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7. 조울증 엄마를 돌보기엔...

Buddhastudy 2023. 10. 30. 20:14

 

 

 

조울증 엄마를 옆에서 계속 돌보기엔 힘들고

강제 입원을 시키기에는 죄책감이 듭니다.

엄마가 조울증이 심해질 때마다 다시 원망하게 되고

엄마가 상태가 호전되면

질병을 이해 못하고 원망했던 제 자신을 자책하게 됩니다.

엄마까지 입원하면 외동인 저는

이제 진짜 세상에 혼자 남겨진다는 생각에

너무 외로운 마음이 듭니다.//

 

 

 

 

몇 살이에요?

30살인데 뭐 고아예요?

부모 죽으면 30살 또 고아라 그럴까? 고아라 안 그럴까?

그래 근데 뭐가 외로워?

외로우면 시집 가면 되지.

 

그 외롭다는 말은 시집가고 싶다, 이 얘기예요.

엄마하고 아무 관계가 없어.

 

그러니까 미성년자일 때는 보호자가 필요하니까

부모가 없으면 고아다, 이런 말을 쓰지

성년이 됐으면 고아라는 말을 안 써요.

부모가 죽어도 과아가 아니에요.

 

성년이 됐다는 건 자립하는 거예요.

제비 새끼 보세요.

어릴 땐 어미가 먹여 주지만

날개가 달리고 다 크면 날아가지

그 뒤에 부모가 따라다니면서 돌보거나

새끼가 부모 따라다니거나

그런 게 없잖아요.

 

그 저기 미물인 제비도, 참새도 다 그렇게 사는데

그보다 훨씬 발달했다는 사람이 못 살면 어떡해?

그건 다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다.

 

그러니까 어머니도 자기가 돌볼 수 있으면 돌보고

못 돌보면 병원에 입원시키는 게 맞아요.

그건 뭐 가슴 아파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

 

자기가 의사도 아닌데 의사가 돌봐야 할 일을 하니까

힘이 붙이니까 원망을 했다가

또 괜찮으면 또 후회를 했다가 이러거든요.

 

어머니가 이렇게 조현병이니까

발작을 하면 바로 입원을 시키고

또 괜찮으면 또 같이 살고

또 발작을 하면 바로 입원을 시키고 그러면 돼요.

아예 요양원에 모셔도 괜찮고.

그건 자기 책임은 아니에요.

 

옛날에는 아들이 다섯 7명이 되고, 사회보장제도가 없기 때문에

부모를 모시는 건 자식 책임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식이 부모를 책임질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애를 하나 낳거나

그런데 둘이 결혼하면 어때요?

부부가 부모 네 사람을 책임져야 하잖아.

어떻게 그게 책임이 져져요? 안 되지.

 

그러니까 이것은 사회보장 제도로, 사회적 책임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자녀가 책임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지금 효니 뭐니 하는 거

그거는 자녀가 7~8명 있는

그리고 사회보장제도가 없는 시대의 윤리고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이거야.

할 수가 없는데

그걸 자꾸 죄의식을 갖는 거는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능히 할 수 있는데 안 하면 조금 문제라고 하지만은

결혼도 안 했고, 혼자서, 그 조현병 있는 부모를 내가 모신다?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거야.

그럼 자기가 결혼도 못 하고

그런 부모 모시고 있는데 누가, 남자가 결혼하려고 그러겠어?

결혼도 못 하고, 경제력도 감당 못 하고 그래요.

 

그러니까 병원에 아예 요양원에 모시든지

아니면 병나면 바로, 딱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증상을 몇 번 겪어 보면 어떤 말하거나 어떤 행동하면 증상이 있다는 거 알잖아요.

그렇죠?

그럼, 바로 병원에 입원하고

진정이 되면 집에 모셔 오고.

이렇게 딱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모시고

우선 이렇게 하고

그게 너무 잦으면, 왔다 갔다 하기 힘든다 하면

바로 병원에 장기간 모시고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그렇게 하는 게 자기 마음에 자꾸 죄의식이 들고 힘든다.

내가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내가 모시는 게 낫다.

그건 제 부모를 위해서 한다기 보다

내가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럴 땐 부모를 위해서 한다 이 생각하지 말고

부모 없으면

내가 아직 어려서 고아니까 그래도 아픈 부모라도 같이 있는 게

내가 어린애니까 낫다

이러면 이제 부모를 모시면 돼요.

