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5년
미국의 주류 언론 및 전문 학술지들은
지적설계론을 본격적으로 다룬 바 있다.
미국 전 대통령인 조지 부시는
텍사스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화론과 지적설계론을 함께 가르쳐
학생들에게 논쟁이 무엇인지를 이해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함으로써
생명 기원 논쟁을 더욱 가열시키기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지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한때 전 세계적 이슈였던
지적설계론이란 과연 무엇인가?
지적설계이론에서는
우연이나 필연으로 생길 수 없는 일을 설계의 개념으로 정의하며
이 때문에 지적설계의 개념은
인간 지성의 존재의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니라
우연과 필연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생명기원설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까지 불리며
반대로 창조론을 과학에 도입하기 위해 변형시킨
유사과학 중의 하나로도 불리고 있다.
오늘은 지적설계론에 대해 알아보겠다.
--지적설계론이란 무엇인가?
지적설계론이란
생명체의 기원과 그 복잡성을
진화론의 방향성 없는
돌연변이와 자연 선택 주장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진화론을 넘어서는 생물학적 복잡성은
어떤 지적 원인에 의해 설계되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적설계론은
엄밀히 따지면 모든 사물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종교적 맥락에서만 논쟁이 이루어지기에
주제가 생명체에 관한 것으로 제한된다.
그 주장을 요약하면
생명체 혹은 생명체가 갖는 각 기능은
신적인 존재가 설계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생명체는 지적 존재가 의도한 결과물이며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지적설계론은
두 가지를 기초로 한다.
첫째, 지적 원인이 존재한다.
둘째, 설계된 결과를 객관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초에 입각해 설계된 사실만을 다룰 뿐이며
설계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설계했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종교성의 개입으로 인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다.
--과학으로 자리매김하는 지적설계론
과학으로서의 지적설계로는
법의학, 암호학, 고고학, 외계지성탐사 같은 분야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과학적 관찰 방법에 기반하여 설계된 증거를 찾는다.
수학자인 윌리엄 뎀스키는
복잡 특수한 정보는 설계된 정보임을 증명했고
DNA 정보가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지적설계론은 설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우주와 생명체가 담겨 있는 지적설계의 증거만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
설계자가 그것을 왜 설계했으며
왜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적설계론은
신앙 혹은 종교적 관점은 배제된다.
--생명체 설계의 증거들
지적설계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박테리아의 편모가 자주 예로 제시된다.
미국의 생물학자인 마이클 비히 교수가
세포 시스템에서 설계된 증거의 예로
박테리아 편모의 모터 구조를 제시한다.
여기서 강조되는 개념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다.
분자기계 시스템을 이루는 복잡한 부품 중
어느 하나를 제거하면
그 기능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중간체가 필요한 우연의 진화 메커니즘으로는
생성될 수 없다고 본다.
곧 미리 설계되었다는 증거다.
이 개념에 입각해
생명체의 복잡성에 개입된
지적인 설계를 주장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인간은 컴퓨터를 설계하였다.
이때 컴퓨터 내부에 있는 CPU, 메모리, HDD 등은
인간이 의도했기에 그 기능을 갖는다.
인간이 계산을 위해 CPU를 만들었기에
CPU는 계산을 하는 기능을 갖는다.
다른 부품들이 기억을 담당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근거로 우리는 컴퓨터가 우연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지적설계자를 통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할 수 있다.
지적설계 옹호자들은
우리가 컴퓨터의 각 기능을 만드는 것과 같이
생명체의 각 기능 역시
지적 존재의 설계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우주상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매우 많다.
이 조건들은 대부분이 기초적인 물리 상수들과 힘들인데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한 물리 상수들의 범위는 매우 좁다.
따라서 어떤 한 상수라도
그 값이 조금이라도 틀어진다면
이 우주상에서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다.
심지어 별이나 은화까지 생성될 수 없는 조건이 돼버린다.
현재의 우주는 생명체가 있으므로
이러한 상수들이 치밀하게 조정되었다 할 수 있다.
