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결혼하고 나서 살이 많이 쪘습니다.
처음에는 80kg 초반이었지만, 90kg이 되었다가
이제는 0.1톤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자기 옷을 직접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옷을 사다 주면,
그럴 때마다 옷이 작다며 화를 냅니다.
남편은 자신이 비만이라는 것을 잘 모릅니다.
몇 년 전에 장례식장에 갔다가 시댁의 한 친척분이
남편을 몰라본 일도 있었습니다.
남편의 어릴 때 모습만 기억하는 좀 먼 친척이었는데,
‘얘가 그 아이냐? 네가 잘 먹여서 그러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와 비슷한 얘기도 자주 듣습니다.//
그럴 때는 ‘예, 팔려고 그럽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됩니다.
소를 팔려면 무거워야 하잖아요.
...
첫째, 건강을 생각해서 계속 얘기해 주는 게 좋습니다.
남편이 말을 듣지 않으면 질문자가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여보, 헬스장에 다녀도 변화가 없으니
돈이 좀 아까운 것 같네. 그만 다닐래?”
이렇게 한번 물어보셨어요?
그러면 헬스장 가는 건 그만두게 하세요.
헬스장에 다니지 않고 한 1년 지내보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몸무게를 줄이려고 다니는 게 아니라
불어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다니는 것도 방법이에요.
우리는 보통 병을 치료할 때
자꾸 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료에는 원래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는 치료도 있지만
어느 정도만 회복하게 하는 치료도 있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치료도 있습니다.
나빠지더라도 그 속도를 늦추는 치료도 있습니다.
치료를 받을 때
우리는 완전히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치료가 별로 효과가 없다 싶으면
‘치료 받아도 소용없네’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건강을 완전히 되찾는 치료,
어느 정도만 회복되는 치료,
심해지는 것을 멈추는 치료,
악화되는 속도를 늦추는 치료,
이 네 가지 모두를 치료로 보셔야 합니다.
남편 문제도 이렇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남편의 몸무게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헬스장에 3년을 보내도 효과가 없다’ 하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그 정도라도 다녔기 때문에 몸무게가 느는 속도가 느려졌는지 모릅니다.
물론 아무 효과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남편이 당분간 헬스장에 가지 않으면서
몸무게 변화를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누구도 내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가 가족이어도 그렇고,
부모가 자식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선생님도 학생에게 강요할 수 없습니다.
요즘에는 이걸 학대나 폭력으로 봅니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사회가 인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강요하면 학교 폭력이 됩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강요하면 가정폭력이 됩니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남편이 자기 부인을 때리거나
자기 자식을 때리는 것을 당연하게 보았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것도 당연하게 보았습니다.
지금은 모두 폭력에 해당합니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는 관점에서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가족 중에 정신질환자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더라도
본인이 거부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강제로 입원시키려면
다른 사람을 해쳤다거나,
누가 보더라도 이상한 행동을 했을 때, 가능합니다.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거나 화를 좀 많이 낸다고
강제로 입원시킬 수 없습니다.
어떤 이성이 마음에 들어서 사귀자고 한두 번 말했는데
상대는 내키지 않습니다.
이럴 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면서
계속 따라다니면 스토킹이 됩니다.
예전에는 사랑이 참 간절하다는 시선으로도 봤지만,
이제는 법적으로 접근 금지 명령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의 가치관이 이렇게 변했어요.
그래서 부부끼리도
상대에게 자기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잔소리를 하시면 안 됩니다.
질문자가 아무리 얘기해도
남편 스스로 건강을 챙기지 못해서 일찍 죽는 것은
질문자에게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질문자가 남편을 죽인 게 아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저는 당신께 알려드렸어요,
선택은 당신이 하세요.
당신이 일찍 가시면
저는 한 번 더 결혼할 수 있으니 좋습니다’
이런 마음을 내며 스스로 위로하셔야 합니다.
자신을 괴롭힐 필요가 없잖아요?
질문자가 걱정해서 남편이 좋아진다면
계속 걱정을 해야겠지만,
그런다고 개선되지 않잖아요.
걱정하면 질문자만 손해입니다.
손해 나는 짓을 하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질문자가 마음을 바꾸셔야 합니다.
‘당신이 그렇게 죽고 싶으시면 제가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어요.
일찍 가시면 저는 결혼을 한 번 더 해볼 수도 있고,
혼자 살아도 되니 좋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사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 말을 안 듣네. 그럼 그냥 죽어라’ 이렇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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