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 967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30 (목) 'The show (magic) must go on'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이야말로 이른바 매직의 원조였습니다. 월드컵 4강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고,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우리의 나날들은 모두 매직과도 같았지요.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매직이라는 것..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9(수) '과거 왜곡의 광정 (匡正)'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과거 왜곡의 광정’ 대외비라는 빨간 표시가 선명히 박혀있는 이 보고서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7월에 작성됐습니다. ‘광정’은 무슨 뜻인가... 나름 한자어에 익숙한 세대지만 그 단어는 사전을 뒤져본 이후에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7(월) "오늘은 전두환 씨가 잊었을지도 모를 그의 대통령 당선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해양작가 천금성 (1941-2016) 그는 고된 뱃일을 견뎌내며 소설을 썼습니다. 달빛 출렁이는 선창 아래서 적어 내겨간 글은 거친 바다를 견디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을 때도 그는 배에서 소식을 들었다합니다. “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2(수) '잊혀진 이름…월트, 브렌던, 더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월트, 브렌던, 더그 이제는 기억 속에서 아스라하거나 아예 사라져버렸지만 모두 태풍의 이름이었습니다. 이들은 사실 매우 특별한 태풍들이었지요. 1994년 그러니까 올여름 폭염의 기록을 얘기하면서 빠짐없이 기준 노릇을 했던 그 1994년에 우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1(화) '가장 느린 투수…그의 일점집중'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 선수는 속도로만 보자면 투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더 빠르고 더 강한 공 투수에게 있어서 그것은 피할 수 없는 명제지만 그는 거기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강속구의 기준을 대개 시속 150km쯤으로 삼는다면 왼손 투수의 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0(월) '닉슨은 틀렸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98년 클린턴 미 대통령은 득의양양해 있었습니다. 무려 29년 만에 이뤄낸 미 정부의 재정 흑자를 발표하던 클린턴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죠. 사람들은 그보다 6년 전인 1992년 미대선 당시에 있었던 리처드 닉슨의 예언을 생각해냈습니다. “부시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6(목) '만년필이 없으니 글 쓸 기분 안 나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만년필이 없으니 글 쓸 기분 안 나네” 스님은 유독 만년필을 좋아했습니다. 어찌 보면 집착한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생각만으로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드는 필기구와 종이의 형태와 질, 기분이 하나가 될 때 글이 된다”고 했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5(수) '한국의 의병이란 파리 떼와 같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19년 4월 30일.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소요일람지도 3.1 운동이 발생한 지역과 일제가 그들을 향해서 발포한 지역이 붉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붉은 점은 서울과 평양은 물론 제주도까지 전국에 무려 170여 장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4(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그의 자화상'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서양 최초의 여성 직업 화가였던 그가 활동한 시대는 17세기 이탈리아. 그 시절 유럽에서의 예술은 남성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조차 금기시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젠틸레스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8(수) '무르티 빙의 알약'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그의 앞에 주어진 두 개의 알약. 파란 약을 먹으면 모든 것을 잊은 채 다시 진실이 가려진 세상 속으로 돌아가게 되고 빨간 약을 먹으면 진정한 현실이 눈앞에 보인다는데 그가 어떤 약을 선택 했는가와는 별개로 알약 한 알만..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7(화) '출장이라 쓰고 외유라 읽는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출장이라 쓰고 외유라 읽는다. 오늘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농담 아닌 진담, 그러나 씁쓸한 진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장은 출장인데 놀러가는 출장이라면 사실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지요. 그 로망과도 같은, 놀러 가는 출장을 지금부터 소..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6(월) '매미의 시간은 길지 않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안도현 <사랑> 아닌 게 아니라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장 신이 난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매미들입니다. 여름이 가장 즐거울 모기조차 무더위에 맥을 못 추고 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목) '100원…오멜라스의 행복을 위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슐러 르 귄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 판타지 소설의 거장 어슐러 르 귄의 소설 속의 도시 이름은 오멜라스 그곳은 지상낙원이었습니다. 도시는 아름답고 풍요로웠으며 시민들은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도시에는 불편한 진실이 감춰져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수) '사소한 자들의 역사…작습니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것은 매우 사소한 공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02년 한 기계설비회사에서 일하던 25살의 신입직원은 거래처인 출판사의 고민을 듣게 됐죠. 한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 탓에 종이에 변형이 생겨서 도저히 인쇄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 청년은 고민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31(화) '육조지…judge'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비속어 같아 보이지만 표준어인 말이 있습니다. 조지다 1. 망치거나 그르치다. 2. 허술하지 못하게 단단히 단속하다. 3. 호되게 때리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요. 그러나 담긴 의미가 그리 곱지 않아서인지 비속어로 착각할 만큼 부정의 느낌을 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30(월)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걸림돌, 그가 여기 있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다가 이것 때문에 발을 헛디디길 바랍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기억해보길 바랍니다.” -귄터 뎀니히/ 독일 예술가 독일의 예술가 귄터 뎀니히는 멀쩡한 보도블록을 깨고 그 자리에 동판을 박아 넣었습니다. 슈돌퍼슈타인(S..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26(목) '솔베이지의 노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2002년, 한국의 정치사에 기록될 만한 해이지요. 노무현 후보는 극적인 역전 끝에 대선후보가 됐고, 후보 단일화 과정의 부침을 거치면서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2002년 그 한해는 그야말로 정치적으로는 드라마틱하기 이를 데가 없는 시간들로 기록..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25(수) '경비실에 에어컨 달지 말아주십시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경비실에 에어컨을 달지 말아주십시오” 부산의 한 아파트 경비원들은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40도 가까운 타는 듯한 폭염을 고려해서, 시공업체가 나서서 에어컨을 놓아주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고개를 가로저었습..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24(화) '비통한 자들의 민주주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미련해 보였습니다. 작은 충격에도 그만 깨져버리고 마는 계란. 반면 단단한 망치질에도 끄떡없는 바위는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적수였지요. 그러나 세상의 어딘 가에서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9(목) '미륵사의 동탑 그리고 서탑'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작업은 한없이 더디기만 했습니다. 연구자들은 탑의 몸통을 덮고 있던 100톤 넘는 콘크리트를 3년에 걸쳐서 일일이 떼어냈고 옛날 부자재들을 활용하여 유려했던 과거의 윤곽을 되살려 냈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이 지나서야 작업은 겨..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8(수) '거리의 불량음료. 함부로 먹이지 마십시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많은 이들이 끙끙대는 모습을 생각하니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 정조실록(정조 18년 6월 28일) 백성을 유난히 아꼈다는 애민군주 정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7(화) '포레스트 달려! (Run! Forrest Run!)'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달려 포레스트” 1994년에 개봉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발달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일궈 나가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의 시선을 통해서 미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등장시키는데, 예를 들면 이렇습니..

설민석의 십장생한국사 - 12회(마지막회) 자랑스런 문화유산

여러분들은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나들이를 가실 때 주로 어디를 가십니까? 강남을 가실 수도 있고, 아니면 삼청동, 이태원, 아니면 잠실. 많은 곳들이 나들이 장소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자, 오늘은 한국사 전문가 설민석과 함께 역사 데이트를 떠나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나라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원미동…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쌀과 연탄만을 취급하던 김포슈퍼는 점포를 확장하면서 다른 물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른 물품이라는 것들은 공교롭게도 근처에 있던 형제슈퍼가 주로 팔던 것이었죠. 화가 난 형제슈퍼는 그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쌀과 연탄을 맞불 놓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