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심이 조금 많네요.
자기 성적보다 높은데 냈다는 거 아니겠어요? 떨어졌다는 거는...
합격했느냐 안 했느냐는 실력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이건 높은데 내면 떨어지게 되어 있고 낮은데 내면 걸리게 되어 있는 거예요.
이건 운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가 떨어졌다’ 그러면 ‘좀 높은데 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면 되고요
그래도 ‘그곳에 가겠다’ 그러면 한 번 더 해서 가면 되고
‘아, 내가 너무 현재의 실력에서 조금 높은데 냈구나’ 그러면
‘아, 그럼 조금 낮은데 내야 하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거든요.
어떻게 생각해요?
누구나 다 욕심은 있습니다.
그런데 떨어진 것은 내가 너무 현재의 성적보다 높이 내서 떨어진 것이지
이것은 운이나 내 실력이 없거나 이런 문제는 아니라는 것.
그래서 좌절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그것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거에요.
...
불합격도 자주 경험해 보면 이력이 생겨요.
지금은 큰일 같은데, 만약에 한 20년 30년 지나서 나이 40 50이 되어서 이때를 돌아보면
사실 별일 아니에요.
지금은 이게 굉장히 큰일이죠.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구슬치기를 아주 잘했어요.
그래서 친구들하고 내기해서 구슬을 따서 얼마만큼 땄냐?
서랍 안에 넣을 정도를 넘어서 조그마한 단지에 가득 담아놓을 정도로.
그런데 지금 그 구슬이 어디 있는지 몰라요.
그때는 그것이 굉장히 소중한 것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게 그렇게 소중한 게 아니에요.
내가 그때 그렇게 소중한 것이 아닌 줄을 알았으면
친구들과 구슬치기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하되
땄다 하더라도 끝날 때 친구들한테 나눠줄 수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때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만약 그렇게 했다면 지금은 방송국에서 우리 어릴 때 친구를 찾아가서
‘법륜스님이 어떤 사람이냐’하면
‘법륜스님은 어릴 때부터 달랐다.
우리하고 구슬치기해서 구슬을 따서 갈 때는 우리한테 돌려줬다’
굉장하지 않습니까, 그죠?
그게 바로 별거 아닌 줄 알았으면 그렇게 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어요.
그건 뭐냐?
내가 어릴 때는 어리석었다.
지혜롭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도,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면 지금의 제 삶에서는 또 ‘이게 소중하다, 이게 소중하다’ 이러지만
눈 감고 숨넘어갈 때 생각하면
지금 내가 소중하다 했던 것이 또 어릴 때 구슬 같은 게 있을까요 없을까요?
있겠죠.
그러니까 구슬만 별거 아닌 게 아니라
지금의 내 삶에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내가 또 20 30년이 지나서 눈 감을 때
그 구슬 같은 게 무엇일까?
이건 정말 구슬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걸 내가 지금 늘 유념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그러면 나중에 숨넘어갈 때
‘내가 쓸데없는 데 시간 보냈다’ 이런 생각을 안 하겠죠.
그러니 여러분들도 너무 현안에 집착하지 마라.
충실하지 마라는 게 아니라 구슬치기를 대충하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구슬치기는 최선을 다해서 하되
그 성과를 나눌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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