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5)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은 어떻게 명상만 해서 지혜를 얻었나요? (2023.04.09.)

Buddhastudy 2025. 3. 20. 20:23

 

 

부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가진 괴로움을

단박에 깨우쳐 줄 수 있는 엄청난 지혜를

고행하면서 스스로 깨달으셨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지혜를 가지려면,

인간 정신에 관해 공부를 하거나

사람들과 많이 부딪혀가며 경험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앉아서 명상을 하신 것만으로

지혜를 획득하신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바닷물을 다 마셔봐야 바닷물이 짠 줄 아는 게 아니고

한 방울만 먹어봐도 바닷물이 짠 줄 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게 되면

각각의 경우가 조금씩 달라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수많은 인간관계가 형성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하는 근본 도리 측면에서는 똑같습니다.

 

보통 여러분들은 사람 관계에 있어서

천 가지 만 가지의 관계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한 부부관계가 다르고

부모와 자식 관계가 다르고

또 친구 간의 관계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하는 근본 도리 측면에서는 똑같습니다.

다만 그 관계의 차이는 아주 미미합니다.

그래서 이치를 확연히 알게 되면 수

많은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지혜가 열린다고 볼 수 있어요.

, 통찰지(洞察智)가 열리면 분별지(分別智)도 열립니다.

통찰지는 대상을 한꺼번에 꿰뚫어 보는 지혜를 말하고

분별지는 그것의 세세한 차이를 다 아는 지혜를 말합니다.

 

둘째, 부처님은 세상에서 살면서 많은 고뇌를 하셨어요.

부처님은 왕자로도 살아봤고, 세상도 다스려봤고

결혼 생활도 해봤고, 자식도 낳아봤고

왕위를 버린 후 거지 생활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출가한 뒤에는 밥도 굶어봤고, 엄청난 고행도 해봤습니다.

죽기 직전까지의 엄청난 고행은

오히려 수많은 번뇌가 왜 일어나는지를 아는 계기가 됐습니다.

 

부처님은 그냥 탁 깨달아서 아는 게 아니었고,

부처님의 삶 속에서 이미 수많은 과정을 겪으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런 통찰지와 분별지를 함께 가지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만약 통찰지가 있다면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인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분별지도 생겨납니다.

마치 카메라의 렌즈로 초점을 맞추듯이

먼저 큰 틀에서 꿰뚫어 알게 되면

대화할 때 상대방이 고통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세세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중생의 고통을 다 알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도 다 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부처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셨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든 사람이 다 깨닫고

모든 사람이 다 부처님의 법에 귀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도 부처님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었고

심지어 제자가 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즉문즉설에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했어도

스님의 하루에는 그중에서 몇 개의 대화만 선별해서 실리게 됩니다.

 

이처럼 부처님 당시에도 부처님께서 매일 같이 법문을 하셔서

그 수가 매우 많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단박에 깨달은 사람들 위주로

경전을 편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깨닫지도 못하고 헤매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일일이 다 경전에 담을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경전을 보게 되면

부처님께서 모든 사람을 다 깨닫게 만드셨다고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첫째, 부처님은 통찰지와 분별지가 있어서

모든 사람을 다 깨우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부처님은 6년 고행을 통해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다 겪어보았기 때문에

인간사를 다 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셋째,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든 사람이 다 깨달은 것은 아니었지만

부처님을 만났던 수많은 사람의 기록을 다 남길 수가 없어서

오늘날 남아 있는 경전에는

그중에서도 깨달은 사람의 이야기를 주로 남겼기 때문에

마치 부처님을 만나면

모든 사람이 다 깨닫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