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고2 남학생이거든요 그런데 부모인 남편이랑 저를 싫어하는 거 같아요. 대화하는 걸 싫어하고 방 안에서 게임하고 뭐 이런 것을 좋아하거든요. 어릴 때 아빠가 굉장히 무섭게 키웠어요, 무섭게 하고 좀 독단적으로 생각하면서 애한테 말할 때 생각을 하기 전에 뭔가 마땅찮은 게 보이면 소리부터 지르고 했거든요 그래서 아들이 어릴 때부터 지가 생각나는 3~4살 시점부터는 옆에서 내가 봐도 '아, 좀 억압이 돼서 크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선지 아들이 지금 저희들한테 뭔가 힘든 일이 있구나 싶은데도 말을 안 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뭔가 좀 힘든 것 같은데 대화를 안 해주니까 그 속내를 알 수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들의 마음을 좀 알고 싶고 얘기라도 들어주고 싶습니다.//
답답한 것은 아들이 답답하지 왜 자기가 답답하노? 그러니까 그런 생각 자체가 벌써 얼마나 잘못됐느냐. 그러니까 말 못하는 아들이 답답해야지, 왜 자기가 답답해? 자기도 알아야 된다, 이거 아니야. 자기가 다 알아야 된다. 이거야. 그러니까 아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든, 말 하는 게 힘들든, 말 안 하는 게 힘들든, 아들이 힘든 건 상관이 없잖아. 내가 알고 싶은 것만 관심이 있잖아. 엄마가 아니지. 그게.
엄마라면 아들이 얼마나 답답할까를 생각해야 되는데, 아들이 말을 안 해서 지금 내 답답한 거 이거 지금 생각하잖아. 남편이 착실하게 일하다가 죽어봐라. 장례식에 갔을 때, “아이고, 우리 남편이 죽어서 참 안 되었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 거의 없어요. 전부 나 붙들고 “아이고, 이제 우리 남편 죽고 나는 혼자 어떻게 살아요? 스님, 나는 혼자 어떻게 살아요, 스님,” 이래요. 지금 죽은 인간 생각하나? 살 자기 걱정하나? 이게 인간이오.
살 자기 걱정밖에 안 해. 죽은 사람도 걱정 안한다니까. 그래서 남자들 여기 몇 분 계시는데, 절대로 아내한테 잘해주면 안 돼요. 아시겠어요? 잘해주면 죽은 뒤에 자기 어떻게 살 거, 그런 걱정 밖에 안 해. 죽은 사람 걱정 하나도 안 해. 그런데 남자가 애를 많이 먹인 사람들 술 먹고 애먹이고 이런 사람들은 가면 가끔 아내가 남편 걱정하는 사람이 있어요. 원래 이 인간이 사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었기 때문에 이 인간이 죽었다 해서 내가 살 걱정할 필요 없잖아. 그죠?
그리고 무슨 걱정 하냐? “아이고, 그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술 먹는 거 잔소리 안하고 실컷 먹도록 놔둘 건데.” 이건 자기 걱정하는 거요? 죽은 사람 걱정하는 거요? 그래서 잘해줄 필요 전혀 없어. 잘해주면 아무런 여러분 죽은 뒤에 인사도 못 들어요. 원망만 하지. 왜 그렇다? 이 인간이 왜 빨리 죽었나? 좀 더 살아서 나를 도와주고 죽어야지. 이런 생각이 있어서 그래요.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했나? 인간 더럽다니까. 속심을 보면.
내가 속심을 끄집어내어 얘기하기가 민망할 때가 있어요. 너무너무 속심이 더러워서. 사랑이라고 하면서 “제가요, 편지를 2번이나 했는데, 3번이나 했는데도 편지를 한번 안 해주고요, 전화를 3번이나 했는데 답도 없고요.” 이 짓하고 있어. 이게 장사지 무슨 사랑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3번했는데 1번 밖에 안 왔다. 한 번도 안 왔다. 밑진다. 이 얘기에요. 전부 이렇게 계산하는 거요. 그러니까 숫제 장사라 그러면 괜찮은데, 사랑이라고 그래. 이름을 붙여서.
그래서 제가 책 제목을 원래 쓰려고 했던 게 뭐요? “사랑 좋아하시네.” 스님의 주례사, 그 원래는 제가 준 책 제목이 ‘사랑 좋아하시네.’ 이었어요. 너희 사랑? 그게 무슨 사랑이고? 장사지. 그래서 ‘사랑 좋아하시네.’ 이렇게 책 제목을 줬는데, 출판사에서 내가 “그렇게 해라.” 그랬더니, ‘스님의 주례사’ 이렇게 붙었어. 그래서 스님의 주례사. 이렇게 붙여놓으니까 자꾸 나보고 주례를 서 달라잖아. 원래 책 제목이 사랑 좋아하시네에요.
