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맞벌이를 하는데 집안일을 안 하는 남편이 밉상입니다. (2024.11.19.)

Buddhastudy 2024. 11. 25. 20:06

 

 

남편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샘솟아 나는 방법이 있을까요?//

 

 

같이 사는 사람 백 명이 있으면

그중에 한 명 정도나 그렇지

대다수는 그냥 맹숭맹숭하게 사는 게 일상입니다.

매일 보는 사람한테 그렇게 가슴이 막 뜨거울 수 있겠어요?

그런 건 지나친 욕심입니다.

 

...

 

그렇다면 목표를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내는 것보다는

내가 냉소적인 태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잡아야지요.

 

행복은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이란

미워하지 않음으로 정의해야지,

열렬함으로 정의하면 안 되는 거예요.

 

사랑하는 마음이 열렬히 샘솟는 것은

미친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는 남편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어요?

 

...

 

아이는 몇이에요? 다 컸어요?

집안일 중에 질문자가 신경 써야 할 일이 주로 뭐예요?

남편은 왜 집안일을 안 한답니까?

 

...

 

남편의 직업은 뭐예요?

 

...

 

남편은 당연히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갈등을 풀 수가 없습니다.

질문자가 남편을 가만히 살펴보세요.

정말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와서 피곤하게 보이면

여보, 요새 일이 많죠? 집안일은 하지 말고 좀 쉬어요

이렇게 말해줘야 합니다.

 

...

 

남편도 주말에 하루는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럼 질문자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본인이 집을 좀 비울래요?

 

...

 

그 정도만이라도 해주는 것을 고마워하면 안 될까요?

남편이 집안일을 완전히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아내를 믿고 자기는 좀 쉬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요?

 

...

 

질문자도 집안일을 하지 말고 그냥 놔둬 봐요.

남편이 미워서 집안일을 안 하는 것과

내가 힘들어서 안 하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내가 힘들어서 집안일을 안 하는 것은 내 자유입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그 일을 하라는 것은 내 영역이 아니에요.

 

질문자가 집안일을 안 해서 남편이

왜 청소도 안 하느냐고 지적하면,

여보, 내가 요새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도저히 못 하겠어

이렇게만 말하세요.

이렇게 접근하면 갈등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가 혼자 하려니 너무 힘드니까 당신도 좀 해하는 식으로 말하면

나무라는 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무라는 식으로 말하면 기분이 나쁩니다.

 

질문자도 집안일을 안 하면 돼요.

너는 왜 안 하느냐하고 나무라기보다는

차라리 나도 집안일을 안 하는 게 더 낫습니다.

남편이 괘씸해서가 아니라

내가 힘드니까 안 하는 거예요.

네가 안 하니까 나도 안 한다하는 식으로 나가면

싸우자는 말밖에 안 돼요.

여보, 나 힘들어서 그래이렇게 얘기하면

서로 싸우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기도가 아니에요.

기도가 무슨 죄가 있어요.

집안일이 힘들면 그냥 안 하면 됩니다.

억지로 내가 이를 악물고 이겨내야지’,

남편이 협조하게 해야지하는 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기도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질문자가 집을 너무 깨끗이 하려다 보니

본인 몸이 힘들고,

그래서 남편한테 도움을 요청하니까

그 사람도 힘들다고 한다는 것이 지금 상황입니다.

 

본인도 힘들다고 얘기했잖아요.

하기 싫어서 안 하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여보, 나도 힘들어하고 얘기하는 것이

당신은 그렇게 힘들다면서 주말에는 쉬지 왜 놀러 나가?’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사람이 힘들고 지치면

뭔가 다른 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의 사장이 매일 일을 해서 너무 힘들다고 하는 종업원들에게

주말에는 쉬라고 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종업원들이 주말에 등산을 가고 놀러 다니면

사장이 보기에 어떻겠어요?

 

이 사람들이 피곤하다고 해서 하루 쉬게 해 줬더니

집에 가만히 있지 않고 돌아다니네.

주말에 더 힘들게 놀고 와서 월요일에는 출근해서 졸고 앉아 있잖아!

휴일을 없애야 되겠어.’

 

이런 생각이 들어서 기분 나빠하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죠.

종업원들은 일주일 내내 일했기 때문에 하루 노는 것입니다.

 

명상을 하라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상을 하면 진정한 휴식이 되는데

여러분들은 명상을 하지 않고 놀이를 통해 쉬려고 합니다.

노는 것도 사실은 힘든 일이에요.

 

질문자의 남편은 아직 그 수준인 겁니다.

오토바이를 타는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5일을 일하는 거예요.

힘들게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오토바이 하나 새로 사볼까?’ 하는 데서 찾는 사람한테

힘들다는 사람이 오토바이 타러 나가냐하고 문제 제기를 하면

서로 소통하기가 힘듭니다.

 

대신에 당신 힘든 거 알겠어. 집안일은 내가 할게.

그런데 나도 힘들어하고 자기도 집안일을 좀 안 하면 돼요.

그럼 집이 지저분해지겠죠.

하지만 좀 지저분하게 사는 것이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

 

있는 사람을 어떻게 없다고 생각해요?

법문을 듣고 나서

저렇게 자기 식대로 해석하고 있네요.

그런 관점을 가지면 본인만 더 힘들어집니다.

 

집안일이 너무 힘들면 그냥 내버려 둬요.

남편한테 따지지 말고요.

질문자가 여보, 나 지금 힘든데 좀 도와줄래?’ 했을 때

남편이 나도 힘들어 죽겠어하면

알았어, 그럼 내가 할게이렇게 대화를 마무리하세요.

 

그러다 본인이 너무 힘들면

그럼 나도 이제 그만 쉬자하고 내버려 두면 됩니다.

방을 두 번 닦을 것을 한 번 닦아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남편이 보다가 집이 좀 지저분하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

여보, 나 혼자서는 너무 힘들어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억지로 기도문을 받아서 이를 악물고 108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집안일하는 게 힘들면 좀 내버려 두고 쉬어요.

아이들한테도 엄마가 힘드니까 알아서 밥 챙겨 먹어하고

말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힘들어도 내가 꼭 일어나서 밥을 차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