다면

젊은 세대들에 대한 부당한 수탈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피는 생체기능을 최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산소와 영양분을 운반하고, 노폐물을 수거하며

조직의 회복을 돕는 체액일 뿐입니다.

 

어쩌면 전설 속 드라큘라 백작의 영생과 젊음은

픽션이기 때문에 이상적으로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들은

노화를 막고 불치병을 치료할 열쇠를 찾기 위해

오늘도 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