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아들이 직장도 안 다니고 게임만 합니다, 어쩌죠? (2022.08.19.)

Buddhastudy 2023. 11. 8. 20:21

 

 

저는 아들, 딸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들의 나이가 34세인데 직장도 안 다니고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취직하려고 면접도 보러 다니는데

합격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하루 이틀 다니고 그만둡니다.

잔소리를 하게 되면 제가 아들과 싸우게 되고,

딸도 화가 많아서 아들딸끼리도 사이가 안 좋아요.

더 이상 제가 아들을 보기 힘드니까 아들한테 독립하라고 했어요.

아들의 성격은 나태하고 게으릅니다.

밖에 나가서 혼자 살면 독립심도 생길 것 같거든요.

제가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요?//

 

 

질문자가 낳아서 34년 동안이나 키운 아들에 대해서

질문자가 잘 알까요, 스님이 잘 알까요?

 

질문자가 낳아서 1년도 아니고 34년을 키웠잖아요.

스님은 지금 아들의 얼굴도 못 봤는데

저보고 아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물으면 어떻게 대답을 해요?

 

왜 화가 나요?

 

누가 그렇게 키웠나요?

질문자가 그렇게 키웠잖아요.

질문자가 낳아서 질문자가 키웠으니 누구를 닮았을까요?

 

질문자가 낳아서 질문자가 키웠는데 누구를 닮을 것 같아요?

 

아들한테 엄마가 더 가까이 있었어요, 아빠가 더 가까이 있었어요?

 

그럼 누구를 더 닮았을까요?

 

그러니 아들이 누구를 닮았을까요?

가까이 있는 질문자를 닮아요, 멀리 시골에 있는 아빠를 닮아요?

 

(저를 닮진 않았어요.)

 

아들이 보고 배운 사람이 엄마인데 도대체 누구를 닮아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웠고, 남편은 떨어져 있고

지금은 내가 주로 아들과 살고 있는데 누구를 닮겠어요?

 

(저를 닮았나 봐요. 자식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러니 매일 아침마다 108배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아들은 나를 닮아서 잘 살 거예요.’

 

질문자는 지금 잘 살고 있잖아요.

아들도 질문자를 닮았으니까 잘 살 거예요.

그렇게 기도하면 됩니다.

 

아들이 게임을 하든, 방구석에 처박혀 있든, 취직을 안 하든

그런 것은 더 이상 따지지 마세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웠으니 나를 닮았고

내가 잘 살았으니까 우리 아들도 나를 닮아서 잘 살 것이라고

자꾸 기도를 하셔야 합니다.

오히려 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을 하면

옆에서 이렇게 말해줘야 합니다.

 

아들아, 걱정하지 마라.

너는 내 아들이어서 엄마를 닮았으니까 잘 살 거다.’

 

그러나 아들을 도와주지는 마세요.

대신 아들이 걱정하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엄마를 닮았으니 너는 잘 살 거야

이렇게 항상 격려하고 아들을 믿어줘야 합니다.

 

아들이 집에 있든지 나가든지, 취직을 하든지 말든지

아들이 알아서 하도록 믿고 맡기세요.

 

...

 

질문자를 닮아서 그런 걸 어떡해요?

질문자의 왼손이 오른손을 닮았겠어요, 남의 손을 닮았겠어요?

 

한쪽 손이 못생겼다고 잘라버릴 거예요?

아들이 나가서 독립하면 좋지만

지금 아들이 나가라고 한다고 해서 나가겠어요?

 

스스로 나가면 좋죠.

 

아들이 밖에 나가면 제대로 못 사는 게 당연하죠.

 

아들이 나가서 제대로 못 살아도

내 눈에 안 보이는 게 좋겠다하면 내보내도 됩니다.

그런데 나가서 제대로 못 살면 질문자가 또 후회한다니까요.

 

'밖에 나가서 살다가 죽어도 그건 뭐 아들의 인생이고

나는 스무 살까지 키워줬으니 내가 할 일을 다 했다.'

 

이렇게 확고부동한 마음을 갖는다면 아들을 내보내도 됩니다.

그러나 질문자의 성격상

아들이 나가서 무슨 사고가 나든지 아프다든지 하면

그냥 집에 놔둘 걸. 내가 내보내서 이렇게 됐구나

이렇게 후회하게 생겼어요.

 

남편한테 원망을 좀 들으면 어때요.

남편이 원망하든 말든 내가 스무 살까지 키워서 내가 할 일을 다 했는데,

왜 내가 문제예요?

누구한테든 법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떳떳하게 말해도 됩니다.

남편이 원망하면

당신이 좋으면 당신이 데려가지, 왜 나한테 놔둡니까?’

이렇게 말하면 되죠.

 

...

 

아들이 나간다 하면 나가게 놔두고, 아들이 안 나가도 그냥 놔둔다,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질문자가 편합니다.

내보내려 하는데 아들이 안 나가면 안 나가서 문제가 되고

나갔다가 사고라도 나면 질문자가 내보냈다는 책임을 져야 해요.

 

그런데 자기가 알아서 나가면 내 책임이 아니잖아요.

