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수학비타민

(그림 Essay)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 디테일에서 빠져나오는 3가지 방법

Buddhastudy 2022. 11. 30. 19:20

 

 

 

오늘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곳을 그림으로 그립니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림과 함께 같이 한번 들어 주시지요?

 

...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표현은

어떤 일이든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바로 그곳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사실 어떤 일이든지 디테일 속에 숨어 있는 문제점을 챙기는 것은

일에 성공을 좌우할 정도로 아주 상식적인 일이고

여기에 그림 또한 그렇습니다.

 

사실 아주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완성도를 높인 그림은 보기에도 좋잖아요.

당연히 아주 작은 부분에도 소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주 자명한 일이죠.

하지만요

우리 같은 이제 막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은 아주 무지막지한 부담이고

이건 한...1000톤 정도의 돌덩이를 어깨에 지고 있는 거나 다름없죠.

 

~ 안 돼요 !!

아이고 그냥 차라리 안 하고 말지...

아니 그렇지 않아도

눈에 한가득 복잡함이 밀려와 멀미가 날 지경인데

디테일이라니요.

 

그런데 더 희한한 것은

막상 디테일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그걸 아주 자세하게 그리는

초보의 모습을 자주 보곤 합니다.

마치 악마가 유혹이나 한 듯 넋놓고 매몰 되고 있는 거죠.

이쯤 되면 말 그대로 그림 초보자에게 디테일은 악마입니다.

악마가 디테일에 숨어 있다가 우리를 유혹하고 우리가 디테일을 만지작 대고 있으면

메롱~ 하고 덤벼드는 형국이죠.

 

아 그냥 연필을 놓게 하고

그림을 다시 저~ 어두운 곳에 던져 버릴 만큼

아주 고약한 놈이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 나무를 그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특히나 나뭇잎, 나뭇잎의 잎맥!! 다 그려야 하나?

