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연애를 하고 싶은 26살 여성입니다.
지금까지 연애를 두 번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두 번의 연애 모두 80일이 채 안 되어 끝이 났습니다.
그 뒤로도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몇몇 남자들을 만나봤는데
항상 썸을 타다가 끝나거나
일회성의 성관계 파트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사람을 너무 가볍게 만나고 있는 걸까요?
이런 과정을 몇 번 겪고 나니
‘이것이 나의 연애 스타일인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연애를 하고 싶어서 사람을 만나는데
왜 매번 파트너 형식으로 마무리가 되는 걸까요?//
우선 어떤 연애를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첫째, 서로 좋아하는 이성 친구와 친밀한 대화를 나누거나
심리적 안정과 정신적 기쁨을 추구하는 것이 중심인 연애가 있습니다.
둘째, 서로 좋아하는 상대와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애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통계에 의하면, 남성은 연애를 할 때
정신적인 교감을 중요시하는 연애보다
성적인 만족을 얻고자 하는 연애에 비중이 더 높은 반면
여성은 성적인 만족을 얻는 것보다
정신적인 교감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높다고 합니다.
이것은 꼭 남성은 육체적이고 여성은 정신적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굳이 비교한다면 남녀 간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질문자가 남자를 만날 때도
상대가 생각하는 연애라는 말의 개념에
성적인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질문자 역시 성적인 만족이
남자친구를 필요로 하는 주된 이유라면
그 만남이 일회성이든 이회성이든 따질 필요가 없겠죠.
성적인 만족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만나면 충족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정신적인 교감은 다릅니다.
남자친구를 사귄다고 다 정신적인 교감이 일어나는 게 아니에요.
취향, 취미, 정서적 공통점이 있어야 정신적인 교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다섯 명, 아니 열 명의 남자를 만나도
질문자와 정신적인 교감을 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사람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정신적인 교감이 필요한 연애를 하려면
남자친구, 여자친구 이런 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친구를 사귄다는 개념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봐야 합니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과 정신적인 교감이 되면
그때 연애를 한다는 관점을 가져야 해요.
친구를 사귈 때는
교감이 되든 안 되든, 나이가 나보다 많든 적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사귀어 보고
서로 교감이 되면 연애로 발전해 나가고
교감이 안 되면 연애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겁니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면 이 문제는 고민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를 사귀는 목적을 정서적 교감에 둔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서적 교감을 목적으로 만나면
막상 만나보면 그 사람하고 안 맞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에요.
수많은 사람 중에 교감이 되는 사람을 단번에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서적인 교감이 별로 없는데
단지 성적인 욕망에 만족해서 만나게 되면
쉽게 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운명의 문제도 아니고, 사주팔자의 문제도 아니고, 궁합의 문제도 아니에요.
질문자가 상대를 만나는 목적이
불분명한 데서 온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서적 교감을 갖는 데 목적이 있다면
여러 사람을 오랜 시간 두고 만나봐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정서적 교감이 되는 사람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질문자가 원하는 연애를 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돼요.
단순히 소개팅을 많이 하는 방식은
정서적 교감이 되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도 그 관계가 몇 차례 이어지는 이유가
성적인 기대감 때문이라면
그 관계는 성적인 만족이 충족되면
끝나버릴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질문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의 요구를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질문자가 이 부분이 좀 불분명한 것 같아요.
...
공개적인 자리에서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신 질문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모든 문제는 남을 탓하지 말고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책임하에 모든 문제를 봐야 하는데
자꾸 남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삶이 괴로워지는 거예요.
‘나는 경제적인 의지처가 필요하다’
‘나는 성적인 욕구를 해결하고자 한다’
‘나는 정서적인 교감이 필요하다’
‘나는 자녀를 갖는 데에 목적이 있다’
‘나는 부모님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결혼을 한다’
이런 식으로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자신의 목적이 분명하게 있어야
그에 맞는 대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 목적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고요.
그냥 막연히 ‘남자친구가 필요하다’, ‘여자친구가 필요하다’, ‘결혼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상대를 만나기 때문에
연애도 실패하고, 결혼도 실패하는 삶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인생이 뜻대로 안 되니까 점쟁이한테 물어보고
‘궁합이 안 맞아서 그런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상대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분명하게 파악해서
서로의 요구가 맞으면 만나면 되고
서로의 요구가 맞지 않으면 헤어지면 됩니다.
누구를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를 가져야
괴롭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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