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
“운동화 주인 없어요?”
“백골단에 쫓기다 잃어버린 것 같은데
이 운동화 주인 없습니까?”
그 시각 운동화 주인은
응급실로 실려가고 있었다.
“뒤통수가 아파요.
온 몸이 마비되는 것 같아...”
운동화를 잃은 지 1일째
“어제 시위 부상으로 연대생 중태
의사 ‘머리에 이물질’ 최루탄 맞은 듯”
-1987년 6월 10일 동아일보
배우 박철민 (중학교 동창)
“모범생이고 순했던 친구였는데
어쩌다 그런 일을 겪었을까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날부터 매일 거리로 뛰어나갔습니다.”
1987년 4월 13일
대통령 선거 간선제, 호헌 조치
1987년 6월 10일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
그러자
“호헌철폐! 독재타도!”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온 국민의 이름으로
대통령 후보 지명이 무효임을 선언한다!”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경찰의 최루탄과 곤봉에도 물러서지 않은 이유
“학생이 물고문으로 목숨을 잃고(-1987년 1월 서울대 박종철 군 물고문 치사 사건)
최루탄에 쓰러졌습니다.
학생들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산의 어느 시민
운동화를 잃은 지 3일째
“‘한열이를 살려내라!’
학생들 왼쪽 가슴에 스티커를 붙여”
경향, 중앙일보 1987년 6월 11일
명동 성당으로 피신한 학생들에게
경찰이 최루탄을 난사하자
“이 땅에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성당까지 왔는데
어떻게 그들을 내쫓겠는가
학생들을 잡아가려면 나를 밟고 지나가라!”
-김수환 추기경
성당 담장 너머로
의약품, 속옷, 양말을 보낸
-남대문 시장의 상인들과
-시위대를 응원하는 편지와 성금을 보낸 넥타이 부대
그리고
“꼭 보고 싶은 언니, 오빠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웃으며 보고 싶습니다.”
-담장 너머로 도시락과 쪽지를 전한 계성여고 학생들
운동화를 잃은 지 18일째
“이 군, 계속 위독한 상태”
1987년 6월 26일 동아일보
눈을 뜰 수 없고 구토증을 유발하는
최루탄 속에서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6월 26일
전국 37개 시, 군, 읍 130만 시민들의 행진
‘국민평화행진’
3일 후, 정부의 발표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이겠습니다.
6.29선언
그러나 7월 5일
일요일 새벽에 전해진 비보
“사투를 벌인 지 27일 만에
이 군 끝내 숨져...”
다음 학기 수강 신청서를 쓰지 못하고
어머니가 짜준 조끼를
다시 입지 못한 그가 남긴
마지막 말
“내일 시청에 가야 하는데...”
영정 사진 모습으로
31일 만에 도착한 그곳
100만 명의 시민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李韓烈(이한열)
민주주의를 꿈꾼 아름다운 청년
(1966년 8월 29일 ~ 1987년 7월 5일)
시위 도중 벗겨진
그의 왼쪽 운동화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쓰레기장 버려졌고
병원으로 옮겨질 때 벗겨진
오른쪽 운동화는
유물번호 ‘A007140007'로 남아있다.
“그대가 있었기에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 수 있었습니다.”
-2019년 어느 네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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