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서식하는 모르포나비는
그리스어로 반사된다는 뜻의 이름처럼
아름다운 푸른빛의 날개를 지녔습니다.
이 색에 매혹된 곤충학자들은
색소를 추출하려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날개에는 파란 색소가 전혀 없었습니다.
모르포나비는 어떻게 색소 없이도 화려한 색을 뽐내는 걸까요?
이는 날개 표면의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마치 기와를 얹은 듯
규칙적인 배열이 여러 층을 이루고 있는데
이런 형태를 광구조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눈으로 보는 색은
색소라는 물질과 햇빛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집니다.
나뭇잎이 녹색인 이유는
색소인 엽록소가 가시광선 영역 중 녹색은 반사시키고
다른 색상은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빛은 파도처럼 위상이 변화하는 파동성을 지녔습니다.
서로 같은 위상의 파동이 겹치면
진폭이 커지는 보강 간섭을 일으키지만
다른 위상의 파동이 겹치면 진폭이 소멸되는 상쇄 간섭이 만들어집니다.
상쇄 간섭 시 빛은 반사되지 않고 층을 투과해 소멸합니다.
모르포나비는 날개 표면에 있는 독특한 광고주로 인해
파란색 빛의 파장은 보강 간섭을 일으켜 반사되고
나머지 색상의 파장은 상쇄 간섭을 일으켜 소멸합니다.
이에 우리 눈에 푸른색으로 보이는 겁니다.
모르포나비의 날개는 때로는 보는 위치에 따라
무지갯빛으로 다양하게 광택을 내기도 합니다.
날개 표면에 겹겹이 쌓인 층에서 반사 시키는 빛의 파동이
시시각각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만 원권 지폐를 한번 볼까요?
지폐 뒷면 아래에 있는 숫자 10,000은
위에서 보면 노란색, 옆에서 보면 초록색으로 바뀝니다.
위조 방지를 위해 색 변환 잉크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색 변환 잉크는 바로 모르포나비 날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것입니다.
변신의 귀재 카멜레온도 빛의 강약, 온도차 감정 변화 등에 따라
몸 색깔을 바꿀 수 있습니다.
피부가 모르포나비의 날개와 같은 광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카멜레온은 광구조 간격을 스스로 조절해 몸 색깔을 바꿉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모르포나비와 카멜레온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반도체의 전류를 제어하듯 빛의 흐름을 제어하는
광 직접회로(OpticaL IC)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구현되면 현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른
광컴퓨터의 시대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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