지적설계론자들은
생명체들이 탄생하는 사건의 확률이
이러한 상수들의 범위를 따진다면
매우 희박함으로
우연히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그들의 주장은
생명체는 어떤 지적인 존재에 의해
치밀하게 조정된 우주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화론의 아성이 흔들리다
“지적설계론이 과학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지적설계론자들은
“신다윈주의 진화론이 과학인가?”라고 되묻는다.
지적설계론자들은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 체계가 아닌
유물론적인 자연주의 철학에 근거한 이론 체계이며
따라서 자연주의로 한정하는 과학의 범위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명한 진화론 과학철학자 마이클 루스 교수는
대부분의 진화론자가 진화의 과학적 관점보다
종교적 관점에 치우쳐 있고
결국 진화주의를 종교로 갖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지적설계론의 문제점
지적설계론의 옹호자들은
지적설계가 종교 교리가 아닌 과학 이론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창조론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창조론의 지지자들이 공교육에 창조론을 포함하자고 주장했지만
창조론은 과학이 아니고
신앙의 영역이라는 반박에 부딪히게 되자
과학의 세계 속에 자신들의 이론을 끼워넣기 위해
용어들을 몇 가지 바꿔 만들어낸 것이
바로 지적설계이다.
신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지적설계자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특정 종교의 교리에 입각한 가설이 강요되는 것이
위헌으로 판정이 나면서
창조론이 교육에서 퇴출당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절대자의 개념이 있는 어떤 종교에도 끼워 맞출 수 있도록
지적설계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적설계자는 누구인가?
지적설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한다.
지적설계자는 누구인가?
지적설계자는 누가 설계했는가?
지적설계가 옳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최소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하거나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적설계가 옳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이것을 가치 있는 주장으로 고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설계자는 누가 설계했는가?”라는 질문은
2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부동의 원동자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다루었다.
부동의 원동자는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에서
신의 역할을 하는 핵심 개념이며,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이게 하는 자라는 뜻이다.
서방교회의 저명한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를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즉 “설계자를 설계한 자가 있고
그것을 설계한 자가 또 있다는 식으로
무한히 소급될 수는 없으므로
최초의 설계자가 있고 그것이 신이다”라는 식으로 넘겨버리면 그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눈과 같은 생물의 복잡한 기관이
우연에 의해서 생겨났다고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보았다.
이렇게 정교하게 짜여진 세계라면
필연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현대의 항공기를 설계할 때
여러 설계자가 참여한 것처럼
하나의 복잡한 설계자를
여러 단순한 설계자들이 협동하여 설계할 수도 있다.
설계자가 무한히 이어지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결국 설계자의 설계에 대한 문제는
하나의 견해가 될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논박으로 보기는 어렵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설계자는 자신의 설계한 존재보다 복잡도가 크거나 같을 것이 당연한데
“설계자의 설계자의 설계자는 누구인가?” 하는 식으로 올라가면
그 존재의 복잡성은 무한히 증가하고
따라서 그 존재가 없을 확률도 무한히 100%에 가까워진다.
그러므로 지적설계자가 있을 확률도
무한히 0%에 수렴해 간다고 했다.
미국의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지적설계에 대해
“우주는 신이 만들었다거나
그 신은 원래부터 있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할 거면
한 단계 줄여서
우주가 원래부터 있었다고 하는 게 편하지 않냐?”라고 비꼬았다.
우주가 굳이 무한히 복잡한 절대자라는 가정을 할 필요 없이
그냥 우주가 원래 스스로 존재한다는 게
훨씬 편하고 합리적인 가정이라는 것이다.
지적설계론이 인정받는 과학적인 이론이 되기 위해서는
해명이 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점은
증명이 안 된다.
지적설계론의 중심에는
만물을 설계하거나 그에 관여한 지적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증명이 안 되었으며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마저 존재한다.
종교계에서는 이 증명이 우리가 믿는 그 하느님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절대자가 있다는 것은 입증한다라고 언급한다.
지적설계론이 옳다고 해도
지적설계자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하나님인지
혹은 도교 세계관의 조화옹인지
인도 신화의 브라흐마인지 알 수 없다.
결론은 한 종교의 창조설을 믿는 종교인들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면
다른 종교의 창조 신화와의 충돌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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