그다음에 ‘인생수업’ 그 책 제목을 내가 원래 준 거는 이거에요. ‘잘 물든 단풍은 봄꽃 보다 아름답다.’ 원래 이렇게 줬어요. 그것도 또 너무 길다고 어쩌구저쩌구 하다가, ‘인생수업’ 이렇게 바뀌었어요. 잘 물든 단풍이 뭐요? 늙으면, 잘 늙으면 이 말이에요. 봄꽃보다 아름답다. 청춘보다 낫다. 청춘 부러워 할 이유가 뭐가 있노? 청춘 그거 살아봤는데 뭐 그렇게 좋았나? 좋다 그러는데 나는 공부해야지, 취직해야지, 결혼해야지, 애 낳아야지, 집 사야지, 늙어 머리 허옇게 되니, 애 낳을 일이 있나? 애 키울 일이 있나? 공부할 일이 있나? 좋아요? 안 좋아요? 좋지.
아무 할 일 없잖아. 그런데 자꾸 젊은 것들 보고 부러워하니까, 늙음이 초라하지는 거요. 그러니까 늙었는데, 지금 늙음을 초라하게 생각하면 자기만 손해지. 그리고 늙었을 때는 늙은 게 좋아야지. 머리 허연 거를 검게 물들이는 거는 벌써 열등의식이잖아. 그지? 허연 게 안 좋으나? 원래 검은 거 보다 허연 게 좋다해 놓고 왜 머리는 검게 해야 돼? 이해가 안 돼. 빨리 검은 머리를 하얗게 물들여야지. 얼굴은 검게 타면 하얗게 칠한다고 난리잖아. 그런데 머리도 똑같은데 이건 또 하얀 거를 검게 한다고 난리를 피우고 그래.
그렇게 살면 이게 열등의식이야. 여러분들이 “아이고, 스님은 좋겠다.” 이러면 여러분들의 삶이 고달프다는 얘기에요. 스님이 아이고 결혼한 사람 부러우면, 승려 생활이 외롭다는 얘기요. 그러니까 이왕지 스님이 되었으면, 스님 생활이 좋아야 돼. 아무리 깨가 쏟아지는 부부를 봐도 안 부러워야 되고. 여러분들이 결혼을 이왕지 해서 살면, 비록 가끔 성질내고 살더라도 스님이 안 부러워야 돼.
“아이고, 너는 입도 한번 못 맞춰보지, 껴안아도 못해보지. 혼자 살면 뭐하노?” 이렇게 자신이 좀 있어야 되는데, 스님을 부러워하니까 그게 되겠어? 젊을 때는 젊음이 좋아야 돼. “늙어서 돈이 많든 지위가 높든, 그거 아무 필요 없다. 젊음이 최고다.” 이렇게 생각을 해야 돼. 그런데 우리는 늘 자기 거는 별거 아니고, 남의 것은 부러워하고. 그래서 시어머니가 있으면 시어머니 때문에 못 살겠다고 그러고, 없으면 부모가 없어 못 살겠다 그러고.
혼자 있으면 외로워서 못 살겠다고 그러고,
둘이 있으면 귀찮아서 못 살겠다 그러고.
얘기하다가 잊어버렸다, 질문을^^. 뭐 질문 했어요? 아들하고 소통을. 그래. 그래서 내가 얘기하는 거요. 지금. 자기 걱정하지 애 걱정하는 그게 아니다. 애를 이해 못하니 내 가슴이 답답하다. 이 말이야. 그러니까 자기가 궁금해서 애한테, 자꾸 “어이 지내노? 어이 지내노?” 이렇게 묻지 마라 이거야. 그건 자기 궁금증이잖아.
그러니까 놔 둬, 그냥. 애가 엄마한테 물으면, 언제든지 대답해주고. 뭐 달라면 해주고, 뭘 하려면 해주고, 그리고 기도를 할 때, “아이고 우리 아이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아이고 우리 아이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면 말을 안 하겠습니까?” 얼마나 말을 해도 내가 안 들어줬으면 저 아이가 아예 말을 안 하겠느냐. 이 말이오. 이렇게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을 내.
내 답답한 거 하지 말고.
그게 엄마요. 알았어요?
그러니까 엎드려 절을 하면서 교회 다녀요? 절하라 그러면 안 되니까? 안 다녀요? 으흠. 엎드려 절을 하면서
아이고, 내가 아이 말을 얼마나 안 들어줬으면
애가 말을 안 하겠노.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이렇게 참회하고.
아이고, 말 안 하는 아들이 얼마나 답답하겠노.
그러니까 벙어리하고 사는 내가 답답할까?
