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식/화엄일승법계도(법성게)

윤홍식의 화엄일승법계도 7. 무량원겁즉일념 일념즉시무량겁

Buddhastudy 2017. 2. 2. 20:13



반대로 시간은 어떨까요? 이름도 [몰라], 성도 [몰라]하는 상태에서는 시간이 안 느껴지는데, 마음이 하나 초점이 딱 현상계에서 내 에고가 생기면 어떻게 되나요? 좀 전이 느껴지고, 올 시간이 느껴지고, 지금 이 찰나도 순간순간도 불확실해요. 어느 시점을 현재라고 할까요?

 

과거현재미래가 서로 인과관계 속에서만 딱 펼쳐져요. 나타나면 세트로 나타나요. 과거만 존재할 수가 없어요. 탁 여러분의 에고의 세계로 들어오는 순간 지금 언저리를 현재라고 하고, 그 전을 과거라고 하고, 이 현재도 어디까지가 현재인지 모호해요.

 

그냥 과거미래 사이에 낀 걸 현재라고 느끼고 계시지, 사실 순간순간의 그 지금 이 순간은요, 시공이 붙지도 않아요. 그 자리에서는. 그러니까 우리가 한 찰나 할 때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한 찰나 했을 때 시공을 초월한 찰나를 얘기할 수도 있고요, 지금 이 순간, 보통 명상가들이 얘기하는, 아니면 짧은 순간의 찰라는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한 찰나라고 했을 때요, 그런데 아무리 짧은 순간도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겠죠. 연계 속에서 존재합니다. 한 덩어리에요. 좀 어려우실 수 도 있는데요, 그 얘기를 지금 바로 들어갑니다.

 

공간속에 전체 공간이 결국 한 덩어리라고 얘기했으면 보십시오. 무량원겁, 셀 수 없는 먼 시간이 사실 한 찰나에 불과하다. 일념, 그러면 한 순간이에요. 방금 말씀드렸지만 이 찰나가 참나의 세계를 말할 수 있고요, 지금 이 순간의 찰나를 말할 수도 있고, 그냥 짧은 시간을 말할 수도 있어요. 여기서는 짧은 시간이라고 보세요. 아주 짧은 시간도 보십시오. 지금 여러분 한 찰나, 지금 제 얘기 듣는 한 찰나 생각해 보십시오. 그 찰라는 과거가 없다면 존재할 수 있나요? 아까 공간이랑 똑같아요. 미래가 없다면 존재할 수 있나요?

 

과거와 미래 사이에 그냥 낀 거 아닙니까? 그래서 한 찰나의 무량겁이 다 들어있다는 겁니다. 무량한 과거의 결과가 지금 이 순간이고요, 이 순간을 무량한 미래의 씨앗이에요. 한 인과로 존재하는 겁니다. 그래서 일념즉지무량겁. 한 생각에 무량겁이 들어있다는. 이해되십니까? 여기까지 아시겠죠?

 

이거랑 약간 다른 얘기지만, 제가 하는 얘기도 적어둔 얘끼도 아시라는 겁니다. 시간이니 공간이니 자체가 다 선험적 자아에서 나왔다. 내 마음에서는요.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게 아닙니다. 불교의 세계관, 내 마음에서는 그렇다는 겁니다. 객관적인 시간이 중요치 않죠. 내 마음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뭐로 인해서 존재합니까? 알아차리는 자, 참나 때문에 시공이 느껴진다는 얘깁니다. 나 때문에 남이 있다는 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저를 만드신 건 아니지만 지금 보이시는 저는요, 여러분 마음속에 알아차리는 자가 있어서 펼쳐지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이해되십니까? 거의 불교학개론인데요, 불교의 세계관을 한번 이해하시라고요. 이렇게 보는 세계관도 맞아요. 왜냐하면 과학적인 세계관보다 더 리얼한 세계관이에요. 여러분 마음에서 실제 펼쳐지는 건 불교적인 이 세계관이에요.

 

이걸 가지고 우리가 추측을 해서 객관세계를 세계를 추측해 내는 겁니다. 어느 누구도 아인슈타인도 호킹도 사실은 자기 마음밖에 못 보고 살아요. 이걸 가지고 남들도 다 비슷한걸 보는 거 같으니까, 대략 그렇다 라고 얘기하는 거지, 사실 우리는 자기가 보는 거 밖에 못 봐요 죽을 때까지.

 

죽을 때가 아니라 영원히요. 수많은 윤회를 한다고 해도 여러분은 여러분 마음만 보고 사시는 겁니다. 이해되세요? 우리가 대화를 많이 나누는 거 같아도 공허할 때 있죠? "나 누구랑 얘기하니?” 하는. “쟤는 내 얘기 알아들었을까?” 내 느낌 내 이런 생각. 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요?

 

지금 제가 아무리 개념을 멋지게 설명해 드려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경험을 통해서 느끼시는 선험적 자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게 꼭 제가 말할 때 그걸까요? 그렇죠. 여러분의 경험 속에서 여러분의 마음속에서만 해석됩니다. 그런 줄 아는 거예요. 우리가. 그래도 대충 맞아 돌아가려니 하고. 이해되십니까? 그걸 얘기하는 겁니다. 무량원급즉일념. 자 여기까지 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