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저를 굉장히 원망하고 부정적으로
항상 말해서 그게 굉장히 괴롭고 힘듭니다.
남편은 지금 장애 2급이고 제가 간병을 하는데
온갖 힘든 거를 저한테 많이 풀어요.//
지금 그러면 남편이 누워 계시면 집에 계세요?
그러면 생활비는 누가 벌어요?
...
현재 남편이 68세라고요?
...
왜냐하면 안 갈 거라고 알기 때문에.ㅎㅎ
“남편을 위해서 내가 간호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 앞길이 좀 막막해져요.
자기도 옛날로 치면 할머니뻘이지만 아직 아줌만데
근데 최소 10년인데, 10년을 이렇게 막막하게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이런 거는 맞아요.
그러니까 이제 길은 두 가지예요.
여기에서 아무리 이 사람하고
그런 서로 좋고 지내는 은혜가 있다 하더라도
나도 한 사람이고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또 건강한 남자 만나서 서로 재미있게 여행도 다니고
이렇게 살고 싶은 것도 사람에게는 있다는 거예요.
이것을 우리가 부정해서는 안 된다
아내라는 이름으로, 엄마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도 강요할 수가 없다.
그래서 여기서 남편에게 협박조가 아니고 진지하게
“당신은 물론 어려운 거 이해한다.
그러나 나도 내 인생이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나는 10년 정도 당신 병간호하면서 뒷바라지 했다.
그러니 이 정도 선에서
당신에게 나는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혼을 하고
당신 연금 나온 거는 간호사 데려와서 당신 충분히 보살피도록 당신이 조치하고
난 당신 연금에 대해서는 내가 손을 안 대겠다.
재산에 대해서만 이혼하면 분할을 하거든요.
연금도 원래 분할을 합니다.
근데 당신이 살아있고 지금 건강을 보살펴야 되니까
그건 다 너 해라.
그러나 나머지 재산은 반을 분할하고
이렇게 해서 나는 내 인생을 살겠다”
이 길이 하나 있다는 거예요.
근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게 아니고
이런 선택을 했을 때 자기에게 부작용이 있어요.
첫째는 자녀들이 보기에 굉장히 좀 민망하다
이런 얘기에요.
아이들이 어떤 때는
“엄마도 엄마인생 살아라” 이래 말하지만은
그래도 ‘병든 아버지 그만두고 제 인생 찾아갔다’ 이렇게 이해가 될 때
이제 자기는 자식하고
남편만이 아니라 자식들하고도 인연을
내가 끊겠다는 게 아니라
끊겨도 좋다는 각오가 돼야 돼.
왜 그러냐 하면
이게 앞으로 남편이 돌아가신 뒤에는 원망이 굉장합니다.
엄마하고 무슨 조금만 갈등이 생겨도
엄마는 아버지를 그렇게 버렸잖아, 아버지를 외면했잖아.
이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미래에, 이혼한 게 문제가 아니라 이런 문제가 제기돼서
자기가 죽을 때까지
새로운 한 남자나 편안한 삶을 누릴지 몰라도
그동안에 내가 인연 맺어 왔던 남편뿐만 아니라 자녀들하고도
인연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할 가능성이 있다.
이게 나은가
도덕적으로 따지지 말고
이게 나한테 살아가면서 얼마나 후회라든지
이런 거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그다음에 주위의 인간관계죠.
친구라든지, 시댁이든, 친정이든
이게 사람들한테 알려질 거 아니에요.
남편이 쓰러졌는데 버리고 갔다든지
이런 것들이
친구를 만날 때 늘 화제거리가 안 되겠어요, 그죠?
이런 것도 자기가 부담이 될 소지가 있다
이런 거를 딱 새로운 인생의 길을 선택할 때
이런 걸 다 감안해야 되거든요.
왜냐하면 새로운 인생의 길을 선택해 놓고 보니까
생각도 못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러면 후회가 된다
이런 얘기예요.
그다음에 자기가 아직은 뭐 건강하다 하더라도
일단 자기 생활비를 자기가 벌어서 써야 되는
그래서 아무래도 집도 반 나누면 집도 적어질 거고
생활비를 자기가 전적으로 벌어야 될 거고
이런 경제적인 문제도 남아 있다.
근데 저는
어떤 경제적인 어려움과 세상의 비난이 있다 하더라도
나도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내 삶을 사는 게 필요하다면
저는 전적으로 지지하고 동의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자기의 삶이 소중하지
그 어떤 세상의 일보다 자기의 삶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 말이오.
그러나 그런 선택이
그냥 20살 짜리 젊은 아이가 어떤 인생을 갈 거냐
선택하는 거하고
자기는 지금 다르다는 거예요.
결혼을 했고, 자녀가 있고, 시댁이 있고
친구 관계가 다 구성된 현재 입장에서는
선택을 할 때
큰 손실이 감수된다.
하기야 뭐 스님이 출가할 때
부모들, 인연 다 끊지 않습니까?
뭐 그런 것처럼 생각을 하면 그것도 별 건 아니에요.
그러나 이런 거를 고려했을 때
아마 한 10년 정도,
그냥 꼭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편 돌보고, 직장 생활하고, 애들하고 연락하고 취하면서 이렇게 사는 게
뭐 좀 힘은 들지만 낫겠다
이렇게 선택을 하면
사는 거를 선택을 하고
이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다고 처음에도 얘기했잖아요. 그죠?