자기가 나가서 사고가 난다면 내가 책임질 게 없잖아요.

아들이 나간다는데 질문자가 못 나가게 하든지,

안 나갔겠다고 하는데 내보내면

질문자가 그 책임을 져야 돼요.

 

왜 질문자가 책임을 자꾸 지려고 해요?

내 인생도 살기 힘든데요.

34살이나 된 아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책임을 지지 말라는 겁니다.

책임지지 말고 그냥 기도만 해 주세요.

 

아들이 나간다고 해도

그래, 너는 나를 닮아서 잘 살 거다하고 말해주고

그냥 집에 있는다고 해도

그래, 너는 나를 닮아서 잘 살 거다

이렇게 말해주면 됩니다.

 

집에 있는다고 해도 아들에게 무언가를 따로 해주지 마세요.

내가 밥을 먹는데 끼어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은 괜찮아요.

내가 밥을 먹는 시간에

밥숟가락 하나 얹어서 같이 먹는 것을 갖고

아들딸한테 못 먹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특별히 아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는 말라는 겁니다.

방청소도 해주지 말고요.

아들이 빨래를 내놓으면 내가 세탁기를 돌릴 때 그냥 같이 넣어주기는 해도

아들의 빨래를 특별히 따로 해주지는 말라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아들이 집에 있든 없든

내 생활에는 구애를 안 받을 수 있습니다.

 

아들에게 간섭도 하지 말고, 잘해주려고 하지도 마세요.

아들이 나가든 안 나가든 내가 신경 안 쓰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렇게 못 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나 한번 해봐요.

대신에 본인이 못 하면 그건 본인의 문제이지

아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아셔야 합니다.

 

절에 가서

우리 아들 정신 차리게 해 주세요이렇게 기도하니까 해결이 안 되죠.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 아들은 나를 닮아서 잘 살 겁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만 기도하면 됩니다.

우리 아들은 누구를 닮았다고요?

 

대답은 잘해도 질문자는 아마 아들을 가만히 못 둘 거예요.

질문자도 대답은

해놓고도 행동은 못하듯이

아들도 그런 질문자를 닮은 겁니다.

 

그러니 아들이 말만 하고 행동을 안 하면

'아들이 나를 닮아서 저렇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해요.

질문자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본인도 오늘 스님한테

해놓고 아들한테 또 간섭을 하게 된다면,

곧바로 이렇게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 아들이 나를 안 닮은 줄 알았더니

나를 닮은 게 맞구나.

나도 그러네.'

 

그러니 우리 아들이 나를 닮았다고 자꾸 되새겨야 합니다.

아들이 어디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닮을 수가 없어요.

다른 사람을 닮았다면 남의 아들이란 얘기가 되니까요.

 

...

 

화나는 딸을 고치고 싶은 겁니까,

화나는 딸을 보고 내가 편했으면 좋겠다는 겁니까?

 

딸도 질문자를 닮아서 그런 거예요.

딸이 화를 불같이 내거든

미안하다. 나를 닮아서 그렇구나자꾸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들이 무슨 행동을 하든, 딸이 무슨 행동을 하든

모두 나를 닮아서 그런 겁니다.

 

딸이 화를 벌컥 내는 게 나를 닮아서 그렇더라도

나를 닮았으면 앞으로 잘 살까요, 못 살까요?

잘 살 겁니다.

 

질문자가 스스로 인생을 잘 못 살았다고 생각하면

아이들도 못 살 거예요.

그게 아니라 그래도 나는 잘 살고 있다이렇게 생각한다면

아들딸은 더 이상 신경 쓰지 마세요.

나를 닮아서 다 잘 살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됩니다.

 

부처님이나 하나님은 안 믿어도 좋은데

아들딸은 믿어야 합니다.

아들딸이 훌륭해서 믿는 게 아니라 누구를 닮아서 믿는다고요?

 

그래요. 그게 바로 자기를 믿는 거예요.

나를 닮았으니까 우리 아들딸도 잘 살 겁니다.

맨날 절에 가서 빌지만 말고 조금 더 정진을 해 보세요.

 

행복학교에 신청해서 행복학교 공부를 해 보든지

불교대학에 신청해서 불교대학 공부를 해 보든지

아니면 천일결사 기도에 신청해서 매일 아침마다 기도를 해보든지

아니면 혼자서 매일 108배 절을 해보세요.

 

'딸이 나를 닮아서 화를 버럭버럭 내고

아들이 나를 닮아서 게으르기도 하지만

나를 닮았기 때문에 모두 다 잘 살 겁니다.'

이렇게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시겠죠?”

 

아들딸이 어떤 행동을 해도 나를 닮았다고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들딸의 행동을 내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내가 잘살고 있다면

아들딸도 나를 닮아서 잘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아들딸의 잘못도 내 책임이고

아들딸의 좋은 점도 나의 힘이라는 뜻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시비하지 말고 내버려 두라는 겁니다.

걱정이 되더라도 나를 닮아서 잘 살 것이고

문제가 있는 것도 다 나를 닮아서 생긴 것이니까

내가 시비할 건 없다는 거예요.