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11장 <늙음>
150.
뼈들로 만들어지고
살과 피로 발라진 성채
그곳에 늙음과 죽음, 그리고
자만과 위선이 들어있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자나빠다깔야니 공주는
부처님의 양어머니이자 이모였던 고따미의 며느리였는데
그녀는 아주 아름다웠기 때문에
‘용모가 아름다운’이라는 뜻의 ‘루빠난다’라고도 불렀다.
그녀는 부처님의 이복동생인 난다와 결혼했었지만
난다가 결혼 당일에 부처님을 따라가 출가를 했기 때문에
그녀는 홀로 지내게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의 큰 오빠는 천하를 통치하는 전륜성왕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 영광을 다 버리고 출가하여 부처님이 되셨다.
그의 아들 라후라와 내 남편 난다 왕자도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도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었으니
이제는 나 홀로 여기 남아있구나”
그래서 그녀는 비구니 사원에 가서 출가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외로움을 느껴서 가족과 친지를 따라 출가했기 때문에
그녀에겐 아직 신심이 있지는 않았다.
루빠난다는 부처님께서
물질(몸)은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가 없다고 가르치신다는 것을
다른 비구니들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부처님께서 만약 그녀를 보신다면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말씀을 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처님과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그러나 다른 비구들이 사원에 다녀올 때마다
부처님에 대해 계속해서 찬탄을 하자
루빠난다는 부처님의 법문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여러 비구니들이 사원에 갈 때 같이 가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보시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가시는 가시로서만 빼낼 수 있다.
루빠난다는 자신의 몸에 집착하고 자신의 아름다움에 자만심이 크다.
그러니 더 아름다운 여인들을 보여주어서 그녀의 교만과 집착을 끊어야겠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열여섯 살 정도의 아주 아름다운 소녀의 형상을 만들어
부처님 근처에 앉아 부채질을 하도록 하였다.
이 젊고 아름다운 소녀의 형상은 오직 루빠난다와 부처님에게만 보였다.
루빠난다는 그 소녀의 아름다움에 탄복하다가
아름답고 하얀 백조와 같은 그 소녀에 비교하면
자신은 마치 늙고 못생긴 까마귀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루빠난다는 그 소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보고 있었는데
그 소녀가 점점 자라더니 성숙한 여인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 여인의 모습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중년의 여인으로 변했고
매 순간 늙어가면서 노년의 여인으로 변해갔다.
루빠난다는 새로운 형상들이 생기자
그 이전의 형상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육체의 끊임없는 변화와 노화가 계속해서 진행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사이에 부처님 근처에 있던 그 형상은
늙고 병들어 몸도 가누지 못해 자신의 배설물 위에서 뒹굴더니
마침내 죽어 버렸다.
그 죽은 몸은 부패하여 아홉 개의 구멍에서 고름과 구더기가 나왔고
까마귀와 독수리가 그 시신에게 달려들었다.
이 모든 것을 관찰한 루빠난다는
’이 젊은 소녀는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늙고 병들고 죽었다.
이와 같이 내 몸도 늙고 병들고 죽겠구나‘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녀는 몸의 구성요소의 참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루빠난다의 마음이 여기에 이르렀을 때
부처님께서는 존재의 무상함과 괴로움, 그리고 실체 없음을 설법하셨고
루빠난다는 높은 수행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뼈들로 만들어지고
살과 피로 발라진 성채
그곳에 늙음과 죽음, 그리고
자만과 위선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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