 

그걸 부모를 위해서 한다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이거는 내가 외로워서 한다.

관점을 이렇게 잡아야 원망하는 마음이 안 생긴다.

 

그러니까 모시게 되면

나를 위해서 모신다고 해야 원망이 안 생기고

또 병원에 모시게 되면

내가 모셔야 하는데 병원에 모신다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다 성인이고 각자의 삶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무리해서 효를 하겠다 하는 건 좋은 게 아니에요.

각자 인생은 다 자신이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형편이 되면 돕는 건 좋지만, 무리하는 거는 좋은 게 아니다.

 

...

 

부모는 다 그래요.

힘들게 키운 건 맞아요, 힘들게 키운 건 맞아.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제 이게 보상 심리죠.

 

자꾸 그러면 자기도 기분 나쁘면 나오는 거예요. 말이

누가 낳으라 그랬나? 누가 키우라 그랬나? 지 좋아서 낳아놓고 왜 나한테 원망이야?”

이렇게까지, 자꾸 그런 소리 하면 자식한테 이제 그런 소리 듣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그런 말은 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내가 너를 얼마나 키우는데 고생했냐?” 이런 말 하면 그냥

감사합니다.”

이렇게 그냥 간단하게 받아들이고

그래도 제가 지금 엄마를 모실 형편이 못 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가볍게 그냥 넘어가는 게 좋아요.

 

...

 

명절에 혼자 배 깔고 엎드려서

잠자거나 뭐 테레비 보거나

저하고 관계되는 명절마다 명상하거든요.

우리는 명절마다 45일씩 명상하니까

명절에 명상하면 좋지.

엄마도 없겠다. 혼자서 명상하면 좋죠.

 

명절이 뭐가 문제에요?

우리는 설에도 명상하고, 추석 때도 명상하고 이러거든요.

명절에 부모님이 계시면 부모님 낳아놓고 명상한다고 그러면 욕 얻어먹는데

엄마도 안 계시고

아이고, 명상하기 좋다.” 이러면서 명상하면 좋지.

 

명상하기 싫으면 여행을 가든지

해외여행을 가든지 가면 되고

돈 없으면 명상하는 게 제일이에요, 돈도 안 들고.

 

...

 

자기는 지금 모순이잖아.

자기는 엄마를 책임지려 하는, 환자를 책임지려 하는

무모한 과잉 책임을 지는 그런 입장을 함과 동시에 또 정반대로

엄마 없으면 나는 어떻게 살지? 하는 또 어린애 같은

이런 이중적인, 모순된 이중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것이 본인이 지금 힘드는 거예요.

 

엄마 없이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는 마음과

그다음에 내가 할 수 없는 거를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자기를 알아서

어머니 죄송합니다. 제가 해 드리면 좋지만

이건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어머니가 싫어서, 미워서가 아니라..”

내 영향을 알고, 내 영향에 맞게끔 인생을 살아야지.

 

옛날에 그런 말 있잖아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가랑이 찢어진다.

 

제가 지금 나이가 70인데

어떤 20대가 100m 달리기를 10초 만에 뛰었다고

내가 지금 연습해서, 100m 달리기 나도 10초 만에 한 번 뛰어봐야지

이러면 이거는 욕심이잖아요. 그죠?

 

될 수가 없는 일을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조현병 환자를 자녀랑 한다고

그게 무슨 해결책이 있는 게 아니에요.

약을 먹고 안정을 취하는 길밖에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막기 위해서는 격리할 수밖에 없다.

발병하면 바로 격리를 해줘야 해요.

 

나는 내 엄마니까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하지만

그 피해를 입는 다른 사람은 얼마나 무섭겠어요?

이것은 세상을 위해서 내 엄마만 보지 말고

세상을 위해서, 이런 발병을 할 때는 재빨리 격리를 지켜줘야 한다.

 

그걸 뭐 엄마인데 어떻게 병원에 보내

이런 생각하면 안 돼요.

관점을 그렇게 가지자.

 

어른이 될 것,

어린애 같은 생각하지 말고 어른이 될 것

그러나 자기 역량에 넘는 걸 책임지려는 거는

현실적으로 될 수도 없고

두 번째는 자기 인생을 망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