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2023.07.15.)

Buddhastudy 2023. 10. 25. 20:14

 

 

지난번 경주에서 열린 통일의병대회 때 스님께서

지금 시국에서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서 행동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때를 기다리면서 통일의병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은

점쟁이처럼 특정한 날짜를 기다리라는 뜻이 아니에요.

요즘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유동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북미 간에 어떤 식으로든 타결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2018년에는 통일의병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해서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 백악관에 전달했던 겁니다.

 

그때처럼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할 때는

현재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긴박하지 않다면 일상적인 운동을 해나가면 됩니다.

 

현재 통일의병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400여 개의 단체와 공동으로

정전 70주년을 맞이하여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자는 내용을 유엔에 제출하기 위해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곧 통일의병이 진행하고 있는 일상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의병이라면 이 운동에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질문자한테 굳이 추천을 한다면,

이미 통일의병에서 하고 있는 서명운동을

가장 앞장서서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초부터 평화재단에서는

종교인 원로 분들과 모여서 정전 70주년을 맞아서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논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우려되는 북한의 핵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동결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것이 남한의 요구라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폐하라는 것입니다.

, 대북 제재를 멈추라는 것이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가 원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사안을 서로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 확산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가장 큰 위험입니다.

북한의 핵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에도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다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선 북한의 핵을 동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핵은 체제 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핵을 폐기하라는 요구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현실성이 없는 핵 폐기를 요구하기보다는

우선 핵 확산을 막기 위해 동결 조치를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핵 폐기는 나중에 이야기해도 되니까

일단 추가적인 핵 개발은 멈추라는 것이죠.

 

북한이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북미 관계 정상화입니다.

북한을 없애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유엔에 가입된 나라로서 상호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는 빅딜이 있어야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게 어렵다면 북일 간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북미 관계 정상화로 나아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1992년에 남한은 이미 러시아, 중국과 관계 정상화를 했지만

일본과 미국은 아직까지도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를 한다면,

북한의 핵무기를 동결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미국, 일본, 북한, 한국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자 역할을 하면 가장 좋은데

현재 남한 정부는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강경노선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길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남한과 북한은 각각 강경노선으로 치닫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대화 노선을 고려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은 다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각 나라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우려하는지를

우선 잘 파악해야 합니다.

 

물론 성명서 한 장을 낸다고 해서

그런 입장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경로를 통해서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정전 70주년을 맞이해

전쟁 반대와 평화 선언을 요구하고

서명을 받아서 유엔에 제출하고

백악관에 호소하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해나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