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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THATch] 세계관과 인식론 (1/2)

Buddhastudy 2024. 10. 24. 19:52

 

 

인간은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인간이 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다.

-임마누엘 칸트

 

 

인식론이 도대체 뭘 연구하고 주장하는 것이냐 하면

사람이 무언가를 안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람이 무언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참과 거짓은 어떻게 분별하는지 등을 탐구하는 것이

주된 과제다라고

백과사전에는 설명합니다.

 

서구철학에서는

고대 그리스부터 인식의 문제가 다루어졌습니다.

외부의 사물과 사건을 누가 어떻게 인식하는지

또는 안다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이런 문제들이 많은 철학자들이 다루었고

무엇이 있고 없고 하는 존재론과 같이 다루었기 때문에

서구 철학에서 존재론과 인식론은 매우 중요한 핵심 주제가 되었습니다.

 

서구 고대의 전통적 인식론은

지식과 그의 지식이 진리인지를 다루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경향을 [존재론적 인식론]이라고 합니다.

 

플라톤으로 대표되는 시조부터

지식의 대상을 문제로 삼죠.

진리는 무엇인가?”라는 존재의 문제와

어떻게 진리임을 알 수 있는가?”라는 입증의 문제입니다.

 

플라톤의 인식론은

세계관편에서 동굴의 우화로 한번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근대로 와서 인식론은

철학과 과학의 핵심 주제가 되었습니다.

근데 이후의 인식론은

무엇이 진리인가에 대해서가 아니라

지식을 알게 되는 조건에 대해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그 조건의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의식이라고 파악했고

이 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규명하려 합니다.

 

철학공부를 따로 하지 않은 사람도

데카르트가 말한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인간이 인식 능력을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태어난 후에 사후적으로 갖추게 되는 것인지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 인식 자체의 형상인 관념인 것인지

아니면 외부의 실제를 정말 인식하는 것인지

이런 문제가 근대 서구의 인식론의 주제였습니다.

 

서구적 인식론은

현재도 계속 논쟁 중이고

아마 앞으로도 각종 과학 분야가 발전하면서

논쟁에 필요한 이슈들을 계속 제공할 겁니다.

 

우리 대부분은 인식에 대해

이런 근대 서구철학의 이론을 배웠고

아주 정교하게 정리하지는 않더라도

대충 그중 어떤 견해를 취하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서구철학의 인식론을 짧게나마 정리해 보려는 것은

우리가 가진 생각의 틀이

그것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관의 문제와 흡사하지만

세계관은 이 세상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생각이고,

인식론은

그 존재를 우리가 어떻게 아는지에 대한 생각입니다.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생각은 이런 겁니다.

사람은 감각기관인 눈, , , 입을 가지고 있어서

바깥 대상을 보고, 듣고, 느끼며

이것들에 대한 형상이나 속성을 지각에 반응합니다.

 

이런 반응을 통해

각각의 대상과 작용, 사건 등을 개념화하고

추상화된 개념을 통해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특별히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요.

뭘 이것보다 더 알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그런데 사람이 감각을 통해 외부 세상을 지각한다는 말은 맞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을 던진 철학자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거의 모든 철학자들은 이 문제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왜일까요?

 

사실 내가 뭘 보고 안다는 것은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뭐라고요?

 

예를 들어

지금 내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있다라고 합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딱 한 가지 질문을 해볼게요.

혹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뭐라고 대답할까요?

당연히 꿈이 아니라고 하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꿈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입증할 겁니까?

꿈이 아닌 것을 입증할 방법이 있을까요?

 

이 상황이 분명 꿈이 아니라고 입증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우리는 생시와 꿈을 구분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잠에서 깬 상태에서

진짜 같은 꿈속이

꿈이었음을 사후에 알게 된 것일 뿐입니다.

 

지금 이 인식 현상이

꿈이냐 아니냐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당신이 무언가를 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할 방법이 오리무중이고

이토록 엄밀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이것이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감각, 지각, 생각 같은 인식론의 주제들이

치열한 철학적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