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학벌 콤플렉스 때문에 힘듭니다. (2023.07.15.)

Buddhastudy 2023. 10. 25. 20:11

 

 

저는 학벌 콤플렉스 때문에 사는 게 힘듭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고 노력도 했고

새로 대학원에도 입학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벌 콤플렉스가 극복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학벌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학벌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은 욕심이 많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내가 100미터 달리기 기록이 15초라고 합시다.

그런데 100미터를 10초에 달리는 올림픽 선수와 나를 비교하면

나는 느린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에 콤플렉스가 있다하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현재 자신의 학업 실력이 비슷한 나이 또래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떨어져

서울대학교를 합격하기 어렵다면 다른 대학교에 가도 됩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에 못 갔다고 학벌 콤플렉스를 느낀다면 그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잘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대학을 안 갔지만 이렇게 잘살고 있잖아요.

자신의 특징을 살려서 살면 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갈 수가 없는데 꼭 가겠다고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콤플렉스를 느끼게 되는 거예요.

콤플렉스라는 게 본래 있는 게 아닙니다.

욕심을 내기 때문에 콤플렉스가 생기는 겁니다

 

질문자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대학교를 나와야

본인의 콤플렉스가 극복될 것 같아요?

 

만약 아버지가 돈이 많다면 외국의 유명한 대학교에 돈을 많이 기부하면

그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요.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은 돈을 주면 들어갈 수 있는 기부입학제도가 있습니다.

그 대학교에 수억을 기부해서 졸업장을 딴다고 해서

과연 콤플렉스가 극복될까요?

 

한국에서도 어느 유명한 대학이 기부입학제를 시행하겠다고 해서

비판이 많잖아요.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가 아니면 기부입학제를 허용해도 됩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 사회는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요소가 강합니다.

그래서 기부입학제를 받아들이면

너도나도 학벌을 돈 주고 사서 행세할 것이 우려가 되기 때문에

반대가 많은 겁니다.

 

그러니 외국에 가서 기부입학을 하면 돼요.

그러면 좋은 학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콤플렉스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간판을 잘 달아서 취직을 했는데 막상 일을 시켜보니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번에는 일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기겠죠.

 

그런 방식은 다 욕심의 소산이에요.

마음이 허전하고 속이 비어 있을수록 자꾸 외모로 문제를 풀려고 하거나

보석을 장식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거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거나

학벌로 문제를 풀려고 합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

이런 현상이 생깁니다.

자꾸 좋은 옷을 입으려고 하는 것도

옷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커버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보석을 치장하고, 돈이 많은 것을 자랑하고,

지위가 높다고 자랑하고,

내 친구가 장관이라는 얘기를 자꾸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외부적인 요소로 자신의 부족함을 덮으려고 애를 쓰는 겁니다.

 

그런데 수행을 해서 지금 이대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

그런 외부적인 치장에 마음을 덜 뺏기게 되고,

자신의 삶에 더욱 충실하게 될 수가 있습니다.

 

콤플렉스는 욕심으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학벌을 돈 주고 사고, 박사 학위를 따도 해결이 안 됩니다.

그 조건에서 또다시 더 좋은 조건을 가진 남과 비교하면 콤플렉스가 또 생깁니다.

 

심리검사를 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콤플렉스가 제일 심한 그룹이 서울대학생이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서울대생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늘 1등만 했습니다.

그런데 1등 한 사람들만 모아놓으면

거기서도 5, 10, 꼴찌 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처음부터 5, 10등을 한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평생 1등만 하다가 5, 10등을 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1등을 못 하게 되면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심리검사를 해보면

일반 대학생보다 서울대학생에게 정신질환이 더 많다고 합니다.

특히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딴 사람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딴 사람에 대해서 콤플렉스를 많이 가진다고 해요.

 

이런 문제는 비교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지 않는 이상 영원히 해결이 안 됩니다.

아무리 허전함을 채워도 일시적일 뿐입니다.

 

그러니 내 능력 밖의 일을 하겠다는 지나친 욕심을 내려놓으면

지금 이대로도 좋다하는 관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질문자는 아직 젊으니까 좀 더 자유롭게 사고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게 좋겠습니다.

 

성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게 되면 계속 성형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아주 못생긴 사람이 성형을 많이 할까요?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성형을 많이 할까요?

 

보통은 못생겼다는 사람이 성형을 많이 할 것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은 사람이

오히려 성형을 많이 하게 됩니다.

본인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어떤 배우와 비교해 보니까 본인이 더 못한 거예요.

그래서 코만 조금 높이면 더 예뻐지겠다 싶어서 코를 높입니다.

코를 높이고 나면 그에 맞게 턱을 약간 깎아야 하고,

턱을 깎고 나면 눈이 약간 더 동그랗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또 생깁니다.

 

이렇게 해서 성형중독에 빠지는 겁니다.

성형은 원래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니에요.

화상을 입거나 심하게 외상을 입은 사람이

흉터를 제거하고 원래의 모습을 보존하려고 나온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성형술이 미용술이 됐죠.

 

이런 현상은 모두 욕심에서 빚어지는 일입니다.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정신적인 치료가 좀 필요해 보여요.

행복학교에 다니면서 관계편도 듣고, 심화과정도 공부해서

내가 지금 모습 그대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나는 천하의 누구하고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존재이다

 

이런 사실을 자각하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