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에서 살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외국인이고 외국에서는 한국인입니다
저의 정체성을 좀 더 견고히 하고
어떻게 해야 이민을 한 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감자하고 토마토를 유전자 조작을 해서
뿌리에는 감자가 달리고
줄기에는 토마토가 달리도록 하면
그러면 이것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
감자가 아니다.
토마토도 아니다.
이렇게 해야 할까?
감자이기도 하고
토마토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기 정체성을 잡아야 할까?
그런데 이 세상에는 감자와 토마토밖에 없었잖아.
“감자네” 하려니까 토마토가 달려 있으니까
“감자 아니네” 이러고
“토마토네” 하려고 하다보니까 감자가 달리니까
“토마토 아니네”
이렇게 해서 이 생물은 정체성이 없는 걸까?
이 생물은 감자와 토마토가 동시에 달리는 새로운 종, 감토라고 하는 새로운 종일까?
그래.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살기는 미국에서 산다.
그러면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그런단 말이오.
그러면 지금까지는 한국인, 미국인, 두 종밖에 없었다.
거기에 기준을 놓고 보면 이 사람은 뭐다?
정체성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이것은 새로운 종이에요.
자기 정체성은 자기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남을 기준으로 하니까
자기의 정체성이 없어지는 거지.
한국사람은 한국말밖에 할 줄 모르고
미국사람은 미국말밖에 할 줄 모르는데
자기는 한국말도 할 줄 알고, 미국말도 할 줄 알지.
감자이기도 하고 토마토이기도 한 것은
감토, 새로운 종이다.
나는 새로운 종이다.
생물학적인 새로운 종만 있는 게 아니라
인류학적으로도 자기는 새로운 종이다. 이 말이오.
왜 이 새로운 종이 태어났을까?
옛날에는 태어난데서 자랐단 말이오.
이동이 제한돼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동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종이 생겨나게 된 거예요.
다수가 점유하고 있는 한국사람
다수가 점유하는 미국사람이라는데에서
자기가 코리안 어메리칸이라는
소수에 속하잖아.
소수는 다수에 의해 차별을 받아요.
그러니까 좀 불안하고
아직 자기 정체성을 잘 못 갖는 거예요.
온 우주가 다 한 종류라도
나 하나라도 자기 정체성을 갖고 살아야 해요.
그렇게 자기 정체성이 딱 있어야 해요.
고집하는 거와는 성격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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