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 애인이 양다리를 걸쳐서 너무 괴롭습니다. (2023.10.22.)

Buddhastudy 2023. 12. 26. 19:33

 

 

마음 상처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괴롭습니다.

어떻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뭐가 괴롭다는 거예요?

무상 같은 불교 용어를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뭐가 괴롭다는 거예요?

 

어떻게 배신했어요?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만 만나야 돼요?

다른 사람을 만날 권리가 있어요?

 

질문자가 그렇다는 건 알겠어요.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이 사람을 좋아했다가 저 사람을 좋아했다가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없어요?

 

예를 들어

제가 집 앞에 있는 가게에 10년을 다녔어요.

그런데 동네에 새로운 슈퍼마켓이 생겼어요.

새로운 슈퍼마켓에 가니까 물건이 값도 싸고 품질이 더 좋아요.

그래서 새로운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샀어요.

그러면 이것은 배신이에요, 소비자의 권리예요?

 

그러나 단골 가게의 주인이 볼 때는 어떻겠어요?

 

단골 가게의 주인은

어떻게 10년이나 단골이었던 사람이 물건 조금 싸다고 다른 가게로 갈 수 있나하고 생각할 수가 있겠죠.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권리에 해당합니다.

 

또 하나 예를 들어 볼게요.

어떤 절에 열심히 다니던 신도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교회에 갔어요.

교회에서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고 좋아해요.

교회입장에서는 모두가 좋아할 일입니다.

이 경우는 이 사람이 불교를 배신한 거예요, 종교의 자유예요?

 

다시 질문해 볼게요.

질문자의 남자친구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어요? 배신을 한 거예요?

 

요즘 세상은 결혼을 했어도 다른 이성을 만나도 되는 시대예요.

질문자는 너무 옛날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요.

100년 전에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내가 싫다고 해요.

그래도 나는 좋다고 하면, 옛날에는 이것을 사랑이라고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성추행이 됩니다.

심지어 계속 따라다니면 스토커로 규정되어 법적 제재를 받게 됩니다.

시대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배신이라는 것은 본래 없습니다.

서로 좋아하다가 한 사람이 싫어진 거예요.

사람의 마음은 좋았다가 싫었다가를 반복하는 겁니다.

이것이 제행무상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몸은 부정하다’, ‘느낌은 괴로움이다’,

마음은 무상하다’, ‘법은 무아이다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은 무상하기 때문에 믿을 것이 못 됩니다.

마음이란 늘 이랬다 저랬다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 속담에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

이런 말이 있어요.

마음은 늘 바뀌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면 배신이라 할 것이 없어요.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면 자기만 불쌍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당신 만나서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면 질문자만 초라해집니다.

남자한테 차인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잖아요.

왜 자기를 불쌍하게 만듭니까?

 

그동안 당신하고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이렇게 생각해야 질문자가 건강해집니다.

나는 존엄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도 나를 괴롭힐 수 없어요.

이런 자긍심이 있어야지요.

그런 남자 하나 때문에 자기를 불쌍하게 만들면 안 됩니다.

 

부처님의 법은

우리를 괴로움의 늪으로부터 빠져나와서

괴로움이 없는 세계로 이끌어 줍니다.

 

여러분들이 한국에 와서 생활하다 보면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불법을 공부하면

여러분들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 대부분이 한국에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왔지만

그 돈에 계속 끌려가면 늘 헐떡거리다가 죽게 됩니다.

조금 더 자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기를 존중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해서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오늘은 점심식사도 간단하게 준비했으니까 맛있게 드시고 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곳을 찾아주신 큰스님들께

감사의 인사로 박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