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지혜 아시죠?
두 여성이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솔로몬이 내린 판결은
“칼로 아이를 절반으로 나누어 두 여성에게 나눠주라”라는 것이었죠.
아이를 진심으로 위하는 진짜 엄마는 아이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나누는 것을 막아설 테니 아이 엄마를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거죠.
솔로몬의 처방인
“아이를 둘로 나누라”라는 것은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공정한 분배”입니다.
공정한 분배를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똑같이 나누는 등분할(等分割)이지만, 여러 조건과 상황에 따라 ‘공정’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공정한 분배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수학자는
폴란드의 슈타인하우스입니다.
그에게 공정한 분배란
n명이 있을 때 각자가 전체 가치의 적어도 1/n을 차지하도록 분할하는 것을 말합니다.
케이크의 분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케이크가 원 모양이고 토핑 등의 구성이 균질적이라면
중심을 지나는 n개의 부채꼴로 나누면 되겠지만
케이크 모양이 비정형적이라면 예컨대
폴로셔츠를 겹쳐놓은 모양이거나 팬다 모양이라면 나누기가 쉽지 않겠죠.
두 명에게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법으로는 ‘분할자-선택자’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두 명의 역할을 분할자와 선택자로 정하고
1. 분할자는 케이크를 2조각으로 나눕니다.
2. 선택자는 2조각 중 1조각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분할자는 나머지 1조각을 갖습니다.
이 경우 분할자는 선택자가 어떤 것을 택할지 알 수 없으니 최대한 공정하게 분할을 할 것이고
선택자는 자기에게 더 가치 있는 것을 고를 테니 둘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분배가 되겠죠?
세 명일 때 한 명은 분할을 하고, 나머지 두 명이 선택을 하는 ‘단독 분할자 방법’이 있습니다.
그 절차를 알아보죠.
1. 분할자는 케이크를 3조각으로 나눕니다.
2. 두 명의 선택자는 3조각 중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조각을 선택합니다.
3_1. 만약 선택한 조각이 다르면 간단해지죠.
각자 선택한 조각을 갖고, 나머지 한 조각을 분할자가 갖습니다.
3_2. 만약 선택자 2명이 동일한 조각을 선택했다면 나머지 2조각 중 1조각을 분할자가 갖고
남은 2조각을 하나로 합친 후,
앞서 살펴본 ‘분할자-선택자’ 방법에 따라 나눠 가지면 됩니다.
이런 ‘단독 분할자 방법’과 달리
선택자가 한 명이고, 나머지 두 명이 분할자가 되는 ‘단독 선택자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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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공정한 분배와 관련된 일화가 있나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인 1945년 7월 26일
연합국인 미국, 영국, 소련의 정상들이 독일 포츠담에 모여 제2차 세계대전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베를린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분할해 점거하기로 했습니다.
땅의 넓이는 다르지만 각 국가는 나름 자국의 이익을 최대로 하면서
공정하게 분할한 것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공정한 분배의 예를 한 가지 더 들어보죠.
뉴욕의 맨하탄은 아파트 가격이 비싼 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빌려서 여러 명이 나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방의 크기, 방향, 채광 등이 다르기 때문에
월세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뉴욕타임즈 홈페이지는 공정하게 월세와 방을 정하는 웹 사이트를 제공합니다.
먼저 월세와 방의 개수를 입력합니다.
차례로 각 방의 월세를 제안하고 어떤 방을 선택할지 물어봅니다.
모든 사람의 선호도를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국은 모두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냅니다.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갈등은 분배와 관련됩니다.
부의 편중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경제민주화’도 결국 분배의 불평등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케이크 하나 공정하게 분해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우니
공정한 분배는 솔로몬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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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분업은 각 국가가 잘할 수 있는 유리한 것을 하면서
Win-Win하는 공조체제를 말하는데
이런 글로벌 분업은 ‘역할’의 국제적인 분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대한민국은 반도체와 같은 중간재
그리고 중국이나 미국의 IT기업들은 완제품을 주로 만드는 식이죠.
일본의 경제 보복은 국제분업을 깨는 것이고
일종의 공정한 분배를 위반한 것이기에
우리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던 거죠.
앞으로도 그럴거고요.
제가 마지막에 하는 박경미TV 아이콘
이제 좀 자연스러워졌나요?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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