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24)

호의를 권리로 아는 위험한 착각

Buddhastudy 2020. 3. 13. 20:14


다음은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자영업자의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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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다수의 회원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간만에 진지글입니다.

현재 본인 포함 4인 근무하는 영세 사업자인데요

여자 경리가 자꾸 답답한 소리를 해대서 객관적 의견 들어보고 싶네요.

 

현재 남자 필드직원 2명에 여자경리 1명있는데

지금 딱 근무 2년 됐습니다.

현재 조건 및 복지 내용입니다.

참고로 거짓 전혀없이 있는데로 적겠습니다.

 

20157월 입사할때 월170시작해서 6개월마다 그냥 기분따라 10~20씩 인상해줘서 현재 월220주고요

추석 설날 떡값 회당 약 30~50씩 줍니다.

복지차원에서 법인카드 월30한도로 쓸수있게 줬으니 실제로 250주는거네요.

 

식비는 별도로 법인카드로 사용하고요.

원룸 숙소 혼자쓰게 잡아줘서 월 32만 원 내주고 있고 전기 가스 다 내주고 있습니다.

 

업무상 외근도 근근히 있어서 출퇴근 및 외근용도 개인 경차한대 주고 유류비 전액 법인카드로 쓰게하고 있고요.

 

근무는 철저한 주5일에 공휴일 및 대체휴일 무조건 다쉽니다.

연차는 법정공휴일로 대체이며 퇴직금은 있습니다

 

근무시간은 정상적으로는 9시출근 18시 퇴근이지만

주에 4일은 5시 퇴근합니다(저를 포함 모두가 해당)

 

근무 자율도는 세계 최고입니다.

안 바쁘면 하루에 3시간은 기본으로 놀고요.

심지어 애들 CGV 가서 영화도 보고옵니다.

 

일의 특성상 할 게 없을 땐 정말 아무것도 할게 없어서

저 역시도 할 거 없으면 사무실에 있지 말고 나가서 커피를 마시던

거래처를 가서 놀고 오던 하라고 하고요.

 

여기까진 전혀 문제없는데 경리가 생각하기에 제가 너무 편한 건지 호구로 본 건지 몰라도 숙소를 이번에 지어진 오피스텔로 옮겨달라는데 뭔가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물론 가족같은 마음에 일단 알았다 고려하겠다 하였지만...

이 찝찝함을 어찌 말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저 호구입니까?? 아니면 좋은 사람입니까//

 

거기 위치가 어찌됩니까?

제가 경리 업무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남자지만 치마입고 출근하시라면 할 의향있구요...

경영학과 나왔습니다.

연락 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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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위의 글이 사실이라면

직업적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좋은 처우다.

 

한 사람 말만 들었기 때문에 사실관계의 왜곡이 어느 정도는 있을 수 있다.

그것을 고려해도 금전적 대우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대우까지 좋다.

그래서 남자이지만 자신이 경리 일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꼭 뽑아달라는 풍자적인 웃픈 댓글이 베스트 댓글이 되었다.

 

누군가는 이것을 호의가 아니라 회사 복지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호의로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

 

세상에 100%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해서 관계가 끊어졌을 때,

아쉬운 쪽이 51% 이상 잘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에 이런 조건의 경리직 공고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

지원자가 넘쳐날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지금의 경리 직원 비슷한 처우의 직장은 구하기 힘들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은

호의를 권리인 줄 아는 것이다.

 

<부당거래> 류승범의 명대사는

이제는 속담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

 

명심하자!

호의를 권리로 착각했다가 관계가 끊어지면

대재앙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