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남자 400m 계주 경기를 구경하던 이들은
낯선 광경을 목도했습니다.
바로 무릎 아래에 구부러진 의족을 단 선수가
장애가 없는 선수들과 함께 트랙을 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 아래가 없었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그는 이 대회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표로 출전해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다리가 없는 피스토리우스가
빨리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의족 ‘플랙스 풋 치타’ 덕분이었습니다.
이름처럼, 순간적으로 시속 110km 달하는 속도를 내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 치타의 발을 본 뜬 의족입니다.
걷는 역할의 최전선은 바로 발입니다.
동물들의 발은 각자 생존에 적합하게 진화되었고
사람들은 이런 동물의 발에서
‘플랙스 풋 치타’ 사례와 같은 아이디어를 얻곤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오리발입니다.
물을 가르기 쉬운 넓적한 형태에
발가락 사이사이 물갈퀴가 있는 오리발은
잠수부들이 좀 더 쉽게 유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훌륭한 보조 장치입니다.
벽타기 선수인 도마뱀붙이의 발은 어떨까요?
도마뱀붙이의 발에 있는 수백만 개의 미세한 강모는
표면적을 극대화시켜 미끄러짐을 방지합니다.
덕분에 특별한 끈끈이 없이도 뛰어난 흡착력으로
벽이나 유리창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이 발바닥 구조를 활용해
테이프 같은 접착 용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미핥기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발로
땅을 파서 몰려나오는 개미들을 잡아먹습니다.
독일의 한 굴착기 회사는 개미핥기의 발 구조를 연구해
효과적으로 땅을 팔 수 있는 굴착기 삽 특허를 냈습니다.
그 밖에도 빠른 속력을 내기에 적합한 말의 발굽이나
엄청난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
발바닥으로 하중을 분산시키는 코끼리처럼
동물들의 발과 다리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진화되었습니다.
그럼 인간의 발은 어떤가요?
빠르게 뛸 수도, 벽에 달라붙을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연약해서 쉽게 상처가 나기도 합니다.
인간은 동물과 대비해 발의 진화에 실패한 것일까요?
인간의 발은 지구력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두 발에는 몸 전체를 이루는 뼈의 1/4에 달하는
52개의 뼈와 인대들이 모여 섬세한 아치 구조를 이룹니다.
이런 구조는 오랫동안 지속해서
지면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인간은 걷기 위한 발을 가지도록 진화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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