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에서 주인공에게 맡기라는 말씀을 들었는데요.
그러면 그 주인공은 제 몸 속에 있는 것인지
우주에 다, 허공 법계에 꽉 찬 것인지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주인공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그러면 염불이나 기도는, 주인공에 맡길 경우 꼭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여쭤봅니다.//
사람은 뭐,
문이 여기도 많죠.
염불을 해서 가는 문이 있고
경을 읽어서 가는 문이 있고
선(禪)을 해서 가는 문이 있고
여러 가지의 문이, 이 문 저 문이 많죠.
그러나 문밖에 나가면 그저 다른 문이 아니죠.
이 주인공(主人空)이, 이 마음 자체가
내놓을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고
빛깔도 없습니다.
이 허공도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허공이 있다는 것은 아시죠?
그렇다면 그와 같은 겁니다.
지금 댁이
말을 하는 것도 주인공이 없으면 말을 못해요.
그걸로 입증할 수 있죠.
그러니 자기가 자기를 다스리면서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를 믿어라, 이겁니다.
그게 자성(自性)이죠.
자성(自性)이 모두, 이 자성불(自性佛)이 전부 공해서
하나로 돌아가니까 주인공이에요, 그래서.
고정된 게 하나도 없이 돌아가니까.
그렇게 붙잡을 것도 없으면서
여전히 말을 하게 하고
여전히 움죽거리게 하고
여전히 이 생각 저 생각 나게 하고
이것 저것 보게 하고
이것 저것 듣게 하고
다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입증이 안됩니까?
(그런데 저는 기도를 한다 그랬을 때요
‘부처님이시여’ 아침에 일어나서 ‘거룩하신 법신불이시여’ 이렇게 기도를 하거든요.
그런데 주인공에게는
‘주인공,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식인데
‘주인공이시여 어떻게 해주십시오’ 이런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기도할 때
‘거룩하신 법신불이시여, 어떻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할 때가 좀 있거든요.)
그거는 바깥으로…, 이건 기복입니다.
그렇게 해서 항상 ‘해주십시오’ 한다면 노예 생활에 불과합니다.
안 그렇겠습니까?
“하나님 아버지시여!
나를 이렇게 해주고 이렇게 해주시고 죄를 사해 주시고 ”
아무리 해도,
자기가 해놓은 일은 우주 법계에서 알고 있는 이상
아무리 말을 해도
공덕은 하나도 돌아가지 않고
실천은 하나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길을 걸어가다가 엎드러지면
이 땅을 짚고 일어나는 법이 있죠.
딴 데를 짚고 일어나는 법 없죠.
거기서 나오는 거라면 거기서 해결을 하겠지,
딴 데서 해결을 해주고 뺏어가고 하는 게 없습니다.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부터 알아야죠.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말입니다.
어디서 왔는지 알면 어디로 갈 것도 알 것 아닙니까?
어디로 갈 것인지 아는 사람이
지금 현실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것 아닙니까?
그러니 모든 것을 우리가...,
‘법신이시여, 나를 이렇게 잘 되게 해주시오.’
그거는 천부당만부당한 소립니다.
하나도, 이익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모든 것은 ‘해주십시오’가 아니라
바깥으로 그러고 하는 게 아니라
수억 겁 광년으로부터 쫓고 쫓기면서 진화를 시켜온
그 장본인이 바로 자기니까
자기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니까
그러니까 모든 것이 얼마나 경험이 많고 얼마나 그렇겠어요.
그러니까 안에다
모든 것을 맡겨놓고 거기서 만이
생사도 거기에 있고
일체 만법을 응용하는 것도 거기에 있고
내가 말하는 것도 거기에서 나오는 거고
사는 것도 거기에서 나오는 거고
나는 몸뚱이를 가지고 (있는)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모든 것은
돈도 있다면 (나는) 관리인이지 내 것이 아니다, 주인 것이지.
모든 걸 주인에게 일임시키고
‘거기서만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지
‘해주시오’가 아니에요.
‘해주시오’는 벌써 둘로 보고 비는 게 되죠.
그러나 ‘할 수 있다, 너는 할 수 있다’ 하는 거는
바로 직접 들어가는 행(行)입니다.
실천이고요.
이거를 보고서 만약에
이 물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보니까 물이야.
그런데 집어 먹을 수 없고 집어 줄 수 없다면
그건 보고 듣고 한 것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아무 소용이 없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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