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언어는 허상입니다.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말과 언어는
다만 우리가 그것의 주인이 되어
필요할 때만 쓰고
필요치 않을 때는
쓰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과 언어에
노예처럼 휘둘립니다.
말과 언어가 우리의 주인이 되어
우리를 휘두르고
괴롭히며
또 즐겁게도 하는 것이지요.
말은 그저 말일 뿐입니다.
하나의 약속이지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특정한 욕설이나 비난
듣기 싫은 말을
듣자마자 괴로워합니다.
그 말의 화살을 곧장 맞고는 쓰러집니다.
마치
그 욕을 얻어먹으면
반드시 괴로워해야 하는 사람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그 욕을 듣고
괴로워할 수도 있고
괴로워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주인이고
그 욕은 다만 잠깐 왔다가 가는
허망한 소리의 파장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부분
말과 언어에 자동적으로 휘둘립니다.
자신의 글에 달린 악성 댓글을 보자마자
괴로워하는 마음이
전자동으로 일어납니다.
깨어있지 못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그 말과 언어가 허망한 것이며
다만 인연 따라 잠깐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아무 의미 없는 소리 파장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말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필요할 때만
주도적으로 말과 언어를 써먹을 뿐
습관적으로 말과 언어에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내가 필요해서 말의 뜻을 헤아리고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줗습니다.
그러나
그 말과 언어에 실체적인 힘을
무조건적으로, 습관적으로
실어 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해 보세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내가 필요한 것을 배우고 깨닫기 위해
그 뜻을 헤아리되
그 말에
휘둘리는 자가 되지는 마십시오.
내가 말의 주인이 되어
말을 써먹을지언정
말과 언어가 주인이 되어
나를 노예처럼
휘두르게 내버려두지 않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법상 합장
'스님법문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삶의 베이스캠프 지금 여기, 생각을 써먹을 뿐 휘둘리지 않기, 과거나 미래로 갔다가 재빨리 되돌아오기 (0) | 2021.01.13 |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괴로움이 반복되는 것이 윤회, 육도윤회는 지금 일어난다, 괴로움의 반복이 끝나는 것이 깨달음 (0) | 2021.01.12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정한 나의 본래 주인공, 나는 누구인가, 공적영지한 알아차림, 회광반조, 눈 앞의 이것! (0) | 2021.01.07 |
[법상스님 목탁소리] 감당할 수 없는 삶은 없다, 삶은 이미 허용되고 있다, 생각이 거부할 뿐 (0) | 2021.01.05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시절인연, 만남의 의미(인연, 사랑, 소유, 성장, 이별, 좌절, 연기법, 불교, 좋은글, 명언) (0) | 2021.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