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 990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역사는 짓궂다. 또 모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의 수필 < 인연 > 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그는 열일곱 시절 도쿄에서 만난 아사코를, 평생 기억했습니다. 앳된 소학교 1학년..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방탄소년단 vs 방탄의원단'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866년에 병인양요를 겪은 흥선대원군은 서양 총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그는 총을 막을 수 있는 갑옷의 개발을 명했고 삼베 면을 12겹 이상 겹치면 총탄에 뚫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도 남..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심기관리, 그리고 심성관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사실 그 모든 일들은 윗분의 심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시작된 일들이었습니다. 무엄하게도 땅콩을 봉지 째 내놓았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화를 돋우는 광고안을 짜왔다거나. 게임에 방해되는 기내 안내 방송을 계속 했다거나 하는 무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월 15일… 날은 참 공교로웠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 자료를 찾아보니, 그 말이 자주 쓰이기 시작한 때는 해방 직후부터였습니다. 방법 또한 매우 구체적이었지요. "석 자 물러서서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아니한다" - 동아일보 1957년 5월 10일 "석 자 물러서서…"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그의 집에 벼락이 친 까닭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소리가 없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었습니다. 38년 만에 소개된 미공개 영상. 흑백의 화면만이 남아있을 뿐. 음향이 담겨있지 않은 그 영상 속에는 모진 그날을 견뎌낸 5월, 광주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친 이웃을 위해 헌혈을 하고 주먹밥을 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되어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소년에게는 형이 있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형의 이름은 빈센트. 그 형과 같은 이름이 붙여졌던 소년은 늘 자신이 죽은 형 대신 살아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는 형의 무덤가에 핀 해바라기 꽃을 보면서 죽음을 딛고 일어선 생명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왜 웃느냐…왜 웃는 연습을 하느냐…'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면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마음을 숨기고자. 얼굴을 덮곤 하는 '웃음 가면'. 상사의 험상궂은 말을 받아낼 때. 거래처 사장의 어설픈 성희롱을 견뎌내야만 할 때. 도무지 앞날에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고독한 미식가는 고독하지 않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아저씨가 혼자 밥 먹는 게 전부인데 그걸 누가 보겠나" - 마쓰시게 유타카 / 배우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고된 일과를 마친 남성이 혼자 식당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의 이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적에게 폐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는 적에게 폐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이다!" 지난주,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선이 쏠려있는 사이에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조금 색다른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더 아름다운 적폐 페스티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몇몇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화이트 캐슬 CEO가 삼성 총수에게, 그리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회장님은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햄버거 주문을 받을 때는 실수를 거듭했고 서투른 포장 탓에 연거푸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러 명의 매니저들이 제각기 다른 지시를 하는 통에 우왕좌왕 허둥지둥…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햄버거 체인 '화..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뽁뽁이를 쥐고…' 노동하는 사람들의 현실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의 오리아나 아라곤 박사는 3년 전에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진행했습니다. 100명 넘는 참가자들에게 일명 뽁뽁이라 불리우는 버블랩을 쥐어 주고 각종 동물 사진을 차례로 보여준 겁니다. 사람들은 어느 장면에서 이 버블랩..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개나리 소굴, 진달래 소굴, 그리고 천막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60년대 초·중반…서울의 남산… 저희들 같은 꼬맹이들은 학교가 파하면, 혹은 쉬는 날이면 마치 뒷산 오르듯이 남산을 섭렵하고 다녔습니다. 봄이면 개나리와 진달래가 무리지어 피어나서 우리들은 그런 골짜기마다 개나리 소굴, 혹은 진달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이 맛을 못 본 이요! 상상이 어떻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 백석 < 국수 > 평안북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말로 하는 전쟁은 끝났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말로 하는 전쟁은 끝났습니다. 언제 다시 시작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멈췄습니다. 하긴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길 수차례… 그러니까 지금 조용하다 해도 언젠가 또다시 이 말로 하는 전쟁이 시작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역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여객기 조종은 자동차 운전보다 쉽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김 여사의 주차신공' 운전 실력이 미숙하거나 예의 없는 운전자가 보이면 무조건 중년여성이라 단정했던 유행어가 한 때 있었죠. 통계만 찾아봐도 주장은 맞지 않았습니다. 주변 운전자의 짜증을 유발하고 심지어 사고까지 일으키는 운전자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널문리…문이 다리가 되는 곳'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왜구가 조선 땅을 침범했던 1592년 4월. 선조 임금은 서둘러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파주를 거쳐서 의주로 향하던 길. 임금은 출렁이는 임진강 앞에서 멈춰서야만 했습니다. 어가를 가로막은 건널 수 없는 강… 그러나 그곳에서는 문이 다리가 되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누가 그들을 비겁하다 할 수 있을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정작 의아했던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광고회사는 논란이 시작됐을 때 입을 다물었습니다. 일견…그들은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듯 보였지요. 사실 의아할 것도 없습니다. 광고주에게 광고회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붉은 물을 빼고 푸른 물을 들인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초록빛 나무를 심는 일은 곧 미래를 심는 일일 것입니다. 한국전쟁 이후에 벌거숭이가 되었던 나라. 그래서 장기집권을 했던 대통령은 나무를 심었습니다. "산이 푸르게 변할 때까지는 유럽에 안 가겠다." 정돈된 서독의 푸른 산을 한없이 부러워..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지옥은 인간이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사악한 영혼은 어디로 가고 그들은 어디에서 처벌을 받습니까?" 무신론자인 이탈리아의 한 언론인이 물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답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들은 처벌받지 않는다. 참회하지 않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고 사라진다" 종..

