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가진 괴로움을
단박에 깨우쳐 줄 수 있는 엄청난 지혜를
고행하면서 스스로 깨달으셨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지혜를 가지려면,
인간 정신에 관해 공부를 하거나
사람들과 많이 부딪혀가며 경험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앉아서 명상을 하신 것만으로
지혜를 획득하신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바닷물을 다 마셔봐야 바닷물이 짠 줄 아는 게 아니고
한 방울만 먹어봐도 바닷물이 짠 줄 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게 되면
각각의 경우가 조금씩 달라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수많은 인간관계가 형성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하는 근본 도리 측면에서는 똑같습니다.
보통 여러분들은 사람 관계에 있어서
천 가지 만 가지의 관계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한 부부관계가 다르고
부모와 자식 관계가 다르고
또 친구 간의 관계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하는 근본 도리 측면에서는 똑같습니다.
다만 그 관계의 차이는 아주 미미합니다.
그래서 이치를 확연히 알게 되면 수
많은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지혜가 열린다고 볼 수 있어요.
즉, 통찰지(洞察智)가 열리면 분별지(分別智)도 열립니다.
통찰지는 대상을 한꺼번에 꿰뚫어 보는 지혜를 말하고
분별지는 그것의 세세한 차이를 다 아는 지혜를 말합니다.
둘째, 부처님은 세상에서 살면서 많은 고뇌를 하셨어요.
부처님은 왕자로도 살아봤고, 세상도 다스려봤고
결혼 생활도 해봤고, 자식도 낳아봤고
왕위를 버린 후 거지 생활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출가한 뒤에는 밥도 굶어봤고, 엄청난 고행도 해봤습니다.
죽기 직전까지의 엄청난 고행은
오히려 수많은 번뇌가 왜 일어나는지를 아는 계기가 됐습니다.
부처님은 그냥 탁 깨달아서 아는 게 아니었고,
부처님의 삶 속에서 이미 수많은 과정을 겪으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런 통찰지와 분별지를 함께 가지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만약 통찰지가 있다면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인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분별지도 생겨납니다.
마치 카메라의 렌즈로 초점을 맞추듯이
먼저 큰 틀에서 꿰뚫어 알게 되면
대화할 때 상대방이 고통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세세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중생의 고통을 다 알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도 다 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부처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셨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든 사람이 다 깨닫고
모든 사람이 다 부처님의 법에 귀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도 부처님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었고
심지어 제자가 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즉문즉설에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했어도
‘스님의 하루’에는 그중에서 몇 개의 대화만 선별해서 실리게 됩니다.
이처럼 부처님 당시에도 부처님께서 매일 같이 법문을 하셔서
그 수가 매우 많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단박에 깨달은 사람들 위주로
경전을 편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깨닫지도 못하고 헤매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일일이 다 경전에 담을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경전을 보게 되면
부처님께서 모든 사람을 다 깨닫게 만드셨다고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첫째, 부처님은 통찰지와 분별지가 있어서
모든 사람을 다 깨우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부처님은 6년 고행을 통해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다 겪어보았기 때문에
인간사를 다 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셋째,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든 사람이 다 깨달은 것은 아니었지만
부처님을 만났던 수많은 사람의 기록을 다 남길 수가 없어서
오늘날 남아 있는 경전에는
그중에서도 깨달은 사람의 이야기를 주로 남겼기 때문에
마치 부처님을 만나면
모든 사람이 다 깨닫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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