말 못하는 벙어리가 답답할까?
그런데 우린 대부분 다
벙어리하고 사는 내가 답답하잖아.
상대는 생각 안 해.
그래서 그렇게 기도를 하면서 아이가 대화할 때까지 기다려야 되요. 아이가 얘기하고 아이가 대화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지, 내가 자꾸 대화하도록. 그러니까 아이는 귀찮은 거요. 얘기하면 또 딴소리 하면서, 자기마음에 안 들면 또 잔소리하고, “그러면 안 된다. 너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또 그럴 거 아니야. 자기가. 어떤 얘기를 해도 “아이고, 그래, 네가 그랬구나.” 그렇게 자기 못 들을 거야. 애가 뭐라고 그러면 “그건 말이야, 그게 아니고,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되나?” 또 이렇게 나갈 거 아니야. 보나 안보나.
그러니까 얘기하면 뭐해? 소귀에 경 읽기지. 그러니까 아예 말을 안 하는 거요. 그런데 지금 말 안하는 거, 조금 있으면 방에서 잘 안 나가요. 자금 학교는 가요? 그래. 학교 가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오. 조금 있으면 학교 안 가려고 그럴 거요. 집에서 안 나가려고 그러고, 방에서도 안 나오고, 밥도 자기혼자 따로 먹으려고 그러고. 좀 더 심해지면. 지금은 그 정도는 정신적으로 의학적으로 병과 아닌 거의 중간 지검에 있고, 조금 더 심해지면 병원에 가야 돼.
청소년 상담 같은 이런 병원에 가서, 마음에 있는 말을 못하는 것은 심리가 억압이 되어서 그러거든요. 그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주는 게 좋아. 그런데 애보고 환자취급하면 “엄마가 드디어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구나.” 이렇게 오해 할 수가 있으니까, 다른 병으로, 다른 몸에 병은 없어요? 그건 병이 아니지. 흉터지. 흉터 성형은 아직 안했고? 한번 했고. 그러면 다른 거로 병원에 가서, 병원에 검진을 하면서, 내과면 내과를 하고, 정신과에도 이렇게 상담하도록. 애한테 얘기하지 말고.
이렇게 해서 의사선생님이 검진을 하면서 맥도 짚고 이렇게 하면서, “야, 요새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데 무슨 고민이 있나?” 이렇게 엄마가 묻지 말고, 이렇게 물으면 자기가 뭐라고 뭐라고 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해서 조금 막힌 것을 좀 해소를 해주면 좋지. 그렇다고 “너 스님한테 얘기하니까 너 정신 이상하다더라.” 이렇게 얘기하면 안 돼.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두 부부한테만 그러는 건 얘기해봐야 소용이 없어서 그래. 그러니까 놔두라는 거야. 조금 심하다 싶으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지금 그 정도면 생활이 정상적이고 우리 둘 부부하고만 대화 안하면 그냥 놔둬야 돼. 그리고 남편이 또 그것을 윽박질러도, 그럼 또 남편하고 또 싸울 거야. “애 좀 놔둬라. 왜 그래? 당신이 자꾸 윽박질러 저런다.” 이러면 안 돼. 남편이 그러면 자기가 남편한테 참회해야 돼. 남편도 답답하니까 그럴 거 아니야.
“아이고, 우리 남편 얼마나 답답하면 저러실까?” 하고 남편 나무라지 말고 등 두드려주면서 힘들지, “여보 여보 힘들지, 애가 말을 안 해서 당신이 얼마나 답답해.” 이렇게 남편을 위로해줘야 돼. 그래야 남편이 스트레스가 풀려야 애한테 고함을 안 지르지. 그거 갖고 또 남편하고 “그러지 말라.”고 싸우면,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서 애하고 더 갈등이 심해져.
그래서 일단 그냥 가만히 두고, 자기가 아이를 위해서 “아이고, 네가 얼마나 힘드노.” 이러고 자기가 애 얘기할 때 절대로 말대꾸하지 마. 변명도 하지 말고. 어떤 얘기를 해도 “그래그래 네가 그랬구나.” 이래야지, 몇 학년이오? “2학년인데 네가 공부해야지 이러니? 네가 그러면 되나? 절대 하면 안 돼.” 엄마하고 얘기가 안 돼. 얘기하면 또 사설이 길어지니까. 변명이 길어지고.
그러니까 그냥 들어 만 줘. 얘기 안하면 웃으면서 “아이고 왔나.” 애가 말을 안 하든 하든 답을 기다리지 마. 자기 그냥할말 하면 돼. “아이고, 왔구나. 배고프지 밥 먹어.” 이러고, 이렇게. 너무 간섭을 하지 말 되, 내가 하는 최소한의 대화는 그냥 하면 돼. 답을 기다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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