지그재그로 나뭇가지에 붙어 있던데

~~~ 한 그루에 이게 몇 천개인데... 이걸 언제 다 그려.

대충 그리려고 해도, 대충 그리면 이게 또 그림이야?

안 똑같잖아

또 이게 그림이야?

저기 저 산은 그런 나무가 몇 그루야?

허허허러러헐

이거 그림.... 쉬운 게 아니네.

 

자동차는 말도 마세요.

자동차 바퀴가 자동차 그림의 생명이라면서

휠 디자인을 마냥 그대로 그리고 있어요.

아 그렇게 그리면서 전체를 못 보다 보니까

나중엔 엉뚱하게 바퀴만 커져 버려서 다시 지우기를 부지기수로 했더랬죠.

 

지붕에 기왓장에 몰입했던 일...

사람은 얼굴이 닮아야 한다고 종이가 일어날 정도로 그렸던 일...

빌딩에 수많은 창문.... 핡ㄹㄺㄹㄼ

그냥, 패쓰 !!!!!

 

 

그래서 아주 아주 고약한 디테일에 빠지지 않고

순조롭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주 아주 고약한 디테일에 빠지지 않고

순조롭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

습관처럼 그릴 수 있는 자신만의 치트키를 만들어 두세요.

 

치트키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을

더 빨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 둔 열쇠 같은 코드로 보면 되는데

그림 그리기에도 이런 치트키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은 어떨까요?

 

나무, 사람, 자동차 등 어반스케치에 많이 등장하는 주요 대상들에 대해

평소에 자신만이 쉽게 표현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고

그걸 그림에서 습관처럼 그리자는 말입니다.

! 습관처럼.

 

사람을 그릴 경우에

눈에 보이는 사람의 형태를 곧이곧대로 그리기 보다는

제스처

그러니까 서있다 걷는다 뛴다 앉아있다 만 같게 하고

나머지 형태는 늘상 습관처럼 그리는

간단하게 사람 그리기를 해보자는 말이죠.

 

도로 위 또는 골목에 세워진 자동차를

하나부터 열까지 디테일한 묘사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 알잖아요.

결국 매몰 되고 포기할 거라는 걸요.

 

세단형 SUV 트럭 버스 등

종류만 다르게 평소에 간단하게 그리는 연습을 해 두세요.

그래서 습관된 자신만의 자동차 그림 치트키를 그때그때 쓱쓱 그려도

완성된 내 그림은 아주 훌륭하다는 건 해본 사람만이 압니다.

많이 봤잖아요!!

잘 그리는 사람들이 그린 그림 속의 자동차!

맞죠? 제 말이?

 

특히 나무와 숲

이걸 잎사귀와 나뭇가지의 각도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그려야 한다고

고집부리는 사람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지만

나무를 표현하는 자신만의 간단한 형태를 갖고 있다면

그걸 치트키로 과감히 써보세요.

~~!!~~ 디테일에 숨어 있던 악마에게

한 주먹 펀치를 날린 겁니다.

 

이쯤 되면 솔~ ~ 뭔가가 떠오르죠?

어디선가 본 것 같죠?

자꾸 스쳐 가죠?

아주 쉽게 사람, 자동차, 나무 그리는 방법 !!

 

여러분 그러니까...

'이기주의 스케치' 채널의 이전 영상에서

저 만의 치트키를 이미 다 보여 드렸습니다.

아낌 없이... 그것도 아주 친절하게요 ^^

여러분! 가져다 쓰세요~

여러분 가져다가 여러분의 치트키로 만들어 쓰세요~

못 봤다고요~ ㅠㅜ

정말요? , 정말?

 

*아주 아주 고약한 디테일에 빠지지 않고

순조롭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

두 번째,

똑같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세요.

 

그림에 대해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이상한 기준을 배워왔습니다.

똑같아야지...

... 아주 똑같은데...

어 이건 안 닮았잖아...

 

사실 똑같이 그린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인건 맞을 수도 있지만

완성된 그림에서 그 어떤 매력이라던지

작가의 아우라를 찾는 것은 아주 희박합니다.

 

사진기의 발명으로 똑같이 그린 그림이 더 이상 매력이 아닌

그런 시대를 이미 오래 전부터 살고 있잖아요?

인상주의 화풍이 생긴 것도 이쯤인데

사진이 보여주지 못하는 작가의 눈에 비쳐진

그만의 감성과 아우라를 탑재하는 화풍이

그렇게 사람들에게 퍼져나갔고

 

이것은 지금의 다양하다 못해

참 이해할 수 없는 화풍까지 만들어냈다고 생각해보면

아유~ 뭐 좀 합리적이지 않습니까?

 

어떤 풍경과 사물을 그려야 한다면

하나하나 그 사물의 형태에 매몰되지 말고

그 때의 그 상황을 통째로 이미지화 해 보세요.

그려야 할 아파트의 수많은 창문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그리면서

고약한 악마를 만나지 말고요.

그냥 통째로 창문이 많이 있구나 정도의 퉁친 이미지로 그려보자는 겁니다.

오히려 그 아파트와 함께

그때의 그 어떤 감정과 어떤 상황을 전체의 이미지 퉁친 이미지로

최대한 담는 것이 중요하지

똑같다는 요소는 아주 아주 하찮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나중에 이 그림을 보면서

아파트 창문이 정말 똑같다는 둥

그 아파트의 높이가 어쨌다는 둥

이렇게 아파트를 바라보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아주 고약한 디테일에 빠지지 않고

순조롭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

세 번째,

악마의 또 다른 이름 지우개

 

이 무슨 말인가?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지우개 만큼 천사가 따로 없을 텐데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실수한 선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쓱~ 지워 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스마트폰의 백버튼 만큼이나 훌륭한 솔루션인데

이건 괴변 아닌가?

지우개는 참 많이 억울하겠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지우개로 지운다고 그 다음은 잘 그려졌던가요?

혹시 지우개를 믿고

아주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지워내고 지워냈던 기억

그러다 보면 점점 난 욕심을 내면서 디테일에 빠져드는 경우.

 

그렇게 반복했지만

사실 거기서 거기라는 결과를 얻었던 일들을

우리는 다 경험하지 않았나요?

 

지우개가 없었으면 좀 아쉬워도

다음 선으로 해결을 보았던지...

애써 무시하고 더 중요한 다음 것에 신경을 썼을 터이지만

이 놈의 지우개는 내 그림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게 했으니

이 놈이 악마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또 하나의 역설!!!

지우지 않은 선들이 오히려 완성된 그림을

디테일 한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지우개를 두지 않으면

오히려 보조선과 가이드선을 많이 긋게 되고요.

첫 번째 선에 힘을 빼고 그으면서

정확한 선을 찾아가죠.

 

그걸 아세요?

실수한 선이 다음 선을 안전하게 인도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놔두세요.

그렇게 몇 개의 실수한 선은

마지막 선의 길을 만들어 준다니까요.

그렇게 놔둔 선들이

결국 뭔가 되게 꽉 찬 디테일을 만드니

참 이거 역설이지요!!!

 

물론 지우개 무용론은 아닙니다.

아무리 그래도 지우개, 저도 잘 씁니다.

그것도 있으면 안심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어떤 분이) 제가 디테일을 버리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고 이야기하면서도

자기는, 저는 디테일한 그림을 그린다고 핀잔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그린 이 그림

어떻게 보셨어요?

디테일한가요?

그런데 그리는 과정을 다 보여 드렸습니다.

자동차, 건물, 나무, , 강까지.

그 어떤 곳에도 여러분은 제가

디테일하게, 꼼꼼히 그린 부분을 찾아 볼 수 없을 겁니다.

그냥 쓱쓱~ 제 습관화된 형태를 각종의 치트키로 그렸을 뿐이지요.

 

거기다가 큰 형태의 아웃라인만 비슷할 뿐

가만히 보면 똑같은 것 1도 없는 데도

어디 크게 티나지않게 비슷하지요? (자랑?)

 

 

*마지막으로

지우개는 커녕,

만년필로 밑스케치 없이 바로 그린 것도 보셨을겁니다.

, 좀 실수해도

그 실수한 선으로도

대세에 큰 지장이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

만년필로 그릴 수 있는 거죠, 아주 과감하게.

 

그러다가 몇 번 어긋난 선과 삐져나간 선

그리고 대충 그은 몇 개의 보조 선들과 점들이

역설적으로 좀 더 그림을 디테일한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여러분 악마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아주 완벽한 그림쟁이가 되었을 때

나중에 나중에 그 때는 디테일을 챙겨 보기로 하고요

지금은 제발 여러분,

버리세요 !!

? 버리세요.

~리세요.

?

? 이세요?

 

--

!!! 이 그림은 지난 봄에 그렸던

파주 프로방스 마을에서 본 한강을

늦여름에 같은 뷰에서 그린 그림입니다.

사계절의 내 마음속 핫플레이스를 그리는 것도 꽤 의미 있고 매력있죠.

 

늦가을 또 겨울에 이 풍경은

어떤 그림 언어로 그려질까요?

저도 기대가 됩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