[설민석 KBS TV 역사특강] 2018 제주 4.3사건 70주년, 우리가 몰랐던 제주 이야기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아아 아아아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잠들지 않는 남도, 안치환 사랑하는..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7회 임진왜란, 피로 쓴 교훈(1)

자, 오늘은 임진왜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임진왜란을 우리가 다루게 되었느냐? 작년 2014년에는 KBS대하드라마의 정도전이 국민들의 아주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데요, 올해는 류성룡의 징비록이 드디어 국민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류성룡은 임진왜란을 진두지휘..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6회. 화폐 속 역사 이야기

여러분들이 가장 만지고 싶어 하는 종이가 무엇입니까? 바로 돈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됩니다. 자, 뜸금 없이 갑자기 돈 이야기를 하느냐 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 화폐를 보면요, 그 민족과 그 나라의 역사가 보인다라는 것입니다. 그 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것을 알 수 가 있..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5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한글

자, 한글 같이 살펴봅시다. 이 한글이라는 말은 세종대왕님이 처음 쓰신 게 아니구요, 우리나라 1910년에 우리나라 국어의 아버지 아닙니까? 주시경(1876~1914 국어학자, 국어 연구와 운동을 통해 일본 식민지배에 저항함) 선생님께서 한글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쓰시게 됩니다. ‘큰 글자다’..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4회 일본을 말하다 2편

자, 이번 시간에는 우리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될 일본 관련 내용들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금기시 되는 내용인데, 무관심과 무죄 때문에 우리가 입에 담거나 행동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일 없게 하기 위해서 몇 가지 상식, 일반상식이 아니라 일본상식을 몇 가지 알려드..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3회 잃어서는 안 되는 땅, 독도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독도, 누구 땅입니까? 아, 그렇죠. 당연히 우리의 땅입니다. 거기에 토를 달거나 아니면 의심을 품는 사람은 이 대한민국에 단 한명도 없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들어갈게요. 독도가 왜 우리 땅이냐? 첫 번째는 바로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2회 잃어버린 땅, 간도

빼앗겨서는 안 될 땅이죠. 지켜야 될 땅이죠. 그것이 독도라면, 이미 빼앗겨버린 우리가 지키지 못한 땅이 있습니다. 바로 간도가 되겠습니다. 자, 보통 제가 간도를 여러분들께 여쭈어보면 “무슨 섬입니까?” 또 한자로 봐도 (사이 간, 섬 도) 딱 섬으로 알기 좋은데, 이곳은 섬이 아닙니..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1회 일본을 말하다 1편

올해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 이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최근 한국과 일본 간에 역사적 외교적 갈등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차갑습니다. 아주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이거 뭐 한일 국교 정상화가 무색하리만치 관계가 악화일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