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8)

잘난 '직장인'이 되려면 [나르시시즘, 결단력, 팀워크]

Buddhastudy 2019. 3. 7. 19:51


쟤는 왜 그 일을 혼자서 처리하려고 하는 거야?

우리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일 하나 성공했다고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

 

요즘같이 팀워크가 중요한 세상에

저렇게 지 잘난 맛에 사는 애가 얼마나 오래 가겠니?

 

이 대화는 내가 오늘 하루 동안 회사에서 들은

너를 향한 팀원들의 비난의 극히 일부를 글로 옮긴 거란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너가 그렇게 밉지 않아.

하지만 팀원들을 이끌고 있는 팀장으로서

그리고 조금이라도 실패를 많이 겪어본 사람으로서

너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먼저, 조금 의외의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절대 주위사람들의 말에 휘둘려

쉽게 너의 나르시시즘을 잃어버리지 말았으면 해.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이자 경영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

다양한 실험과 자료를 통해 나르시시스트들의 특징을 정리했는데

 

그들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토대로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엄청나게 빠른 승진과 성장 속도를 보이거나

정치관련 직종에서 두각을 보여 높은 자리에 당선되는 경우가 매우 높다고 해.

 

특히 실무진들 중에 이런 나르시시스트들이 일부 섞여있는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빠른 결단력과 높은 실적을 보인다고 해.

 

자신에 대한 강한 확신을 토대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너의 능력은

분명 너 자신에게도 집단에서도 굉장한 도움이 될 거야.

 

두 번째로 하고 싶은 얘기는 이와 정반대로

특정 상황에서는 나르시시즘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내가 말하는 특정 상황이란 단 2가지 경우인데,

바로 결정할 때와 실패를 경험했을 때야.

 

아까 얘기해준 애덤 그랜트의 자료에는 사실 반전이 있어.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정치인이나 임원이 될 수 있지만

역으로 그 사람들이 임원이 되는 순간

오히려 집단의 생산성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왜냐하면 임원과 정치인 같은 사람들은 결정권자이기 때문이지.

 

무언가를 결정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다각도로 방법을 검증해보는 시도도 필요한데

결정권자가 나르시시즘에 빠져 멋대로 선택을 해버리니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할 마음이 나겠니?

 

또한 무서운 이야기지만

스스로의 단점을 스스로 파악하기는 절대 쉽지 않아.

 

실패를 경험했다면

그것에서 배움으로써 다음 실패에 대비해야 하는데

지나친 자기 확신에 빠지다보면

그런 소중한 기회를 모두 놓쳐버리고

다시금 그 실패가 왔을 때, 처참히 무너져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물론 평생 가지고 있던 나르시시즘을

그렇게 한 순간에 포기하는 건 쉽지 않지.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한 가지 방법은

실패 이력서를 작성해보는 거야.

 

장점과 성공적인 경력을 담은 이력서 말고

언제 큰 실패와 실수를 했는지를 정리해서 이력서처럼 차분하게 써보는 거지.

 

이렇게 실패를 스스로 꺼내보는 시도를 하면

스스로가 완벽하지는 않은 존재라는 불편한 진실에 눈뜨게 되지만

오히려 이는 너에게 배움과 성찰의 기회를 줄 거야.

 

꼭 명심했으면 좋겠어.

애덤 그랜트가 몇 년 간의 조사 끝에 찾아낸

가장 생산성이 높고 신뢰받는 사람들은

 

자기 확신 가득한 나르시시스트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도 아닌

 

자신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반성과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겸손한 나르시시스트라는 걸.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자기애(self-love)나 자아도취를 뜻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된 말로,

외모나 능력 등을 들어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여기는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