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편의 외도로 엄청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4년 전에 시부모님은 제가 의부증이 있다며 남편을 두둔하였습니다.
그리고 ‘걔가 그렇게 생긴 걸 어쩌겠니?
그냥 아이들 보면서 살아라. 나도 그렇게 살았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그냥 감수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시부모님이 편찮아지셨습니다.
특히 시아버님이 많이 안 좋으셔서
제가 한 2년 동안 병원에 모시고 다녔습니다.
그때 일을 자꾸 생각하면 화가 나고, 밉고, 도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친정 부모님이 안 계셔서
시부모님을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남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직 외도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참고 살았는데, 이제 성인이 되었고,
저는 숨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듭니다.
자꾸 의심이 들고 마음이 흔들립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요?//
남편이 외도했다는 증거가 확실히 있습니까?
다른 사람과 아이를 낳았어요? 아니면 살림을 따로 차렸어요?
가서 확인하고, 증거도 남겨 두셨어요?
...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거나, 그런 불이익이 있습니까?
빚을 져서 어떤 손해가 생겼어요?
질문자가 번 돈까지 가져가요?
아니면 자기가 번 돈을 다시 가져가는 거예요?
...
예를 들어
남편이 질문자에게 1년에 천만 원을 주었는데
빚을 져서 다시 6백만 원을 가져가는 식이에요?
아니면 다 가져가고 질문자가 벌어서 더 갚아야 하는 거예요?
1년이든 5년이든 전체적으로 계산해 보면
수입이 많아요? 지출이 많아요?
그러면 그건 누가 감당해요? 질문자가 벌어서 갚아요?
...
남편이 가져온 생활비를 모아 두었다가
빚 갚는데 지출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남편이 가져온 돈이 빚 갚는데 쓴 돈 보다 많다면
질문자가 손해를 본 건 없잖아요?
...
그래서 여쭤본 거예요.
시부모님이 빚을 좀 갚아주었더라도
어쨌든 남편 쪽에서 해결했으니
질문자가 손해를 본 건 없네요.
그렇게 보면 되겠어요?
그러면 이제 두 가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첫째,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오고 잘해주더라도
외도하는 사람과는 살 수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다면
바로 이혼을 하시면 됩니다.
인물이나 사회적 지위, 재력보다
부부간에 신의가 더 중요하므로
외도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면
자식이나 시부모님 얘기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요.
남편을 욕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나 말고 다른 여성들에게 관심 있는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없습니다.
우리 이혼합시다’ 이렇게 딱 자르시면 됩니다.
남편이 외도를 한 것은
이혼 사유가 되기 때문에 바로 정리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저는 이제 당신이 어떤 여성과 만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마음껏 사세요.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아버지이시니 그 역할은 해주셔야 합니다.
저는 엄마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부모님을 간병하는 것도 너무 따질 필요가 없어요.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와드릴 수 있잖아요.
더군다나 그분들은 내 아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예요.
그래서 충분히 도와드릴 수가 있습니다.
저도 부탄에 가서 집이 없는 사람들을 돕고
외국의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돕습니다.
그러니 내 아이의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시는 게
무슨 어려운 일이 되겠어요?
질문자가 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되고,
또 필요하면 해드려도 됩니다.
만약 이혼을 하면 질문자가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니까
시부모님이 도움을 청하시더라도
내가 안정될 때까지 도와드릴 여건이 안 된다면
거절하시면 됩니다.
‘좀 더 자리가 잡히면 도와드리겠습니다’ 하고
떳떳하게 정리하시면 됩니다.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둘째, 남편이 돌아다니면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긴 하는데
가정을 파괴하겠다는 입장도 아니고
나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래도 혼자 사는 것보다는 이런 남자라도 놔두고 같이 사는 게 낫다’
이런 입장이라면
그냥 같이 살면 됩니다.
약간 병적인 정도에 불과하고
경제적으로도 지금 손해가 나는 건 아니니까요.
이혼해서 잃을 것을 생각하면
지금처럼 붙여놓는 게 나한테 유리하다는 겁니다.
나도 지금 새삼스럽게 새로운 남자를 구하기가 막막하잖아요.
그러니 속으로 이혼했다 생각하고
그냥 남편을 옆에 친구로 두고 사는 거예요.
