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수학비타민

[수학비타민] 직선보다 '이 방법' 이 더 빠르다

Buddhastudy 2020. 1. 6. 20:49


저는 자전거 마니아입니다.

국회에 들어온 이후에는 자주 타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서초의 자전거 동호인들과 라이딩을 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름에는 한낮보다는 야간 자전거도 좋죠.

자전거 바퀴에 야광등을 설치하면

그 등은 자전거가 달릴 때 어떤 모양을 그릴까요?

 

답은 바로 이런 모양입니다.

잔잔한 파도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죠?

 

이처럼 원을 직선 위에 굴릴 때

원 위의 점이 그리는 곡선을 사이클로이드라고 합니다.

 

사이클로이드에는 재미있는 성질이 있습니다.

미끄럼틀의 면을 원, 직선, 사이클로이드 모양으로 만들고

같은 높이에서 공을 굴려보겠습니다.

 

거리가 가장 짧은 직선을 따라 굴린 공이

가장 먼저 바닥에 도착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사이클로이드를 따라 굴린 공이 더 빨리 도착합니다.

 

그래서 사이클로이드는 최단강하곡선

그러니까 가장 짧은 시간에 내려오는 곡선이라고 불립니다.

 

이런 성질은 전통가옥의 기와에 활용합니다.

기와는 암키와와 수키와로 구성되는데요

그 중 암키와의 모양은 사이클로이드에 가깝습니다.

 

빗물이 기와에 스며들면서 목조건물이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빗물이 기와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야겠죠.

그 답을 제공하는 게 사이클로이드입니다.

 

사이클로이드 곡선으로 암키와를 만든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죠?

 

동물 역시 본능적으로 최적의 곡선을 선택합니다.

독수리나 매가 땅 위의 토끼를 잡을 때 직선으로 날지 않고

아래로 내려오다가 목표물을 향해 곡선 비행을 하는데

이 경로는 사이클로이드에 가깝습니다.

 

--

가장 빠른 길은 직선 아닌가요?

 

두 점을 잇는 최단 경로는 직선입니다.

동일한 속도로 움직인다면

최단 시간을 보장하는 게 직선이지만

속도가 변한다면 반드시 그런 건 아니죠.

 

사이클로이드가 최단강하곡선이라는 것을 설명하려면

사이클로이드 식을 놓고 미분을 해야 하는데

그건 고난이도이니 관심 있는 분들만 탐구하시는 것으로 하고요.

 

여기는 사이클로이드는 최적으로 가속이 일어날 수 있는 모양의 곡선이기 때문에

경로는 직선보다 길지만 더 빨리 도착한다고 정리하겠습니다.

 

--

사이클로이드는 최단강하곡선 이외에

또 흥미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나요?

 

사이클로이드의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성질은

어떤 높이에서 공을 굴려도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공이 바닥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같기 때문에

사이클로이드는 등시곡선이라고 합니다.

 

호이겐스는 어디서 시작해도 같은 시간 동안 추가 진동하는 시계를 만들었는데

등시곡선이라는 사이클로이드의 성질은

시계추가 왕복하는 곡선에 이용됩니다.

 

사이클로이드라는 이름은 갈릴레오가 처음 붙였습니다.

이후, 사이클로이드는 수많은 수학자의 연구 대상이었고

그 대표적인 예가 베르누이 형제입니다.

 

베르누이 일가는 수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인데요

유전학자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수학계를 주름잡는 수학자를 다수 배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게 야곱 베르누이와 요한 베르누이입니다.

사이클로이드를 둘러싼 야곱과 요한의 논쟁은

심각한 다툼으로 비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헬레네 아시죠?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절세의 미녀인데요

사이클로이드는 수학자들의 분쟁을 가져왔기에

기하학에 헬레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7세기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파스칼은

지독한 치통을 잊기 위해 사이클로이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수학 문제가 치통뿐 아니라 두통까지 더해주겠지만

파스칼에게는 진통제였던 거죠.

 

파스칼은 겨우 8일 동안 연구해

사이클로이드에 관한 많은 문제를 풀었다고 하니

위대한 수학자에게는 치통마저도 축복인가 봅니다.

 

--

오늘은 매력적인 곡선

사이클로이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또 다른 매력적인 수학적인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커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