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설 뒤에는 마음나누기가 있습니다.
[질문]
저는 초. 중. 고등이 모여 있는 대안학교 선생님이 된 지 두 달 되었습니다.
(재학생 중) 고등(학생)의 경우 저랑 10살도 차이가 안 나는 아이들도 많아요.
저도 많이 부족하고 사람으로써는 어린데 학교에 가면 어른으로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보여야 되는 게 굉장히 부담이 됩니다.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평소 행동, 말하는 것을 아이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강박이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말실수해서 아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을까 고민도 엄청 하고요.
완벽한 선생님이 되려는데 집착이 심하다는 생각을 좀 해요.//
자기 수준에 대학 다닐 때도 스님 도움 받고 겨우 졸업하고, 스님 도움 얻어서 겨~~~우 임용고시 지낸 수준이면 선생 중에 수준이 높은 수준이에요? 낮은 수준이에요? 그래.
그 부족한 걸 인정을 하면
아무 부담스러울 게 없지.
만약에 모르는 게 있다고 애들이 지적을 하면,
“선생님이 좀 부족해서 그래. 아직 초짜라서 그래. 1년 있으면 괜찮을 거야.” 이렇게 얘기하면 되고,
선생님 말에 대해서 뭐라고 시비를 하면,
“아, 내가 선생으로서는 아직 초짜라서 그래. 몇 년 지나면 나도 말이 좀 괜찮을 거야.”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
스님이 여러분의 질문을 받는데, 이렇게 받을 수 있는 건 스님이 많이 알아서 그럴까? 모르면 모른다는 말을 능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럴까? 그래.
무슨 용기가 필요해? 모르는데 모른다고 그러는데 무슨 용기가 필요해?
선생님이 모를 수도 있지. 선생님이 어떻게 다 알아? 자기도 모르니까 지금 나한테 묻는 거 아니야. 그래.
스님의 장점이 이거야. 수많은 사람을 놔놓고 아무나 놔놓고 대학교수든 뭐든 전문가 놔놓고도 즉문즉설 하는 이유는,
딱 물으면 “난 그거 모르겠는데.” 나는 그렇게 얘기한단 말이오.
“오, 그거 나 모른다.”
저기도 아까 어쩌고 하니까, “병원가라” 그러잖아. 내가 의사 아닌 것처럼 하면서 이렇게 얘기 안하잖아.
“오, 그건 전문의한테 진료를 받아라.”이렇게 얘기하잖아.
그러면 애들이 어떤 질문을 해도 겁날게 뭐 있어? 모르면 “모른다.” 이러면 되지.
“선생님, 그것도 몰라요?”
“선생도 모를 수 있지, 선생이라고 어떻게 다 아나?”
“그렇게 아는 게 중요하면 구글 찾아봐. 선생님이 구글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
그리고 내가 옛날에 학원 선생을 한 적이 좀 있었어. 난 질문을 더 많이 받아. 그리고 물으면 내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는데” 그럼 애들이
“아니, 선생님이 모르면 어떻게 해요?”
“야, 임마, 선생이라고 다 아나? 모를 수도 있지.”
“우리도 몰라도 되요?”
“넌 안 돼.”
“왜 선생님은 되고 우리는 안 돼요?”
“넌 시험 치러 가니까.”
나는 시험 치러 안 가잖아. 선생은 다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모르면 내일 가르쳐줄 수 있나? 없나? 딴 데 가서 알아 와서 내일 가르쳐주면 되잖아. 그게 뭐 문제요.
그러지만 내일 시험 치러가는 애는 오늘 덮어놓고 내일 와서 또 칠 수 없잖아.
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나는 말이 되는 거요.
어떤 때는 이렇게 말해.
“그거 몰라도 돼.”
“왜요?”
“선생이 모르는데 시험 나오겠나? 안 나와.”
그럴 때는 어떤 때 그런 말 하는지 알아요? 아이들이 선생님을 괴롭히려고, 진짜 이상한 거, 어디 가서 끌고 와서 묻거든요. 선생 모르는 거, 괴롭히려고.
그러면 스님이 “모른다.” 이러지. 그러면서 뭐라고 하면,
“야, 임마 나도 모르는데 그거 시험에 안 나오니까 신경 쓰지 마. 몰라도 돼.” 이렇게 넘어가지.
그러니까 자연스러워야 돼. 선생님이 왜 다 알아야 돼? 선생님이 왜 인격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나는 지금 나이가 66인데도 내가 완벽해지려는 생각도 없고, 완벽하다고 생각도 안하는데, 자기는 이제 스물 몇 살 되는 게 완벽하려고? 꿈 깨! 욕심이야.
그러니까 자유롭게 살아. 그냥. 아무리 몰라도 대학까지 나왔는데, 중학생보다 모르겠어? 그러니까 백프로 아는 건 아니지만, 중학생보다는 조금 많이 알 거 아니야. 그럼 가르칠 수 있는 거야. 나는 중학교 때 초등학생 가르쳤고, 고등학교 때 중학생 가르쳤고, 아르바이트 한다고. 아무 문제없어.
2학년 과정 거치면 다음에 3학년 올라가면 2학년 과정 가르치면 되지, 못 가르칠 이유가 뭐가 있어.
초등학생의 자기는 스승이야. 중학생 고등학생은 자기가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고, 지식은 모를 수가 있어. 모르면
“어, 알았어. 선생님이 내일 연구해 와서 내일 가르쳐 줄게.” 이렇게 하고 넘어 가. 얼굴 벌게지지 말고. 알았어요?
애들이 놀리면
“야, 임마. 대학 간다고 다 아는 거 아니야. 너 가봐라. 실제로 다 알아지는가.” 사실이잖아. 변명하는 게 아니잖아. 여기 대학 나왔다고 다 알아요? 몰라요? 몰라. 내가 물어보면 중학교 수준도 안 돼.
그러기 때문에 그렇게 그냥 편안하게 얘기하고, 초등학생한테도, 완벽하게, 그건 없어.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꿈 깨. 꿈 깨.
그냥 대충 해.
너무 잘하려면 정신병 걸려.
그냥 대충하고 월급 받고 그냥 그렇게.
그런데 월급을 받으면 경상도 말로 밥값은 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밥값은 해야 돼. 사람이 월급을 받으면서 월급 값도 못한다. 밥을 먹으면서 밥값을 못한다. 이건 좀 문제야. 그런데 가끔 선생님 중에 밥값 못하는 사람이 있어.
밥값만 하면 돼.
너무 잘하려면 안 돼.
페스탈로치니 이런 거 읽고, 그런 사람 되려고? 아이고, 힘들어. 사람들이 얘기하는, 평균윤리 수준도 안 된다. 그러면 안 돼. 선생님이.
그러니까 자기가 일반인 보다는 조금 선생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조금만 나으면 되지, 많이 나으려면 자기가 힘들어서 안 돼. 알았죠? 편안하게 생활 해. 그리고 몇 년 지나면 적응이 돼. 초짜는 원래 긴장이 되고 그래.
오늘부터 가서 편안하게 하세요. 알았죠?
08:12 마음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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