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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심리학] 정리의 역습! 정리의 심리학 2탄, 지나치게 정리할 때 내가 잃어버리는 것은?

Buddhastudy 2020. 10. 12. 19:21

 

 

오늘의 주제는 적당히 치우고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리된 집을 보는 즐거움엔 중독성이 있어요.

제 친구는 요즘 살림 브이로그나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 영상에 빠져있어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대요.

 

제자리를 찾은 물건들이

색깔, 크기별로 정렬된 공간을 보면

뇌의 보상 회로가 막 불을 켜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이미지들을 보면 빠져들어요.

사진작가 Emily Blincoe의 작품들을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Things Organized Neatly라는 블로그의 큐레이터인데

Austin Radcliffe가 모아 놓은 작품들도 구경해보세요.

 

 

혼돈이 질서로 전환된 느낌

개운한 청량감이 내 마음을 토닥토닥 만져주는 것 같아요.

남의 공간을 보기만 해도 좋은데

내 공간을 정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전 영상에서 말씀드렸듯이

정리의 심리적 효과는 큽니다.

 

심리학자 Darby Saxbe 등의 연구에 의하면

집에 손님이 왔을 때, 내 입에서 어떤 말이 흘러나오는지에 따라서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을 예측할 수 있대요.

 

아휴, 치우질 않아서 집이 엉망이에요.

이 문이 또 안 닫히네, 수리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가 제일 좋아는 공간이에요.

특히 겨울에요...

여기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요.”

 

전자처럼, 어질러진 공간에 사는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수준이 더 높고, 우울하고 피곤해요.

 

어떤 사람이 집을 잘 치울까요?

성격과 관련이 있는데 성실성이에요.

 

심리학적으로 성실한 사람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책임감, 절제, 성취 욕구, 심사숙고

 

이런 사람은 공부도, 일도 잘해요.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특히 성실성의 다른 특징 중 하나인

질서 정연함이 두드러질 거예요.

 

여기까진 좋아요.

그런데 반전이 있어요.

過猶不及(과유불급),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아요.

정리를 잘할수록 더 행복한 게 아니랍니다.

 

Nathan T. Carter 연구팀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질서 정연할수록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느끼지만

어느 지점을 넘어가면 덜 행복해져요.

 

질서가 결벽으로 가면 안 돼요.

청결과 정리에 집착하는 것을 결벽성이라고 하는데

질서를 추구하는 경향이 심해지면 결벽증이 됩니다.

 

--

성취 욕구가 지나치면 일중독이 되고

능력을 과도하게 추구하면 완벽주의에 빠지고

절제력이 지나치면 융통성 없는 완고함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정리도 적당히 해야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마음씨 좋고 부지런한 50대 부부의 집에 세 들어 산 적이 있었어요.

청소의 여왕이었던 집 주인 아주머니가 어느 날 새 가스레인지를 들여놓았는데

그날 이후, 가전제품이 박물관 전시품처럼 관리되는

기묘한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어요.

 

아주머니는 계란프라이 하나를 만들어 먹은 후에도

스프레이와 물수건, 마른수건, 순서로

의식을 거행하듯 가스레인지를 반짝반짝 닦고

손수 제작한 커버를 씌웠어요.

 

이는 저에게 접근 금지를 의미했죠.

레인지를 켜기 위해서는 아주머니의 승인을 얻어야만 했어요.

 

그분의 정리 본능 덕분에

저는 오래 되었지만 별스럽게 깨끗한 집에서 사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죠.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스쳤어요.

아주머니가 가스레인지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 가스레인지가 아주머니를 관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장실 욕조 유리 문, 현관의 타일 바닥

집안 구석구석 물때와 기름때를 닦아대느라

쉴 틈이 없는 아주머니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청결함의 시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분을 좋아했던 저는 이따금 속상했어요.

금만 더 편하게 사시지.”

 

여러분 대부분은 저처럼 이런 걱정이 필요 없는 분들이신가요? ㅋㅋㅋ

맞아요, 우리는 좀 더 정리하고 살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그게 뭐든 과도해진다 싶을 땐 멈추고 적절한 지점을 찾아보세요.

過猶不及(과유불급)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습니다.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