“남편 때문에” “불쌍해서” 이런 생각하지 말고
내가 선택을 할 때
어떤 게 내가 후회가 적겠느냐
이걸 첫째 해야 되고.
만약에 남편하고 같이 사는 거를 선택을 한다 그러면
이제 생각을 좀 바꾸셔야 돼요.
지금처럼 이러지 말고.
첫째는 내가 이걸 선택했다.
주체가 첫째 분명해야 남편이 뭐라 그러든
그걸 감안하고도 내가 선택했지
“네가 내 말만 잘 들으면 너하고 살아주고
내 말 안 들으면 너하고 못 살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늘 하루는 이랬다가 하루는 저랬다가, 하루는 이랬다 하루는 저랬다
이렇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딱 남편에게
“난 당신하고 결혼했고
뭐 나도 내 인생에 다른 욕구가 있지만은
다음 생에 가서는 모르겠지만
이생은 당신하고 함께 지내겠다”
이렇게 딱 관점을 하고
남편이 아까처럼
“너 때문에 그랬다” 하면
“맞습니다. 저 때문에 그랬습니다.”
“내가 뭐 죄를 지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하지 말고
“너가 나보고 자꾸 운동하라고 그래서 운동하다 쓰러졌잖아!”
“맞아요, 아이고 난 당신 운동하면 더 좋을 줄 알았더니
운동하다 쓰러질 줄 내가 알았겠어요?
알았으면 내가 그런 말을 안 했지.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가볍게 넘어야 돼.
뭐라고 할 때
“아이고, 그 말도 맞네요.”
이런 식으로 이렇게 넘기고 그냥 보살피고 이래야 되는데
죽을 때까지 원망할 수밖에 없어요.
왜?
밖에서 보는 사람은
“하루 종일 집에 누워서 하는 일도 없는데, 네가 나를 원망해?”
이렇게 생각하지만
자기가 반대로 한번 누워 있어 봐.
자기 반대로 그 하루 종일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는데
남편은 아침에 나가면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하면
그게 막 머릿속에서 상상이 될 거 아니야.
딴 여자 만나러 다니는 건 아닌지...
이런 생각이 자꾸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불평불만을 할 수밖에 없어요.
누구든지 다 그 처지가 되면 그래요.
그래서 그 불평불만하고
이 사람 원망했다. 저 사람 원망했다는 거는
저게 진심이 아니라
하루 종일 누워 있으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입으로 푸는 거예요.
그러니까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맛있는 거 해줄게”
이렇게 그걸 자꾸 귀에 귀담아듣지 말고
이렇게 좀 가볍게 듣고
“얼마나 힘들면 저런 소리 하겠나”
이런 자세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10년만 좀 서비스하면
우선 재산도 다 내 거 되고, 아시겠어요?
애들도 다 데리고
남편 죽고 난 뒤에 다른 영감 만나도
지금 생각할 때는
“뭐 늙어 빠져가지고 무슨 영감이냐?” 하지만은
또 50이 늦었다 생각하지만
여기 보세요.
70대가
“60만 되도 시집을 한 번 더 가도 남을 정도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것 또 80이 되어 보면
“70만 돼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게 그래요.
근데 내가 70이 딱 되면
70 된 게 내가 뭐 하나 싶어지만
80되어서 70을 돌아보면
70이면 뭐든지 할 것 같아. 아시겠어요?
내가 90 된 사람들 만나고 얘기해 보면
“아이고 뭐 심심한데, 할머니나 한 번 만나 사귀죠?”이러면
“아, 내가 80만 돼도 하겠는데 90이 돼서...”
이렇게 얘기해요.
그래서 인생은 늘 기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좀 희망을 가지고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싶어요.
왜 이혼을 안 하겠다 그렇게 생각해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이게 더 나아서 안 한다” 이런 생각 해야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이혼 안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윤리도덕에 묶여 사니까 속박이 된다는 거예요.
...
근데 아파서 누워 있는 사람이
간호하는 사람들이 이런 심정을 좀 생각하면
사이가 좋은데
또 아파 누워있는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힘들어요.
“아무리 밖에 가서 고생하고 다녀도
그래도 니는 사람 만나지, 니는 밥 먹지, 니는 놀지”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게 고생으로 생각 안 나고
“누워있는 나를 내버려 두고, 너는 너 맘대로 돌아다닌다.”
항상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오면
“아이고 늦게 와서 미안합니다. 힘들었죠.”
이래가 싹싹 해주고
이렇게 약간 좀 뭐랄까
누워있는 게 힘든거를...
“가만히 누워있는데 뭐가 힘들어?”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누워있는 게 참 힘들다는 거.
이번에는 제가 아는 분이 병원에 3주간 똥오줌 받아내고 누워 있었는데
80대 신부인데 그래요.
“인도 성지 순례 가서 스님 시봉하는 게 쉽지
누워 있는 건 진짜 못하겠습디다” 이러더라고
누워 있으면 죽는 게 낫지 못 있겠데. 힘들데
그러니까 누워 있는 걸
너무 가볍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그래 나보다 고생한다”
항상 이렇게 생각하셔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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