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봉준호 감독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국민 영웅이 된 봉감독,
아카데미상 이야기는 더 이상 안해도 되겠죠?
그래도 계속 봐도 즐거운 장면, 다시 한번 휘리릭 보자구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
작품상 수상자는...?
Parasite기생충 와~~ 기립박수~ 감격의 순간!
상을 받고 귀국했을 때 짧게 소감을 밝히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그 장면을 보던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 이 사람, 이런 사람이었구나’
한 인간의 내면이 쉬익, 드러나는 짧은 순간을 포착했거든요.
여러분도 제가 집중한 그 장면을 지목하실지 궁금해요.
한번 보세요~
“작년 5월 깐느에서부터 여러차례 수고스럽게 해드려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사실 뭐.. 아까 박수를 쳐주셨는데 되게 감사하고
오히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국민분들께 제가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팔 아프겠어...”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나요?
저는 이거였어요.
어깨를 툭툭치며 “팔 아프겠어요”
저는 감동했어요.
참 따뜻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해서만은 아니에요.
심리학 관점에서 봤을 때
봉감독이 그 상황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서 그래요.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쓰고 온 순간
전세계가 나를 원해.
내가 만나자고 하면 헐리우드 스타들도 한걸음에 달려올 걸.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생각해도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수백대 카메라를 보면서
지금 권력의 정점에 있다는 걸 실감하는 그 순간에
“이 친구 팔이 아프겠는 걸?”
이 생각이 난다? 이게 바로 봉감독의 영웅본색입니다.
저는 오스카상 스피치보다 이 모습이 더 멋있었어요.
사실 이게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권력이 없는 저한텐 어쩌면 쉬운 행동일 수 있어도
그 당시 봉감독에겐 왜 쉬운 일이 아닌지
권력의 심리학을 통해 설명해드릴게요.
권력자가 되면 사람이 변할까요?
네. 변합니다.
출세하더니 사람이 변했어.
이런 소리 정말 듣기 싫지만, 권력을 잡으면 나도 변해요.
권력의 부작용 중 하나가 자기중심성, 즉 공감 능력의 상실입니다.
뇌과학자 스크빈더 오비가
권력감이 충만한 사람들의 뇌를 들여다봤는데
거울뉴런이 잘 반응을 안했어요.
이게 뭐냐하면, 공감의 기초가 되는 신경 네트워크인데요
자폐증의 원인 중 하나가
거울뉴런이 잘 작동하지 않는 거예요.
제가 이 동작을 하면 뇌의 특정 영역이 활성화돼요.
그런데 저를 쳐다보는 여러분의 뇌에서도
같은 부위가 활성화됩니다.
거울뉴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타인의 행동을 볼 때, 거울뉴런이 잘 반응해줘야
마치 내가 직접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그 사람의 행동과 마음 상태를 온몸으로 이해해요.
이게 공감의 기초인데
권력을 잡으면 거울뉴런이 잘 불을 안켜요.
소시오패스의 뇌와 권력자의 뇌가 잘 구분이 안될 때가 많다.
권력 연구의 대가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는
심지어 이렇게 독한 말도 했어요.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음에도 봉감독의 거울뉴런은
손상을 입기는커녕 오히려 더 세진 것 같습니다.”
벌서는 자세로 유지하고 있는 친구를 보았을 때
공감네트워크가 밝게 빛나면서
마치 자기가 벌서고 있는 것처럼 느낀 거죠.
봉준호 감독은 진짜 리더같아요.
여러분, 앞으로 점점 더 많은 권력을 확보하시더라도
“아휴, 팔 아프겠어요.”
이렇게 한 마디 건내는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