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저항전분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드릴게요.
자, 저항전분
사람의 소화효소로는 분해되지 않는 전분이라는데
그럼 그 전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아니, 사람의 소화효소로 분해되지도 않는 것이라면
그냥 그대로 똥으로 빠져나가는, 쓸데 없는 성분 아닌가?
아니요,
좀만 더 생각해 볼게요.
사람이 만드는 전분 분해효소, 이걸 아밀라아제라고
생물시간에 배웠던 기억나시죠?
근데 사람의 침샘이나 췌장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는 알파아밀라아제입니다.
이건 포도당 분자들이 알파 결합으로 묶여 있는 알파전분은 분해할 수 있어도요
베파결합으로 묶여있는 저항전분은 분해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항전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대장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 대장에서 아주 비밀스러운 일이 생겨납니다.
대장에는 저항전분의 베타결합을 끊어내는
베타-아말라아제를 분비하는 세균들이 살고 있어요.
사람은 못해도 세균은 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우리 몸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비피더스균,
이 녀석들은 우리가 소화시키지 못한 올리고당, 식이섬유, 저항전분,
즉 탄수화물 찌꺼지를 좋아해요.
그래서 이런 탄수화물 찌꺼기가 대장 속에 많이 흘러들어가면요
비피더스균들이 이걸 먹고 그 수가 늘어납니다.
몸에 유익한 균이 많아지는 거죠.
비피더스균은 탄수화물 찌꺼기를 발효시켜서
‘부티르산’이라고 하는 지방사슬의 길이가 짧은 단쇄지방산을 만들어냅니다.
놀랍게도 이 단쇄지방산이 대장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우선 이게 산이니까요, 대장 내의 PH를 낮춰줍니다.
대장 속이 산성 환경이 되면 나쁜 균의 증식이 억제되거든요.
그래서 장에 염증이 잘 안생기고, 대장암이 예방되는 효과까지 나타납니다.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이 단쇄지방산이 대장의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고
면역세포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장의 점막이 약하고 느슨해지면요
거기로 염증 물질과 독소가 스며들면서 면역세포들이 교란에 빠지고
우리 몸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기 쉽거든요.
몸에 만성 염증이 잘 생기는 분들은요
장내 세균 사이의 불균형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끼니를 빵이나 면 같은 밀가루 음식으로 자주 때우고
가공식품, 페스트푸드, 햄 소세지, 육식 좋아하고, 달다구리한 음식 많이 먹고,
그러면서 채소나 콩은 싫어하면요
뱃속에 식이섬유나 저항전분은 거의 안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면 장 속에 좋은 균이 살기가 어려워지고
몸에 염증이 생기기 쉬워지는 겁니다.
그럴 때 궁여지책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사드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 아무리 100억 마리 유산균을 먹어도요
걔네들이 먹고 살 먹이를 공급해주지 않으면 걔네들 다 죽어요.
아, 군사를 풀어놓고 군량미를 안주면 어찌 되겠습니까?
자, 올리고당, 식이섬유, 저항전분처럼 유익한 균의 먹이 역할을 하면서
유익균은 증가시키고 유해균은 억제시키는 물질,
그걸 프리바이오틱스라고 합니다.
유익균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그 유익균의 먹이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라고 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음식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밥에다가 검은콩 넣어서 콩밥 해 드시면 좋고요
밥 지을 때 우엉도 넣으면 좋고요
또, 채소 반찬 많이 드시고요
출출할 때는 빵이나 과자 드시지 마시고요
감자나 고구마 드세요.
감자튀김은 노노.
그건 아주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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