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습니다.
이제 결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1년 가까이 사귀는 동안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저를 한 번도 만나주지 않으셔서 고민입니다.
이유를 직접 말씀해 주시지는 않으셨어요.
저희가 생각해 본 이유로는
어머니가 보시기에 제가 너무 어리고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어머니께서 이혼을 한 후 딸에게 의지하며 살아오셨는데
딸이 결혼을 하면 외로워지실까 봐 결혼을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의미 없이 결혼만 미뤄질 것 같아요.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어머니께서 쉽게 서운해하시는 성격이고
여자친구와 애착 관계도 강해서
저 역시 많이 챙겨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결혼 생활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정반대의 일이 생겼네요.
그동안에는 어머니들이 남편이 일찍 돌아가시고
아들에게 의지하고 살다가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외로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홀어머니 모시고 있는 아들집에 시집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아들, 딸 구분 없이 한 명만 낳아서 키우는 시대가 되다 보니까
엄마와 딸이 자매처럼 긴밀하게 지내서
부부생활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것은 어머니가 나빠서 그런 것도 아니고, 몰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하나의 습관입니다.
오래 유지되어 온 밀착 관계에서 오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결혼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첫째, 연애는 몰라도 결혼은 어렵겠다고 판단이 되면
솔직하게 여자친구에게 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너를 좋아하지만, 어머니와 너의 관계를 봐서
결혼 생활은 조금 어렵겠다.
우리가 결혼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우리의 결혼이 오히려 어머니를 괴롭히는 일도 되고 하니
이 정도에서 멈추자.
서로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좋은데 결혼은 어렵겠다.’
이렇게 말하고 관계를 정리하고
본인은 다른 여성분과 사귀어서 결혼하는 겁니다.
둘째, 요즘은 결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잖아요.
결혼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사귀고 있으면 결혼 아닙니까?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이죠.
정말 좋아한다면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도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여자친구의 어머니 문제도 아니고
여자친구의 문제도 아니고
이런 조건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하는
내 문제입니다.
어머니가 안 만나준다는 것이 문제라든지
여자친구가 미적미적해서 문제라든지
이렇게 보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여자친구와 어머니의 관계, 나와 여자친구의 나이 차이 문제,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그대로 인정하고도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셋째, 예상되는 어려움을 내가 감수하겠다는 확신이 서면
결혼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두 여자를 다 데리고 살겠다고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여자친구의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여자친구와 함께 결합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둘 사이를 떼어내서 여자 친구만 데려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둘을 같이 데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결혼은 결국 생활입니다.
이런 복잡한 생활은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큰 괴로움이 되겠다고 판단이 되면 멈춰야 합니다.
아무리 음식이 좋아도 배부르면 멈춰야 하고
술을 아무리 좋아해도 취하면 멈춰야 되잖아요.
아무리 여자친구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괴로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면
멈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런 결정은 내가 하는 것입니다.
자꾸 여자친구의 문제나 어머니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주인 된 삶의 자세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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