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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서 고등어 얘기를 좀 더 해드리게요.
고등어는 가을에 제일 맛있습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 자기 몸에다가 도톰하게 지방을 채우거든요.
그 지방이 고소한 맛을 내는 거죠.
그런데 이 고등어가...
비리내가 좀 납니다.
특히 트름할 때 비린내가 올라오면 기분이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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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비린내는 도대체 왜 나는 건가요?
물고기가 죽으면요, 얘네들한테 붙어있던 세균이 시체를 부패시키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트리메칠아민이라는 휘발성 물질이 만들어지는데요
이게 비린내를 풍기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이 트리메틸아민 수치를 측정해서 생선이 어느 정도 부패했는지 가늠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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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유독 고등어는
그렇게 비린내가 많이 나나요?
고등어는 잡히는 순간부터 부패가 시작되는 생선입니다.
얘네들은요, 다혈질이라서, 붙잡히면
“에잇, 죽어버리자” 하는 것 같아요.
고등어는요, 살아있을 때는 엄청 부지런히 움직이는 애들이에요.
그런데 광어, 도다리 같은 애들은요, 수조에 넣어두면 그냥 자빠져 있어요.
살았는지, 죽었는지.
근데 고등어는 쉴 새 없이 움직여요.
이런 애들은 네모난 수조에다 가둬두면 안 돼요.
마구 움직이다가 대가리 다 터집니다.r
그래서 동그런 수조에 넣어두는 거에요.
전어도 그렇죠. 둥그런 수조를 뱅글뱅글 돕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이고, 살아있을 때 장거리를 뛰는 물고기는요
근육에 혈액공급이 잘 되어야 하기 때문에 살코기가 빨개요.
붉은살 생선, 다혈질이에요.
근데 광어는 어때요?
광어 살 색깔 아시죠?
그냥 움직이지도 않고 자빠져만 있는 물고기들은 살코기가 흰색이에요.
흰살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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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러니까 고등어는 왜 비린내가 더 나냐고요.
아, 지금 계속 설명하고 있잖아요.
고등어는 붉은살 생선인데, 살 중에서 ‘혈합육’이라는 부분이 있어요.
그동어는 특히 이 부분에서 비린내가 더 많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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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알았고요, 이제 비린내 없애는 법을 알려주세요.
우선 고등어를 살때부터 조리할 때까지의 시간 간격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고등어는 사면 빨리 집에 데리고 오고, 최대한 빨리 조리하세요.
상온에 있는 동안 고등어는 계속 부패되고 있다, 부패 진행중이다,
이걸 명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살 때 말이죠, 소금을 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되죠?
소금을 치면 그만큼 덜 부패한다는 것도 알고 계세요.
그치만 조림이나 찜을 하려고 할 때는 소금을 안 치기도 하잖아요?
그렇다면 더더욱 빨리 데려와서 빨리 조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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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오자마자 바로 해먹나요?
가족들이 와야 요리를 하죠.
맞아요, 낮에 장을 봐왔지만 저녁에 해서 먹으려고 할때가 있단 말이죠.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거기서도 부패는 계속 진행됩니다.
이거 어떡해야 할까요?
자, 일단 고등어를 데리고 오자마자 다시 한 번 소금물로 박박 씻어주세요.
물론 고등어 파는 데서 내장 제거하고 손질하고 씻어주긴하지만
꼼꼼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고등어를 부패시키는 것은
세균하고요, 고등어 내장에 있던 효소입니다.
그러므로 물로 잘, 싹 씻어낼수록 그만큼 부패가 덜해집니다.
특히 내장 주변을 씻어야 하고요
피도 잘 씻어내야 합니다.
자, 냉장고에 넣어둬야 한다면, 그냥 비닐봉지에다 담아서 넣어두지 말고요
식초물에 담가서 넣어두면 좋습니다.
식초와 물을 2:1정도로 해서 식초물을 만들어주세요.
고등어가 푹 잠길만큼 만들고 거기에다가 고등어를 담가주시면 됩니다.
이때 여기다가 생강즙과 마늘즙을 함께 넣으면요
세균이 고등어를 부패시키는 것을 아주 강력하게 억제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알레르기, 식중독 유발물질인 히스타민, 이게 생성되는 것도 막아줘요.
물론 비린내도 잡힙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고등어 먹고 탈날 일 정말 없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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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그렇군요.
근데, 솔직히 좀 상당히 번거롭게 느껴지네요.
뭔가 또 좋은 방법 더 없나요?
자, 비린내를 없애는 필살기가 또 하나 있습니다.
제가요, 고등어초회를 엄청 좋아하는데요
일본 말로 시메사바라고 하는 거죠.
이 고등어회가요, 그냥 먹으면 엄청 비리거든요.
그래서 고등어회를 만드는 고수들이 꼭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고등어 껍질의 막을 벗겨내는 겁니다.
여러분, 오징어 껍질 벗겨보셨죠?
그것처럼 고등어에도 껍질에 막이 하나 더 있어요.
이 고등어 비린내가 이 막에서 많이 나거든요.
이 고등어 막을 벗기는 장면, 제가 동영상을 링크해두겠습니다. 한번 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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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먹고 트름이 많이 나고 소화가 잘 안되면 힘들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고등어 요리를 할때요 생강을 꼭 써보세요.
고등어 생강 조림, 이런 요리 참 좋지요.
그리고 고등어를 먹을 때도 생강을 같이 드시면 참 좋습니다.
생강 초절임을 만들어놨다가 고등어 먹을 때 같이 드시면 좋죠.
고등어와 생강은 완전 찰떡 궁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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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이 어떤 효과가 있는 건가요?
생강은 위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서 음식이 쑥 잘 내려가도록 해줍니다.
그래서 고등어 트름도 덜 나게 되는 거에요.
그리고 고등어가 지방이 많아서 또 소화가 덜 되기도 하거든요.
생강은 지방 소화가 잘 되도록 담즙을 생성시켜주고 담즙 배출도 원활하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고등어 먹고 난 뒤에 후식으로 생강차를 한 잔 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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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말고 또 뭐 좋은 거 있나요?
무도 좋습니다.
고등어 조림할 때 무를 깔고 졸이죠?
좋죠. 맛있고.
그런데 소화를 위해서 무를 먹을 때는
익히지 않은 무라야 도움이 되는 겁니다.
열을 가해서 익히면요, 무에 있는 소화효소가 활성이 없어집니다.
생무를 강판에다가 갈아주세요.
그리고 고등어 한 점 집어먹을 때마다
무 갈은 것을 얹어서 드시면 소화가 잘 됩니다.
아니면 무생채를 드시는 것도 좋고요
무순, 무순을 곁들여 먹는 것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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