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요즘 과제가 너무 많아서 힘들고 화가 많이 나요.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과제를 안 하면 되죠
성적이 떨어지면 되죠. 뭐가 걱정이에요?
대학을 못 가지는 않아요. 합격 점수가 좀 낮은 데로 가면 됩니다.
요즘 한국에서 대학을 못 가는 일은 없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삽니까?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모두 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힘들면 안 하면 돼요.
그래서 별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겁니다.
질문자가 화나고 힘든 이유는 과제 때문이 아닙니다.
고3이기 때문도 아니고, 입시 때문도 아니에요.
자신의 욕심 때문에 화가 나고 힘든 겁니다.
공부는 안 하면서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란다면 방법이 없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힘이 들더라도 그만큼 공부를 더 해야 하는 거예요.
제가 지금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유는
어려운 곳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돈은 많은 분들이 아껴서 보시한 돈이에요.
정부의 돈도 아니고, 기업의 돈도 아닙니다.
그러니 정말 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합니다.
정말로 배고픈 사람에게 밥이 가도록 해야 하고
정말로 가난해서 학교에 못 간 아이들에게 학용품이 전달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난 2개월 동안 힘들게 답사를 하면서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절실한지 살피고 있습니다.
답사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형편이 괜찮은 지역이 있고
‘여기는 열악하니까 꼭 지원을 해야겠다’ 생각이 드는 지역이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아무 노력도 안 하면서 성적이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심지어 과제가 많다고 화와 짜증까지 내고 있습니다.
저는 비행기값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공항을 두 번씩이나 경유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 시간씩 공항에서 대기해야 해요.
그래도 화내고 짜증 내지 않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이니까요.
공항을 두 번씩 경유하여 몇 시간을 기다리면
절약한 경비로 가난한 나라에 집을 두세 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항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안 돼요.
그것처럼 질문자가 원하는 좋은 대학교에 가고 싶다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걸 힘들다고 하면 안 돼요.
좋은 대학에 가려면 힘들어도 해야죠.
부처님한테 빌면 부처님이 좋은 대학에 넣어줄 것 같아요?
부처님한테 빌면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에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부처님은 굉장히 나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성적이 안 되는 학생을 좋은 대학에 집어넣으려면
성적이 되는 학생을 한 명 빼야 하잖아요.
부처님이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부처님한테 돈을 내고 기도를 좀 했다고 해서 공부 잘하는 학생을 빼내버리고
공부 못 하는 학생을 좋은 대학에 넣는 행동을 하는 이런 분을 과연 부처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부처님이 무슨 입시 브로커인가요?
부처님을 그런 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신앙을 갖고 있는 겁니다.
나쁜 짓을 해놓고 지옥은 안 가겠다고 한다면
나쁜 심보를 가진 사람입니다.
내가 나쁜 짓을 했으면 과보를 받아야 되고
과보를 받기 싫으면 나쁜 짓을 안 해야죠.
내가 선택하고 내가 그 결과를 책임질 줄 알아야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안 그러면 늘 부처님한테 가서 빌어야 되잖아죠.
그것은 노예의 삶이지 어떻게 자유인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부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됩니다.
지금은 좋은 대학과 나쁜 대학을 구분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구분이 필요가 없어집니다.
한국에서 공무원이 되는 데에는 아직 그런 학력이 좀 필요할지 모르지만
나머지 일을 하는 데에는 그런 학력이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20년 지나서 질문자가 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에는
의사와 변호사도 별 볼 일 없는 직업이 될 거예요.
그러니 공부가 하기 싫거든 안 해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면 힘이 들어도 공부를 해야죠.
설악산을 등산하고 싶다면 다리가 아파도 올라가야 됩니다.
그런데 설악산에 꼭 올라가야 될 이유가 있나요?
없어요.
다리가 아프면 내려가면 됩니다.
그런데 설악산을 올라가겠다고 결정을 했다면
다리 아픈 걸 자꾸 문제 삼으면 안 됩니다.
‘왜 산이 이렇게 가파르지?’
‘왜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올라야 하지?’ 하면서 화내고 짜증내면
그 모습을 보고 남들이 뭐라고 할까요?
‘저 사람이 미쳤나’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선택한 길이면 기꺼이 하면 되지 화내고 짜증 낼 필요가 없어요.
자꾸 화가 나면 그만 두면 됩니다.
좋은 대학을 안 다녀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요.
오늘 강연장에 온 사람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간 사람이 있으면 손 들어보라고 해봐요.
대부분이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못 갔습니다.
그래도 다 잘 살고 있어요.
학교 다닐 때는 공부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지만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학기말 고사에서 1등을 했는지, 2등을 했는지, 5등을 했는지가
그 당시에는 너무나 중요한 것 같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여러분의 인생에 무슨 큰 변화를 주었습니까?
그때는 성적이 죽고 사는 문제 같았지만
지나 놓고 보면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면
공부를 해야 될까요, 안 해야 될까요?
화를 내면서 공부를 해야 할까요, 그냥 공부를 해야 할까요?
화가 나는 이유는
공짜로 얻겠다는 심보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짜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성질이 나는 겁니다.
심보가 별로네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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