이혼했다고 생각하면
이 남자가 다른 여자하고 놀든지 말든지
신경 쓸 필요가 없잖아요.
나도 가끔 남자 친구가 필요하면
이 남자를 만날 수 있고요.
애들한테도 아빠가 한 명 있어서 집에 있는 게 낫고요.
돈은 자기 아버지의 돈을 가져다 쓰든지 말든지
자기가 알아서 할 테고요.
‘내 돈만 안 가져가면 된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면
이혼까지는 할 필요가 없겠다는 계산이 나오잖아요.
그러니 그냥 남편을 옆에 놔두고 사는 겁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 ‘다른 여자를 만난다’
이런 얘기는 자꾸 할 필요가 없어요.
남편이 4년마다 바람을 피우는 걸
지금 질문자가 얘기한다고 안 하겠어요?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두고도 같이 사는 게 낫겠다 싶으면
그냥 사는 것으로 결정하고
마음속으로 ‘오늘부터 이혼했다’ 하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면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든 말든
나하고 관계가 없으니까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어차피 이혼해서 남자 친구를 새로 사귀려면
부인 있는 남자를 사귈 가능성이 높은데
내가 이미 잘 아는 남자를 사귀는 거니까
특별히 문제 될 것도 없고 괜찮잖아요.
가끔 남자 친구로 만나는 사람이랑 같이 밥도 먹고
빈방에 재워주기도 하고
그런데 손해는 안 끼치고
자기 밥벌이는 해서
1년 치를 계산해 보니까 주는 게 더 많고
애들 보기에도 괜찮다면 그냥 두는 게 이익이잖아요.
그게 아니라 이혼을 해서 딱 관계를 끊어야
내가 좋아하는 다른 남자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겠다 싶으면
단호하게 이혼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특별히 다른 남자가 그리운 것이 아니라면,
그냥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고 붙여두는 게
나한테 유리해요.
이렇게 장단점을 따져서
질문자가 딱 결정해서 살면 됩니다.
이걸 갖고 계속 고민하는 것은
질문자만 괴롭고 힘듭니다.
그리고 질문자가
자꾸 남편에 대해서 의심하는 얘기를 하니까
시부모님 입장에서는 ‘혹시 의부증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죠.
그걸 갖고 기분 나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부모니까 당연히 아들 편을 좀 들어야 할 것 아닙니까.
아들 편을 들려다 보니까
‘네가 좀 민감한 거 아니냐’ 이렇게 말하다가
말이 좀 더 세게 가면 ‘너 혹시 의부증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게 되는 거죠.
질문자가 남편에 대해서 너무 민감한 것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의부증이라고 그래요.
더 이상 의심하지 말고,
사실이든 아니든
그 사람은 다른 여자를 만나는 사람이란 걸
일단 인정해야 합니다.
‘남편이 그런 사람인데
나는 같이 살 거냐 안 살 거냐?’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해요.
그러면 고민거리가 없어집니다.
그래도 같이 사는 게 낫겠다면 놔두고
그럴 바에야 정리하는 게 낫겠다면 이혼하고요.
그러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어떻게 할래요?
...
만약 질문자가 이혼을 한 후
어떤 부인 있는 남자와 새로 연애를 한다면
그 남자가 자기 집에 한 달에 한 번 와주면 고맙잖아요.
고마우니까 맛있는 것도 해주고 극진히 대접하겠죠.
그것처럼 남편이 아니라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면
괴로울 게 없어요.
나 혼자 살아도 어차피 밥은 해 먹어야 되고 세탁기를 돌려야 하는데,
밥 숟가락 하나 더 얹고, 세탁기에 옷 하나 더 집어넣으면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남편이
경제적으로 손해를 끼치는지 자꾸 물어본 겁니다.
경제적으로까지 손해를 끼치면 내가 좀 힘든데,
남편이 자기 아버지의 돈을 쓰든
어쨌든 나한테 손해는 끼치지 않는다면
옆에 붙여놔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질문자는 혼자 있으면 불안해하는 심리니까
허수아비라도 하나 놔두는 것이 질문자한테 유리합니다.
남편이 있는 게 그래도 낫다고 생각하면
남편이 집에 들어오든 말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면
그저 친구로서 고마울 뿐이에요.
이렇게 생각해서
오늘부로 남편으로부터 해방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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